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심 계열사 카카오엔터·스타일·페이 등 7곳 영업손실
카카오엔터, 고연차 직원 이·전직 지원 프로그램 진행

(사진-카카오)
(사진-카카오)

[일요경제 민다예 기자] 카카오 주요 계열사인 카카오엔터프라이즈, 카카오엔터테인먼트 등이 적자를 기록하면서 구조조정에 나서는 등 돌파구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21일 IT업계에 따르면 실제로 카카오엔터프라이즈 1406억원, 카카오엔터테인먼트 138억원, 카카오스타일 518억원, 카카오페이 455억원, 카카오브레인 301억원, 카카오헬스케어 85억원 등 주요 계열사 상당수가 지난해 적자를 냈다.

카카오의 올해 상반기 기업집단설명서 기준으로 주요 계열사는 △카카오엔터테인먼트 △카카오픽코마 △카카오게임즈 △카카오브레인 △카카오엔터프라이즈 △카카오헬스케어 △그라운드엑스 △카카오벤처스 △카카오인베스트먼트 △카카오페이 △카카오뱅크 △카카오모빌리티 △카카오스타일 등 총 13곳이다. 이 중 7개가 지난해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이에따라 수익을 내지 못하는 카카오계열사들이 사업 정리 및 인력 구조조정에 들어갔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카카오엔터)는 지난 12일부터 2주간 고연차 직원들을 대상으로 이·전직 지원 프로그램(넥스트 챕터)을 가동했다.

대상은 경력 10년 이상 또는 직책이 있는 직원이며 직군은 무관하다. 지원자는 근속연수에 따라 최대 15개월 치 기본급에 이·전직 지원금 500만원, 퇴직금을 받을 수 있다. 모든 절차는 희망자에 한해 진행된다. 고연차 직원들에게 이·전직 기회를 부여하고 저연차 직원들에게 성장기회를 주기 위한 인력 순환 취지라는 게 회사측 설명이다.

카카오엔터는 지난해 영업손실 138억원을 기록했다. 7년 만의 적자다. 최근 SM엔터테인먼트 인수전에만 1조 2000억원을 지출했다. 프리 기업공개(IPO) 추진으로 상장에 속도를 내고 있는 만큼 수익성 개선이 시급한 상황이다. 

다수의 계열사도 정리했다. 지난 2월과 3월 자회사 레전더리스와 사운디스트엔터테인먼트 지분을 매각한 데 이어 인도 웹툰 플랫폼 크로스코믹스를 청산했다. 4월에는 북미 웹툰˙웹소설 플랫폼 타파스엔터테인먼트의 한국 법인을 해산했다. 이 과정에서 30명 가량 임직원들이 권고사직 절차를 거친 것으로 알려졌다. 타파스엔터의 경영진도 공동 최고경영자(CEO) 체제에서 박종철 단독 체제로 개편했다.

또 다른 계열사 카카오엔터프라이즈의 경우 1000억원이 넘는 적자를 내면서 대표까지 교체하고 고강도 조직개편에 돌입했다. 카카오엔터프라이즈가 조직 대수술에 들어간 건 실적 악화 탓이다. 카카오엔터프라이즈는 지난해 영업손실 1406억원을 기록해, 적자폭이 전년 대비 약 500억원 늘었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진행 중이던 추가 투자 유치도 실패했다.

투자 '혹한기'가 지속되면서 카카오식 성장방식이 문제 원인 중 하나라는 지적도 나온다.  카카오 자회사들은 성장가능성을 바탕으로 외부 투자유치와 기업공개(IPO)를 통해 성장해 왔는데, 자본시장이 얼어붙으면서 자금줄이 경색된 상황이다. 실적 악화로 향후 IPO에 대한 전망도 불투명하다.

카카오 약세 배경으로는 1분기 부진한 실적도 영향을 미쳤다. 카카오는 지난 1분기 매출 1조7403억원으로 전년 대비 5.4% 늘었지만 영업이익이 711억원을 기록, 전년 동기 1587억원와 비교해 55% 감소했다. 같은 기간 당기순이익 (871억원)은 93.4% 줄었다. 데이터 센터 다중화 작업에 따른 인프라 비용 증가와 설비투자 증가에 따른 감가상각비 부담이 증가한데다 AI 등 신사업에 예상보다 많은 수준의 투자가 진행된 영향이다.

배재현 공동체 투자총괄 대표는 "1분기에는 카카오와 카카오 공동체 전체적으로 비용을 보다 효율화하는 노력을 진행 중이고, 일부 경쟁력이 낮다고 판단되는 사업들은 정리를 계획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부진한 실적은 데이터센터와 인공지능(AI) 등 인프라 비용 증가와 경기 위축에 따른 광고 매출 악화 등이 영향을 끼친 것으로 분석된다.

카카오는 또 올해 AI 등 신사업 영역인 ‘뉴 이니셔티브’에서 영업손실이 최대 3000억원에 달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중 80% 이상이 AI 관련된 클라우드 비용이라는 설명이다.

이지은 대신증권 연구원은 “대부분의 광고 매출이 디스플레이 광고(DA)이기 때문에, 유의미한 실적 개선이 이뤄지려면 경기 개선이 선행돼야 할 것”이라며 “올해 AI 관련 투자 비용 증가가 예상돼 카카오의 실적 개선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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