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건설사 4곳 아직 마수걸이 수주 신고 못해

위 사진은 기사와 아무런 관련이 없습니다. (사진-픽사베이)
위 사진은 기사와 아무런 관련이 없습니다. (사진-픽사베이)

[일요경제 이현주 기자] 건설사들이 재건축·재개발 등 도시정비사업 수주전에서 소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10대  대형 건설사 중 올해 마수걸이 수주 신고 못한 건설사도 4곳이 된다. 시공권 확보를 위해 여러 건설사가 달려들어 과열 경쟁을 벌였던 과거와는 달라진 모습이다.

11일 대한건설협회가 발간한 '2023년 2월 월간건설경제동향'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2월 건설사의 국내건설수주액은 총 13조4494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동월 대비 6517억원(4.6%) 감소한 수치다.

특히, 주거용 건축(주택) 수주액이 크게 줄었다. 재건축, 재개발, 신규주택 사업 등을 포괄하는 주거용 건축 수주액은 3조6604억원으로 전년 동월(5조709억원) 대비 27.8%(1조4105억원) 줄었다. 이는 지난 2019년 2월 이후 48개월 만에 최저치다.

수주 건수는 172건으로 1년 전(256건)에 비해 32.9%(84건) 감소했다. 민간 부문만 놓고 보면 지난해 2월 188건에서 올해 2월 123건으로 34.6%(65건) 줄었다.

특히 기존 아파트를 철거해 새로이 아파트를 짓는 재건축 수주액의 경우 1년 만에 30% 이상 줄어든 2685억원에 그쳤다. 재개발 수주액은 1년 전 9830억원에서 1조9008억원으로 2배 이상 늘었지만, 올해 전국 재개발 사업 최대어로 꼽힌 광주 서구 광천동 재개발사업(1조7660억원) 영향이 커 전체적인 상승세라고 보기는 어렵다는 평가다.

건설사들이 주택 수주를 회피하고 있는 이유는 부동산경기 침체가 지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원자재 가격 급등과 미분양 리스크가 확대되고 있는 것이 원인으로 꼽힌다. 건설사들은 입지와 수익성을 갖춘 곳을 위주로 선별수주에 나서고 있다.

시공능력평가 상위 10개 건설사 중 도시정비사업 마수걸이 수주를 신고하지 못한 건설사는 4곳이나 된다. 롯데건설, 대우건설, 현대엔지니어링, HDC현대산업개발 등은 현재 단 한 건의 도시정비사업도 수주하지 못했다.

지난해 도시정비사업에서 4조2620억원의 수주고를 올린 롯데건설은 올해 마수걸이 수주를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롯데건설 관계자는 “수주를 계획하고 있던 사업지가 일정이 변경되어 아직 수주를 신고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롯데건설은 이달 마수걸이 수주를 신고할 것으로 보인다. 청량리8구역 재개발 조합은 오는 21일 시공사 선정총회를 개최해 우선협상대상자로 지정된 롯데건설을 시공사로 선정할 것으로 전망된다.

대우건설 역시 지난해 도시정비사업에서 5조2763억원을 수주하며 창시 이래 최대 실적을 올렸지만 올해 마수걸이 수주를 아직 신고하지 못했다. 다만 대우건설은 지난해에도 5월에 마수걸이 수주를 신고하며 슬로우 스타터 모습을 보인바 있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주력으로 삼고 있는 사업지들의 시공사 선정 시기가 하반기로 잡혀 있어 아직 마수걸이 수주를 신고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도시정비사업 부문에서 2조1647억원을 수주한 현대엔지니어링도 현재까지 이렇다할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현대엔지니어링 관계자는 “시장 침체로 선별 수주에 나서 아직 도시정비사업 마수걸이 수주를 못했지만 조만간 수주 소식을 알릴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현대엔지니어링이 이달 안양시 동안구 초원대림아파트 리모델링 사업을 수주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초원대림아파트 리모델링 조합은 오는 13일 시공사 선정총회를 개최한다. 현대엔지니어링은 이곳 시공자 선정을 위한 1·2차 현장설명회에 단독으로 참석했고, 우선협상대상자로 지정된 상황이다.

지난해 도시정비사업에서 1조307억원의 수주고를 올린 HDC 현대산업개발도 아직 마수걸이 수주를 신고하지 못했다.

HDC현대산업개발 관계자는 “시장이 많이 위축되어 있고 부동산 경기가 좋지 않다”며 “도시정비사업지들도 예전보다 분위기가 좋지 않은 것 같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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