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19개 은행 39개 예금 상품 중 38개가 연 4% 미만
5대 시중은행 대표상품은 3.5%인 기준금리 이하에 그쳐
저축은행 1년만기 평균 정기예금도 연 3.82%에 불과

한 시중은행의 정기예금 금리표. (사진=연합뉴스)
한 시중은행의 정기예금 금리표. (사진=연합뉴스)

[일요경제 김사선 기자] 주요 시중은행은 물론 상대적으로 높은 금리를 제공하는 지방은행과 인터넷은행에서도 연 4% 정기예금이 사라졌다. 저축은행의 예금 상품 금리도 하락세를 보이면서 3%대에 그쳤다.

18일 은행연합회 소비자포털에 따르면 지난 17일 기준 전국 19개 은행이 금리를 공시한 1년 만기 정기예금 상품은 모두 39개로, 이중 38개 상품의 최고금리가 연 4% 미만이었다.

공시에 참여한 19개 은행에는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 물론, IBK기업은행과 산업은행과 같은 국책은행, BNK부산은행 등의 지방은행, 케이뱅크를 포함한 인터넷은행이 모두 포함됐다.

이들 은행의 대표상품 39개 중 가장 높은 금리를 제공하는 예금상품은 Sh수협은행의 '첫만남우대예금'으로, 연 2.95%의 기본금리에 최근 1년 이내 수협은행 예·적금 계좌 미보유, 첫거래 우대, 마케팅 동의 등의 조건을 모두 총족할 경우 연 4.0%의 최고금리를 적용한다.

다만 나머지 38개 정기예금은 모두 최고금리가 연 4.0% 미만으로 나타났다.

BNK부산은행의 '가을야구정기예금'은 기본금리 연 3.25%에 프로야구 롯데자이언츠의 플레이오프 진출이나 우승시 최고 연 3.95%의 금리를 적용받을 수 있다.

SC제일은행 'e-그린세이브예금'(연 3.90%), Sh수협 'Sh플러스알파예금(3차)'(연 3.90%), DGB대구은행 'DGB행복파트너예금'(연 3.86%), 광주은행 'KIA타이거즈우승기원예금'(연 3.85%), BNK경남은행 'BNK주거래우대정기예금'(연 3.80%) 등 그나마 금리가 높은 대부분의 상품은 점포 수가 적은 지방은행 상품이거나 까다로운 우대조건을 충족해야만 최고 금리가 가능하다.

5대 시중은행 중에서는 NH농협은행의 'NH고향사랑기부예금'이 최고 연 3.80%의 예금 금리를 제공하지만, 고향사랑기부금 납부 등의 조건이 있다.

별다른 조건 없이 누구나 최고 금리를 받을 수 있는 시중은행 대표상품인 '우리 WON플러스 예금'이나 '하나의 정기예금'의 1년 만기 금리는 연 3.50%, KB국민은행의 'KB STAR 정기예금'은 연 3.40%, 신한은행의 '쏠편한 정기예금'은 연 3.37%로 집계됐다.

이들은 모두 최고금리가 현재 기준금리(3.5%)와 같거나 오히려 이보다 더 낮은 셈이다. 이를 포함해 총 39개 정기예금 상품 중 절반가량인 19개 상품의 예금 금리(1년 만기)가 기준금리 이하로 나타났다.

최근 예금 금리는 기준금리 추이에 오히려 역행하는 모습이다. 기준금리가 연 3.0%였던 지난해 11월 초만 해도 5대 은행의 대표 정기예금 상품 금리는 1년 만기 기준 연 5%를 웃돌아 기준금리 대비 2%포인트(p)가량 높았다.

그러나 기준금리가 연 3.5%로 상승한 지난 1월 20일 5대 은행의 대표 정기예금 상품 금리는 연 3.67∼3.95%로 기준금리를 소폭 웃도는 데 그쳤고, 이후 기준금리는 변동이 없는 가운데 정기예금 금리만 하락세를 지속했다.

저축은행의 예금 상품 금리도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저축은행 중앙회 소비자 포털에 따르면 이날 12개월 만기 기준 저축은행의 평균 정기예금은 연 3.82%로 지난해 10월 연 6%대 예금금리 대비 절반 가까이 하락했다.

예금 금리가 내린 것은 금융당국이 지난해 말부터 수신 경쟁 자제를 요청한 데다, 기준금리 인상 랠리가 종료에 가까워지면서 시장 금리마저 하락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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