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사비, 규제완화 등으로 분양가 급등
청약통장 내집마련 필수품 옛말...인기 시들

인덕원 퍼스비엘 모형도.(사진-이현주 기자)
인덕원 퍼스비엘 모형도.(사진-이현주 기자)

[일요경제 이현주 기자] 부동산 시장 침체가 이어지고 있지만 아파트 분양가격은 고공행진 중이다. 업계에서는 분양가 상승이 계속될 것이란 예상이 나오는 가운데 수요자들의 청약을 통한 내 집 마련이 더 어려워질 것으로 보인다.

24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아파트 매매가격은 하락세를 어어가는 반면 분양가는 공사비 상승, 규제완화 등으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실제 KB부동산에 따르면 지난해 5월부터 올해 4월까지 전국 아파트 매매가격 변동률은 –9.4%을 기록했다. 특히 수도권 아파트 매매가격이 12.4% 떨어지며 크게 하락했고, 5개 광역시 -9.1%, 기타 지방 –3.7% 등도 하락을 나타냈다.

반면 분양가는 상승세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에 따르면 올해 4월 말 기준 전국 민간 아파트의 파트의 ㎡당 평균 분양가는 484만4000원, 3.3㎡당 평균 분양가는 1599만원으로 전년 같은 달 대비 9.6%, 전월 대비 0.8% 올랐다.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 민간 아파트의 3.3㎡당 평균 분양가는 2206만원으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3.7%, 전월 대비 1.5% 올랐다. 기타 지방도 1320만 원으로 1년 새 14.5% 올랐다. 수도권 및 기타 지방의 민간 아파트 분양가는 각각 역대 최고 수준이다.

전용면적 84㎡ 기준 분양가가 10억원이 넘는 단지도 속출하고 있다. 

지난 19일 견본주택을 개관한 경기도 의왕시 ‘인덕원 퍼스비엘’의 전용면적 84㎡ 분양가는 10억1400만~10억7900만원으로 책정돼 있다. 

아울러 최근 청약접수를 받은 경기 용인시 ‘e편한세상용인역플랫폼시티’는 전용면적 84㎡ 최고 분양가가 12억원으로 책정됐고, 전용면적 59㎡도 최고 10억원을 넘어섰다. 

아울러 경기 광명시 ‘광명자이더샵포레나’도 전용면적 84㎡ 분양가가 최고 10억4550만원으로 책정됐다.

공사비 상승, 고금리 여파로 분양가가 크게 올랐다는 분석이다. 아울러 정부의 규제 완화도 분양가 상승에 영향을 미쳤다.

여경희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아파트 분양가는 최근 자재비, 인건비 등 공사비 상승과 고금리 여파로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며 “특히 연초 규제지역 해제로 분양가 상한제 적용 지역이 강남·서초·송파·용산구 등 4곳으로 대폭 축소되면서 고분양가 단지가 속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부동산 시장 침체는 이어지는데 아파트 분양가격은 고공행진을 하면서 청약통장을 해지하려는 움직임도 늘고 있다.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지난 4월 말 전국의 주택청약종합저축 가입자 수는 2600만3702명으로 3월 말 2605만7127명보다 5만3425명 감소했다.

주택청약종합저축 가입자 수는 작년 6월 2703만1911명으로 정점을 찍은 후 7월(2701만9253명)부터 10개월 연속 감소했다. 이 기간 줄어든 청약통장 가입자 수는 102만8209명에 달한다.

과거 청약통장은 서민들의 내 집 마련 필수품으로 여겨졌고 주택시장 호황기 때는 청약에 당첨만 되면 큰 차익을 거둘 수 있어 '로또 청약'으로 불렸다.

하지만 최근에는 분양가는 계속 치솟는 데 반해 아파트 가격은 하락해 예전만큼 시세차익 효과를 기대하기 어려워져 청약통장 무용론도 등장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아파트 분양가격이 당분간 계속 상승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분양업계 관계자는 “물가 상승과 금융 비용을 생각할 때 아파트 분양가격은 당분간 계속 상승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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