규제 완화에 각종 지표 개선
전문가 “바닥론 시기상조”
11일 결정되는 기준금리 주목

위 사진은 기사와 아무런 관련이 없습니다.(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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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경제 이현주 기자] 정부의 부동산 규제 완화 이후 각종 지표가 개선되면서 주택시장이 바닥에 근접했다는 '바닥론'이 대두되고 있다. 하지만 추가 '하락론'도 여전히 제기되고 있는 만큼 신중을 기해야 한다는 게 중론이다.

10일 주택산업연구원(주산연)에 따르면 4월 전국 아파트 분양전망지수는 85.2로 지난달 73.6보다 11.6포인트 급등했다. 지난해 5월 이후 처음으로 80선을 넘겼다. 지난해 10월 37.1로 최저치를 기록한 뒤 꾸준히 오르고 있다. 

수도권과 지방광역시 모두 10포인트 이상 오르고 전망지수가 80선을 기록했다. 수도권은 86.3, 지방은 85.0으로 나타났다. 

특히 세종은 92.9로 전월 대비 28.2포인트 급등했다. 이밖에 △인천 23.9포인트(61.3→85.2) △대전 21.6포인트(68.4→90.0) △대구 18.9포인트(57.1→76.0) △경남 16.1포인트 (70.6→86.7) 등 전국 대부분 지역에서 전망지수가 10포인트 이상 올랐다. 

주산연은 “정부의 규제완화 기조 아래 분양시장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분양권 전매제한기간이 대폭 단축된 영향으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매매 거래량도 늘었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아파트 매매 거래량은 이날 기준 2287건으로 집계된다. 지난 2월 2460건에 이어 두 달 연속 2000건을 넘어선 것이다.

특히 아직 3월 신고 기간이 남아있기 때문에 최종 거래량은 3000건에 육박할 것으로 예상된다. 서울 아파트 거래량이 가장 적었던 지난해 10월 559건과 비교하면 5배 이상 급증하는 셈이다.

감소 추세를 보이던 20·30세대의 아파트 매입도 다시 늘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의 매입자 연령대별 주택거래현황을 분석한 결과 지난 2월 20대 이하와 30대의 전국 아파트 매입 비중은 31.96%로 30%를 넘어섰다. 지난 2021년 1월(33.0%) 이후 2년1개월 만에 최대 수치다. 서울은 지난해 10월 26%까지 하락했던 2030 매입 비중이 지난 2월 34.7%로 상승했다.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떨어지고 있는데 다 정부가 올해 초 규제지역을 대거 해제하고, 특례보금자리론을 출시하며 대출 문턱을 낮춘 것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이처럼 시장 곳곳에서 회복 조짐이 감지되면서 주택 시장 바닥론이 대두되고 있다. 

다만 아직 본격적인 시장 회복을 논하기 아직 이르다는 의견이 많다. 

7주 연속 하락 폭이 줄어들었던 수도권 아파트값은 지난주 낙폭이 다시 커졌다. 한국부동산원의 4월 첫째 주(3일 기준) 수도권 아파트값은 0.25% 하락하면서 전주(-0.19%)보다 낙폭이 확대됐다. 전국 아파트값도 전주 -0.19에서 첫째 주 -0.22%로 낙폭이 커졌다.

또 7주 연속 회복되던 전국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도 하락세로 돌아섰다. 4월 첫째 주 전국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는 77.3으로 8주 만에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부동산 투자 수요를 가늠하는 지표 중 하나인 전국 아파트 외지인 매수 비중도 올해 2월 19.2%로 지난 2019년 3월(18.9%) 이후 3년 11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실수요자들 사이에선 현재 집값이 ‘바닥이 아니다’라는 의견이 ‘바닥이다’라는 의견보다 우세한 것으로 나타났다.

부동산 중개 플랫폼 ‘직방’이 애플리케이션(앱) 접속자 1931명을 대상으로 설문한 결과 응답자의 58.5%는 ‘집값 아직 바닥 아니다’라고 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41.5%는 바닥이라고 봤다. 과반수가 현재 집값이 바닥은 아니라고 본 것이다.

전문가들도 집값 바닥론이 고개를 들고 있지만 시장 분위기 전환까지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권대중 명지대학교 부동산학과 교수는 “급매물이 소화되어 거래량이 늘어난 것이고 경기와 지방은 미분양 물량이 쌓이고 있다”며 “집값 바닥론은 시기상조”라고 밝혔다.

공정주택포럼 공동대표인 서진형 경인여대 교수는 “최근 거래량이 늘어난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초거래절벽 상황에서 조금 나아진 것 뿐이며 미국의 고금리 유지 등 대외적 글로벌 변수도 여전한 상황이라 바닥은 아직이다”고 말했다.

한편, 금리인상이 주택시장에 주는 영향이 큰 만큼 오는 11일 예정된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결정하는 기준금리에도 이목이 쏠리고 있다. 지난 2월에 이어 3.5%에서 동결될 가능성이 높게 점쳐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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