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침체·전기료 인상에 에너지 고효율 강조
가격부담 적고 설치 손쉬운 '창문형 에어컨‘ 인기

[일요경제 민다예 기자] 올 여름 이른 더위가 찾아오는데다 전기요금 인상이 유력해지면서 가전업계가 에너지 효율을 강조한 에어컨을 전면에 내세워 소비자 공략에 나섰다.

11일 롯데하이마트에 따르면 최근 2주(4월18일~5월1일)간 에어컨과 선풍기, 서큘레이터 등 여름철 냉방가전 판매가 직전 (4월 4일~4월 17일)보다 훌쩍 늘었다고 전했다. 이 기간 에어컨은 20% 늘었는데 특히 이동형 에어컨과 창문형 에어컨 매출은 각각 150%, 30% 증가했다.

올해 여름은 평년보다 기온이 높을 것으로 예측돼 판매 전망이 좋은 편이다. 실제로 지난달 기상청이 발표한 ‘2023년 5~7월 3개월 전망’에 따르면 5월 기온이 평년보다 높을 확률은 50%였다. 6~7월 기온이 평년보다 높거나 비슷할 확률은 각 40%였다.

지난해 국내 에어컨 시장 규모는 200만~250만대로, 올해도 비슷한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관측된다. 삼성전자는 2023년 1분기 실적발표 자료를 통해 “성수기 진입에 따른 에어컨 중심의 판매 확대가 기대되는 가운데 비스포크 등 고부가 제품을 중심으로 판매 및 비용 효율화를 통해 수익성을 확보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특히 창문형 에어컨 시장은 2019년 4만대에서 올해 30만대 수준으로 성장할 것으로 기대된다. 창문형 에어컨이 전체 에어컨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두 자릿수(12~15%)로 확 커지는 셈이다.

일반 가정용 에어컨 대비 가격 부담이 적고, 혼자서도 쉽게 설치할 수 있는 것이 장점이다.

국내 가전 투톱인 삼성전자와 LG전자 모두 창문형 에어컨 수요를 잡기 위해 나섰다. 그간 스탠딩·벽걸이 에어컨보다 수익성이 낮다는 이유로 비주류로 여겨졌지만 1인 가구, 신혼 가구의 요구가 늘어나면서 제품군이 다양해졌다.

(사진-삼성전자)
(사진-삼성전자)

삼성전자는 지난달 26일 2023년형 창문형 에어컨 '비스포크 무풍에어컨 윈도우핏(WindowFit)'을 선보였다. 윈도우핏은 실내기·실외기 일체형으로, 창문이 있는 곳이라면 설치가 가능하다. 특히 올해 신제품에는 삼성 에어컨만의 차별화된 기술인 무풍 냉방을 처음 적용했다.

비스포크 무풍에어컨 윈도우핏은 제품 전면에 약 2만 1000개의 미세한 무풍 홀을 적용해 직바람 없이도 냉기를 뿜어준다. 무풍 모드를 사용할 경우, 최대(MAX) 냉방 모드 대비 소비 전력을 최대 74% 절감할 수 있다.

냉방 성능은 한단계 진화했다. 크기가 더욱 확대된 '빅 블레이드'가 제품 가운데에서 기존 35도에서 50도로 넓어진 각도로 회전하며 강력한 바람을 더 멀리, 더 넓고 고르게 보내준다. 약 17% 커진 냉방 팬을 적용하고, 냉방 용량은 기존 제품 대비 3.3㎡ 확대했다.

(사진-LG전자)

LG전자도 소형창에 설치할 수 있는 2023년형 ‘휘센 이동식 에어컨’을 출시했다. 이번 신제품의 가장 큰 특징은 소형 설치키트를 구매할 경우 높이 56~102센티미터의 소형창에도 설치 가능하다는 점이다. 이로써 고객은 창이 작아 에어컨을 쓸 수 없었던 곳에서도 이동식 에어컨을 사용할 수 있게 됐다.

신제품은 고객이 건조 풍량을 3단계로 선택할 수 있다. 풍량을 강하게 하면 건조 시간이 짧아진다. 풍량을 약하게 하면 건조 시간은 늘어나지만 소음이 줄어든다. 남은 건조시간은 디스플레이에 표시해준다. 또한 기존 휘센 이동식 에어컨의 성능을 그대로 계승했다. 냉매를 압축하는 실린더가 2개인 듀얼 인버터 컴프레서를 탑재했다. 하루 4시간 사용 시 기존 정속형 모델(LW-C062PEW)보다 에너지를 최대 29% 절약한다.

올해 키워드는 ‘에너지 절약’이기도 하다. 정부는 2분기 전기요금 인상을 하기로 기본 방침을 정하고 관련 실무 준비를 진행 중이다.

한전 적자가 심각한 가운데서도 정부는 그동안 전기요금 인상과 맞물린 물가 상승 우려와 국민 여론 등을 고려해 2분기 전기요금 결정을 한 달 이상 미뤄왔다.

이에 업계는 에어컨 수요를 잡기 위해 올해 에너지 고효율 기능을 강조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2023년 비스포크 무풍에어컨 갤러리는 모든 모델이 에너지소비효율 1~2등급을 갖췄다. ‘무풍 모드’ 활용 시 소비전력을 최대 90% 절약할 수 있도록 했다. LG전자 역시 2023년형 휘센 타워 에어컨 전 모델이 에너지소비효율을 1~2등급이다. 2023년형 휘센 타워 에어컨에는 지구온난화지수(GWP)가 기존 R410A 대비 낮은 R32 냉매가 적용되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이르게 찾아온 더위와 전기료 인상 등 여파로 에너지 효율이 높은 에어컨의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며 “에너지 고효율과 설치가 편리한 에어컨을 잇따라 출시해 수요 잡기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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