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사비용 인상, 부동산 경기 침체로 선별수주
롯데건설, 현대엔지니어링 5월 돼서야 마수걸이 성공
대우건설·HDC현산 아직 수주 신고하지도 못해

위 사진은 기사와 아무런 관련이 없습니다.(사진-픽사베이)
위 사진은 기사와 아무런 관련이 없습니다.(사진-픽사베이)

[일요경제 이현주 기자] 건설사들이 올해 도시정비사업에서 더딘 행보를 보이고 있다. 공사비 인상과 부동산 경기 침체 등의 영향으로 출혈경쟁을 지양하고 선별수주에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롯데건설과 현대엔지니어링은 이달이 돼서야 첫 도시정비사업 수주에 성공했다. 대우건설, HDC현대산업개발 등은 아직 '마수걸이' 수주를 신고하지도 못했다.

22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롯데건설은 지난 21일 열린 서울 동대문구 청량리8구역 재개발 시공사 선정총회에서 시공사로 선정됐다. 롯데건설의 올해 도시정비사업 마수걸이 수주다.

롯데건설은 이 재개발 사업에 단독 응찰에 수의계약 형태로 계약을 따냈다. 청량리8구역 재개발은 동대문구 청량리동 일대 연면적 8만9299.67㎡ 부지에 지하 3층에서 지상 24층 아파트 6개 동, 총 610가구 규모로 조성하는 사업이다. 공사비는 1728억원이다.

현대엔지니어링은 지난 13일 경기 안양 평촌 초원2단지 대림아파트 리모델링을 수주하며 올해 도시정비사업 마수걸이 수주를 신고했다. 

이 사업은 경기도 안양시 동안구 평촌동 일대 대림아파트를 리모델링해 기존 12개 동 1035가구(지하1층~지상25층)를 13개동 1113가구(지하3층~지상26층)로 조성하는 사업이다. 별동 증축 및 수평 증축을 통해 신축되는 78가구는 일반분양 예정이다.  

사업비는 총 4687억원 규모로 현대엔지니어링이 단독으로 진행한다.

대우건설과 HDC현대산업개발은 아직 마수걸이 수주를 신고하지도 못했다. 지난해 대우건설과 HDC현대산업개발이 도시정비사업에서 각각 5조2763억원, 1조307억원을 수주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소극적인 행보다. 다만 대우건설은 지난해에도 5월에 마수걸이 수주를 신고하며 슬로우 스타터 모습을 보인 바 있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주력으로 삼고 있는 사업지들의 시공사 선정 시기가 하반기로 잡혀 있어 아직 마수걸이 수주를 신고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HDC현대산업개발 관계자는 “시장이 많이 위축되어 있고 부동산 경기가 좋지 않다”며 “도시정비사업지들도 예전보다 분위기가 좋지 않은 것 같다”고 설명했다.

대우건설은 현재 서울 양천구 신정4구역 재건축 수주를 노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우건설은 지난 19일 신정4구역 재건축사업에 단독으로 입찰해 유찰됐다. 조합이 이달 중으로 2차 입찰 공고를 내고 내달 현장설명회 진행을 예고했다.

이 사업은 서울특별시 양천구 신정동 1200번지 일대 구역면적 8만2065.20㎡를 대상으로 지하 5층~지상 23층, 공동주택 1660가구 및 부대복리시설 등을 건립하는 프로젝트다. 예상 공사비는 5921억5043만원이다.

HDC현대산업개발은 대형 사업장을 중심으로 도시정비 마수걸이 수주를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HDC현대산업개발 관계자는 “서울 및 전국 주요 도심지에서 도시정비사업이나 민자사업을 살펴보고 있다”고 밝혔다.

이처럼 주요 건설사들이 도시정비사업 부문에서 고전하는 모습이지만 성과를 낸 곳들도 여럿 있다. 포스코이앤씨는 올해 들어 총 7건의 정비사업을 수주하며 10대 건설사 중 가장 많은 2조606억원의 수주고를 올린 상태다. 현대건설, 삼성물산, GS건설도 도시정비사업 부문에서 현재까지 각각 1조5084억원, 1조1463억원, 1조1156억원을 수주하며 '1조 클럽'에 이름을 올렸다.

건설사들의 선별수주 현상은 하반기 들어 심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오는 7월부터 서울시내 재건축·재개발 시공사 선정 시기가 현행 '사업시행인가 이후'에서 '조합설립인가 이후'로 앞당겨지기 때문이다. 이에따라 서울시내 알짜 정비사업 시공권을 따내기 위한 건설사들의 수주 전쟁이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공사비 인상과 부동산 경기 침체 등의 영향으로 건설사들이 선별수주에 나서고 있다”며 “하반기 서울시내 재건축·재개발 시공사 선정 시기가 '조합설립인가 이후'로 앞당겨지면 알짜 정비사업 시공권 경쟁이 치열할 것”이라고 말했다.

저작권자 © 일요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