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포 폐쇄 확대하면서 임금 및 성과급 인상 '돈잔치'...평균 연봉·중위값 1억 돌파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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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경제 김사선 기자] 5대 시중은행의 신입 채용이 줄어들고 비대면채널 이용증가와 빅테크의 금융산업 진출에 따른 은행의 위기감이 디지털화의 가속화로 지점수가 급감하면서 신입직원 채용도 감소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평균 연봉과 성과급은 지속적으로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24일 국민의힘 윤창현 의원이 금융감독원에서 받은 주요 시중은행의 채용실적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KB국민·신한·우리·하나·NH농협 등 5대 시중은행의 신입직원 채용 수는 총 1662명으로,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19(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2301명보다 27.8% 감소했다.

5대은행 신입직원 수는 코로나19 이전인 2017년 2153명, 2018년 3121명, 2019년 2301명으로 2000∼3000명을 기록했으나 2020년 1077명으로 줄었다.

이후 2021년 10천248명, 2022년 10천662명으로 늘고 있으나 코로나19 이전 수준에는 한참 못 미친다.

코로나19 장기화에 더불어 영업 점포가 줄어들면서 인력 수요가 감소한 영향으로 보인다.

은행별로 보면 KB국민은행은 2019년 신입직원 394명을 채용했으나 지난해 238명을 신규 채용하는 데 그쳤다. 신한은행 역시 작년 신입직원 수가 469명으로 2019년(508명)에 비해 40명 이상 줄었다.

우리은행은 신입직원 수가 2019년 739명에서 지난해 310명으로 절반 이하로 감소했고, 하나은행 신입직원 수는 같은 기간 130명에서 85명으로 줄었다.

NH농협은행만 2019년 530명에서 작년 560명으로 신입직원 수가 늘었다.

다만 KB국민과 신한의 경우 신입직원과 경력직원을 포함한 채용 직원 수는 이전보다 많았다.

KB국민의 작년 신입·경력직원 채용은 508명, 신한은 547명으로 2019년 각각 497명, 533명보다 소폭 늘었다.

우리(805명→411명)·하나(304명→250명)·NH농협(경력직원 채용 없음)은 경력직원을 포함해도 채용 직원 수가 줄었다.

우리는 올해 상반기 250명을 신규 채용했고, 신한은 올해 상반기 250명, NH농협은 500명을 신규 채용할 예정이다.

하나는 올해 하반기 신규 채용 예정이지만 구체적인 규모는 미정이며, KB국민은 채용 세부 계획을 수립 중이라고 답변했다.

윤창현 의원은 "금융 분야는 청년들이 가장 취업하기를 원하는 분야"라면서 "'규제혁신-투자확대-더 많은 채용'의 선순환 시스템이 작동될 수 있도록 규제개혁 과제가 속도감 있게 추진 될 수 있도록 당정이 힘을 모을 예정"이라고 말했다.

은행 점포는 5년 새 1000곳 가까이 사라졌다. 지난해 말 기준 은행의 영업점포는 5810곳으로 961곳이 줄었다. 국민은행이 857곳으로 같은 기간 198곳이 줄었고, 우리은행(164곳), 하나은행(160곳), 신한은행(155곳), SC제일은행(58곳) 순으로 점포가 많이 감소했다.

시중은행은 디지털 시대에 영업점 방문객 감소에 더해 올해 경기 침체를 대비한 업무 효율성 제고를 위해 점포 통폐합에 나서고 있다

KB국민·신한·우리은행 등 3개 시중은행은 이달까지 총 38개 영업점(지점+출장소)의 문을 닫는다.

금융당국은 고령층 등 금융소외 계층에 대한 접근성을 감안해 무분별한 은행 점포 폐쇄에 제동을 걸었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지난달 30일 "점포 폐쇄시 사전영향평가 제도의 실효성을 제고하는 등 급격한 점포 폐쇄로 인한 소비자 불편이 최소화되도록 다양한 방안을 강구해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금융위원회는 내달 1일부터 은행 점포 운영과 관련해 사전영향평가를 강화하는 '은행 점포폐쇄 관련 공동절차'를 시행하기로 했다. 은행들은 새로운 공동절차에 따라 앞으로 점포 폐쇄 결정 전 고객 의견을 수렴해야 한다. 또 당국은 기존 점포를 폐쇄할 경우 별도의 대체점포를 마련하도록 했다. 소규모 점포나 공동점포 등이 해당된다.

은행 일자리 감축 추세는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금융권 관계자는 "영업점포가 사라지는 속도가 늦춰질 수는 있지만, 인공지능 등 혁신 기술 발전이 빠르게 이뤄지면서 은행원들이 직접 일할 수 있는 영역이 줄어들고 있다"고 말했다.

시중은행은 점포폐쇄는 확대하고 신입직원 채용에는 미온적인 반면 연봉과 성과급 지급에는 열을 올렸다.

시중은행의 지난해 평균 연봉과 연봉 중위값 모두 1억원을 넘어섰다.

지난해 하나은행의 평균연봉이 1억1459억원으로 가장 높았고, KB국민은행(1억1369만원), 신한은행(1억970만원), 우리은행(1억933만원), NH농협은행(1억604만원) 순으로 나타났다.

중위값으로도 모두 1억원을 넘었다. 중위값은 연봉 순서대로 나열했을 때 중간에 위치한 직원의 연봉 수준이다. 하나은행이 1억1215만원으로 가장 높았다. 이어 신한은행(1억1151억원), KB국민은행(1억767만원), 우리은행(1억567만원), NH농협은행(1억203만원)이 뒤를 이었다.

주요 은행들이 올해도 성과급 지급 규모와 임금인상률도 전년보다 확대한 것으로 나타났다.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 5대 은행은 최근 마무리한 2022년 임금·단체협약(임단협)에서 임금인상률과 성과급 지급률을 높였다.

KB국민은행은 일반직 임금상승률을 지난해 2.4%에서 올해 3%로 높였다. 사무직은 3.2%를 유지했다.

신한은행은 리테일 서비스·사무직의 올해 임금 인상률을 3.6%에서 4%로 올려 정했다. 일반직은 2.4%에서 3%로 높였다.

하나은행과 NH농협은행도 임금인상률을 지난해 2.4%에서 3.0%로 인상했다.

우리은행은 기본급 기준 임금인상률을 지난해 2.4%에서 올해 3.0%로 올렸다. 또 직원 사기 진작 방안의 일환으로 현금처럼 쓸 수 있는 꿀머니 200만포인트를 17일 지급했다.

성과급 지급률도 높아졌다. 농협은행은 2022년 임단협에서 성과급으로 기본급의 400%를 책정했다. 이는 전년보다 50%포인트 증가한 것이다.

신한은행은 기본급의 361%(현금 300%·우리사주 61%)를 성과급으로 지급한다. 전년도 성과급 지급률은 300%(현금 250%·우리사주 50%)였다.

하나은행은 2022년 임단협에서 이익연동 특별성과급으로 기본급의 350%를 책정했다. 이는 2021년 임단협에서 기본급의 300%를 지급한 것보다 50%포인트 증가한 것이다.

국민은행은 2022년 임단협에서 기본급 280%에 특별격려금 340만원 지급에 합의했다. 전년에는 기본금의 300%를 지급했다.

우리은행은 200%대 후반에 잠정 합의했지만 아직 확정하지 못했다. 대손충당금 적립 규모가 확정된 후 결정될 예정이다.

각 은행의 성과급 지급률이 대폭 상승하면서 전체 성과급 지급 규모도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5대 시중은행의 성과급 지급 규모는 지난해(1조3823억원)보다 늘어나 1조4000억원을 넘을 것으로 추정된다.

금융감독원이 황운하 더불어민주당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5대 시중은행의 지난해 성과급 총액은 1조3823억원으로 전년도 1조193억원에서 3629억원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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