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영업자 대출 연체액도 6조3000억원...전분기比 53.7%↑

사진은 남대문시장. (사진=일요경제 DB)
사진은 남대문시장. (사진=일요경제 DB)

[일요경제 김사선 기자] 올해 1분기 자영업자 연체율이 1%로 상승해 8년만에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는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를 지원하기 위해 지난 2020년 4월부터 시행해 온 대출 만기연장·상환유예 조치가 오는 9월 끝난다면 자영업자의 연체율은 더욱 치솟을 것으로 보인다.

26일 양경숙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한국은행에서 받은 ‘자영업자 대출 현황’ 자료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말 기준 자영업자의 전체 금융기관 대출 잔액은 1033조7000억원으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지난해 3분기 1014조2000억원, 4분기 1019조9000억원에 이어 3분기 연속 1000조원을 넘었고 불과 3개월만에 13조9000억원이 증가했다.

특히 올해 들어 저축은행을 비롯한 2금융권의 채권관리 강화로 중·저신용 자영업자의 연체율 상승세가 가팔라지고 있다.

실제로 1분기 자영업자의 전체 금융기관 연체율은 1%로 지난해 4분기 0.65%에 비해 0.35%포인트 올랐다. 이는 지난해 4분기 상승폭 0.12%P나 3분기 0.06%P에 비해 대폭 상승한 수치다. 코로나19 직전인 2019년 4분기 0.76%보다 높고, 2015년 1분기 1.13%를 기록한 이래 8년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자영업자 대출 연체액도 6조3000억원으로 지난해 4분기 4조1000억원보다 53.7%나 급증했다. 증가율이 4분기(24.2%) 대비 두 배 이상 늘어난 것이다. 자영업자 대출현황은 한은의 가계부채 DB(100만 대출자 패널 데이터)를 활용해 개인사업자대출 보유자를 자영업자로 보고 이들의 가계대출과 개인사업자대출을 합산한 것이다.

특히 자영업자 연체율을 소득별로 살펴보면 소득 하위 30%는 지난해 4분기 1.2%에서 올해 1분기 1.6%로 0.4P 상승했다. 이는 2019년 3분기 1.7%를 보인 뒤 3년여만에 최고 기록이다.

하위 30%에서 70%까지 중소득 자영업자의 연체율도 1.8%로 지난해 4분기보다 0.5%P 올랐는데 2020년 1분기 1.9%에 이어 3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소득수준 상위 30%인 자영업자 연체율도 0.9%로 낙관할 수 없는 상황이다. 2019년 3분기 0.9%를 기록한 뒤 3년반만에 가장 높았기 때문이다.

더욱이 저소득 자영업자의 금융기관 대출 잔액은 지난해 4분기 119조9000억원에서 올해 1분기 123조원으로 3개월새 3조1000억원 증가했다. 같은 기간 고소득 자영업자는 713조9000억원에서 723조6000억원으로 9조7000억원 늘었다.

반면 중소득 자영업자의 경우 186조원에서 187조2000억원으로 1조2000억원 증가에 그쳤으나 올해 1분기 저소득·고소득 자영업자의 대출 잔액은 모두 사상 최대 규모로 집계됐다. 무엇보다 2금융권의 상황이 불안한데 1분기 은행권과 비은행권 자영업자 연체율은 0.37%와 2.52%인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4분기에 비해 은행의 자영업자 연체율이 0.11%P 오른 데 비해 2금융권인 비은행금융기관에서는 0.92%P나 급등한 것이다. 세부 업역별로 살펴보면 상호금융 2.22%, 보험 0.69%, 저축은행 5.17%, 카드사를 포함한 여신전문금융사 1.66% 등이다.

아울러 올해 1분기 다중채무 자영업자의 대출 잔액은 737조5000억원으로 지난해 4분기보다 17조2000억원 늘어 2.4%의 증가율을 나타냈다. 전체 자영업자 대출에서 다중채무자 비중은 71.3%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특히 오는 9월 말 코로나19로 고통받는 중소기업·소상공인 지원하기 위해 시행한 대출 상환유예 조치가 종료된다. 대출 만기 연장은 2025년 9월 말까지 자율 협약에 의해 가능하지만, 9월 말까지 추가 연장을 마지막으로 지원이 종료된다.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지난 3월 말 기준 만기연장·상환유예 규모는 85조3000억원, 관련 차주는 38만8000명에 달한다. 만기연장 잔액은 78조8000억원, 상환유예 잔액은 6조5000억원이다. 상환유예 잔액 중에서는 원금 상환유예가 5조2000억원, 이자 상환유예가 1조4000억원이다.

이에 따라 원금 상환 압박이 시작되면 부실이 한꺼번에 터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실제로 한은은 최근 발표한 ‘금융안정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말 자영업자 대출의 연체 위험률은 3.1%까지 상승하고 이중 취약차주의 연체위험률은 올해말 18.5%까지 상승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와 관련 소상공인연합회는 “소상공인들은 대출 상환은 커녕 생업 유지도 어려운 상황”이라며 “스스로 채무를 상환하겠다는 소상공인의 의지와 최소한의 시간적 여유가 필요하다”며 유예 연장을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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