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건설사 올해 수주 목표액 낮춰...1분기 수주액도 ‘뚝’
선별수주 행보..노량진1, 한남5, 신정4구역 등 경쟁 후끈

위 사진은 기사와 관련이 없습니다.(사진-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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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경제 이현주 기자] 최근 주택경기가 악화하면서 건설사들이 도시정비사업 수주전에서 소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시공권 확보를 위해 여러 건설사가 달려들어 과열 경쟁을 벌였던 과거와는 달라진 모습이다. 다만 수익성이 보장된 서울 주요 도시정비사업지에서는 물밑경쟁이 여전히 치열하게 펼쳐지고 있다.

11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주택경기 침체가 이어지면서 주요 대형 건설사들은 올해 국내 신규수주 목표를 지난해보다 낮춰 잡았다.

우선 현대건설은 지난해 국내에서 28조2875억원의 수주실적을 거뒀으나 올해는 이보다 10조원가량 낮은 수준인 18조6200억원을 수주 목표로 설정했다.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올해 국내 신규수주 목표치 7조9000억원으로 잡았다. 이는 전년 실적액 11조5000억원 대비 31.3% 낮춘 금액이다.

GS건설도 전년 실적보다 31%보다 낮은 9조5000억원을 올해 국내 신규수주 목표로 내세웠다. 대우건설 역시 지난해 실적보다 15% 낮춘 10조5000억원을 올해 신규수주 목표치로 설정했다.

이처럼 건설사들이 국내 신규수주 목표치를 낮게 잡은 이유는 시장 하락세가 짙어지면서 올해도 사업성 악화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실제로 한국건설산업연구원에 따르면 지난달 건설기업 경기실사지수(CBSI)는 전월 대비 6.2포인트 하락한 72.2로 집계됐다. 

이 지수는 100을 기준으로 그 이하일수록 건설경기 상황을 비관적으로 바라보는 기업이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박철한 연구위원은 "주택과 토목 등 신규 수주 상황이 좋지 않은 것이 결정적 영향을 미쳤다"며 "자금 조달과 공사기성 지수 등은 전월보다 소폭 개선된 모습을 보였지만, 신규 공사 수주 상황이 좋지 않은 것이 전체 지수 회복을 저해한 것으로 분석된다"고 설명했다.

주택경기 악화는 주요 건설사들의 올해 1분기 도시정비사업 실적에서도 잘 나타난다. 

지난해 1분기 1조 6638억원의 도시정비사업 수주실적을 거둔 현대건설은 8094억원으로 반토막이 났다. 

삼성물산 건설부문도 지난해 1분기 도시정비사업 수주액이 8172억원이었으나 올해 1분기 3753억원으로 줄어들었다. GS건설 역시 지난해 1분기 1조8191억원의 수주고를 올렸으나 올해 1분기에는 41%가량 감소한 1조1156억원의 수주고를 올렸다.

건설사들은 입지와 수익성을 갖춘 곳을 위주로 선별수주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특히 서울의 주요 정비사업지에서는 물밑경쟁이 한창이다.

올해 치열한 수주전이 예상되는 서울 알짜 정비사업장은 동작구 노량진 1구역 재개발, 용산구 한남5구역 재개발, 여의도 시범 아파트 재건축, 양천구 신정4구역 재건축등이 있다.

노량진1구역 재개발은 면적이 13만2187㎡로, 노량진재정비촉진지구 내 8개 구역 중 규모가 가장 크다. 지난달 정비사업의 7부 능선으로 꼽히는 사업시행계획인가를 받았다. 이곳은 최고 33층, 총 2992가구 규모 대단지로 탈바꿈할 예정이다. 특히 일반분양 물량만 2400여 가구로 고수익을 기대할 수 있어 대형 건설사들이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가장 적극적인 곳은 GS건설과 삼성물산이다. 두 건설사는 노량진 1구역의 사업시행인가 획득을 축하하는 옥외광고나 현수막을 내걸었다.

한남5구역 재개발 역시 주목받고 있다. 한남5구역은 이달 말 건축심의 신청을 앞두고 있다. 이곳은 동빙고동 일대에 최고 23층, 총 2555가구 규모의 아파트 단지로 재탄생할 예정으로, 이르면 연내 시공사 선정에 돌입한다. 

한남동이라는 '노른자' 입지를 기반으로 한남뉴타운 내에서도 한강 조망권이 가장 넓게 확보되는 만큼 삼성물산, 현대건설, DL이앤씨, GS건설 등 대형 건설사들이 열띤 홍보전을 펼치며 공을 들이고 있다.

여의도 재건축 ‘1호' 아파트로 꼽히는 시범 아파트 재건축 사업에도 주요 대형 건설사들이 관심을 보이고 있다. 10대 건설사 중 △삼성물산 △현대건설 △DL이앤씨 △GS건설 △대우건설 △포스코건설 △롯데건설 △HDC현대산업개발 등 총 8개 업체가 물밑작업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신정4구역 재건축도 치열한 수주전이 예상된다. 이 사업은 신정동 1200번지 일대에 지하 5층~지상 23층, 총 1660가구 아파트 단지를 짓는 사업이다. 예상 공사비는 약 5921억원이다. 앞서 3일 열린 현장설명회에는 현대건설, DL이앤씨, 포스코이앤씨, GS건설, 대우건설, 호반건설 등이 참석하며 수주전을 앞두고 분위기 파악에 나섰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주택경기 악화로 건설사들이 올해 도시정사업 수주전에서 소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서울 주요 정비사업 대어를 중심으로는 일찌감치 물밑경쟁이 나타나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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