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슨, 영업익 22%↑…엔씨·넷마블·카겜·크래프톤 등은 ‘주춤’
하반기 신작 출시로 반등 예고

(사진-각 사 CI)
(사진-각 사 CI)

[일요경제 민다예 기자] 국내 주요 게임사들의 2분기 실적이 공개된 가운데 이번에도 넥슨만 나홀로 웃었다. 대부분의 게임사가 신작 부재, 주력 게임들의 매출 하향세 등으로 부진을 면치 못했다. 반면 넥슨은 탄탄한 라인업으로 나홀로 성장세를 보였다.

게임사들은 올 하반기 공격적인 신작 출시로 반등을 모색하는 동시에, 비용 효율화로 수익성 개선에 집중한다는 전략이다.

16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넥슨은 2분기 연결 기준 매출은 전년동기대비 12% 증가한 944억엔(한화 약 9028억원, 이하 분기 기준 환율 100엔당 956.0원), 영업이익은 22% 늘어난 276억엔(2640억원)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올해 상반기 누적 매출은 2185억엔(2조891억원), 영업이익 839억엔(802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각각 25%, 37% 성장했다.

넥슨에 따르면 ‘피파(FIFA)온라인4’와 ‘FIFA모바일’ 등 PC와 모바일을 아우르는 정통 축구 게임과 서브컬처 장르 본고장인 일본과 국내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블루아카이브’, ‘프라시아 전기’ ‘HIT2’ 등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장르에서 좋은 성과를 거두며 전망치에 부합하는 매출을 기록했다.

중국지역 ‘던전앤파이터’ 또한 노동절 업데이트와 15주년 업데이트가 호응을 받으며 전망치 수준에 부합하는 성과를 거뒀고, 일본지역 ‘블루 아카이브’와 대만지역 ‘HIT2’도 분기 실적 성장에 일조했다.

6월 글로벌 동시출시한 ‘데이브 더 다이버’가 완성도 높은 콘텐츠와 독창적인 게임성으로 글로벌 게임 유통플랫폼 스팀(Steam)에서 리뷰 최고 등급인 ‘압도적으로 긍정적’을 유지하며 좋은 흐름을 유지 중이고, 5월에 대만에 출시한 ‘HIT2’도 출시 직후 인기게임 1위를 달성하고, 10일 이상 최고 매출 1위를 유지하는 등 호실적을 거뒀다.

또 최근 출시 2.5주년을 맞이한 일본 ‘블루 아카이브’도 주요 업데이트마다 애플 앱스토어 최고매출 최정상에 오르는 등 올 2분기 넥슨은 자체 개발 IP(지식재산권)들의 글로벌 시장 경쟁력을 다시 한번 확인했다.

한편 넥슨은 대규모 PvP, 루트슈터, 팀 기반 슈팅, CO-OP(협력) 슈팅 등 글로벌 게이머들을 사로잡을 다양한 장르의 신작들을 준비 중이다. 중세 판타지 속 대규모 PvP를 펼치는 ‘워헤이븐’, 3인칭 루트슈터 게임 ‘퍼스트 디센던트’, 팀 기반 FPS 게임 ‘더 파이널스’, 3인칭 PvPvE2) 탈출 슈팅게임 ‘아크 레이더스’까지 기존 문법에서 탈피한 글로벌 맞춤형 게임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오웬 마호니 넥슨(일본법인) 대표이사는 “올 2분기는 FIFA 온라인 4, FIFA 모바일, 프라시아 전기, 블루 아카이브 그리고 HIT2의 성과와 메이플스토리, 던전앤파이터의 이용자 증가로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었다”며 “기존 라이브 타이틀의 꾸준하고 안정적인 업데이트와 다채로운 장르로 선보일 신작 라인업에도 많은 기대와 관심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반면 넥슨을 제외한 올 2분기 국내 게임 업계의 실적은 대다수 부진했다.

엔씨소프트는 2분기 연결기준 매출 4402억 원, 영업이익 353억 원, 당기순이익 305억 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30% 감소했다.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대비 71%나 줄었다.

엔씨소프트의 실적이 부진한 건 리니지M·리니지2M·리니지W 등 기존작 매출이 하향세에 접어든 영향이다. 특히 엔씨소프트의 기대작인 ‘TL’의 해외 출시가 내년 중으로 밀리면서 올 한 해 호실적을 기대하기는 힘들 것이라는 분석도 제기된다.

홍원준 최고재무책임자(CFO)는 ‘TL’의 출시 일정과 관련해 “테스트에서의 피드백을 반영해 12월에 국내 출시를 먼저 하고, 이후 아마존게임즈와 함께 논의해 글로벌 시장에서 동시 출시하는 일정을 계획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엔씨소프트는 상반기 부진을 만회하기 위해 하반기부터 신작 다변화로 실적 개선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기대작 TL을 비롯해 신작 4종을 출시한다.

PC·콘솔 신작인 ‘THRONE AND LIBERTY(쓰론 앤 리버티, TL)’는 5월 진행한 국내 테스트 피드백을 적극 반영하여 콘텐츠와 시스템을 개선했다. 현재 글로벌 퍼블리싱 파트너인 아마존게임즈와 이용자 테스트를 준비 중이다. 구체적인 계획은 아마존게임즈를 통해 공개한다.

또한 △퍼즐게임 퍼즈업: 아미토이 론칭을 시작으로 △난투형 대전액션 배틀 크러쉬 △수집형 RPG 블레이드앤소울S △실시간 전략게임(RTS) 프로젝트G를 순차적으로 출시할 계획이다.

6개 분기 연속 적자에 빠진 넷마블은 올 하반기 총 7종의 신작을 선보이며 실적 반등을 꾀한다.

넷마블은 2분기 연결기준 영업손실 372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6033억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8.7% 줄었으며 당기순손실은 441억원을 기록했다. 올 상반기 누적으로는 매출은 1조2059억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6.7% 줄었고 영업손실은 654억원이다.

넷마블은 6개 분기 연속 적자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신작은 부족하고 기존 게임들의 매출까지 하향세에 접어들면서 실적 악화가 더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 모습이다.

이에 넷마블은 올 3분기부터 실적 개선에 초점을 맞춘 릴레이 신작 출시에 나선다. 시작은 지난달 26일 글로벌 출시한 ‘신의 탑:새로운 세계’(이하 신의 탑)가 끊었다. ‘신의 탑’은 국내 구글 플레이 최고 매출 4위, 애플 앱스토어 최고 매출 1위를 기록하며 기대 이상의 성과를 보였다.

권영식 넷마블 대표는 이날 열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신의 탑’이 최근 론칭해서 한국시장 지표는 전반적으로 기대치 이상으로 나오고 있다”며 “글로벌 시장에도 론칭했는데 지금은 국내 마케팅에만 집중하고 있다. 현재 자연적으로 유입된 글로벌 이용자들 지표도 긍정적이다. 조만간 서구권을 시작으로 글로벌 마케팅도 시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넷마블은 ‘신의 탑’ 이외에도 하반기에 7종의 글로벌 신작을 선보일 예정이다. 지난 9일 론칭한 △그랜드크로스:에이지오브타이탄을 시작으로 △세븐나이츠 키우기 △킹 아서: 레전드 라이즈 △아스달 연대기(가제) △나 혼자만 레벨업:ARISE △파라곤: 디 오버프라임 △모두의마블2 등이다. 또 ‘일곱개의 대죄’, ‘제2의 나라: 크로스월드’, ‘A3: 스틸 얼라이브’ 등 판호작 3종도 중국 시장에 론칭할 계획이다.

넷마블은 신작이 확대되면서 늘어날 수 밖에 없는 비용 집행도 효율적으로 조절키로 했다. 도기욱 대표는 “신작이 많은 하반기의 마케팅비는 상반기대비 증가하겠지만, 연간으로는 신작 성과에 연동한 마케팅비 조절로 전년과 비교해선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올초부터 넷마블의 비용 집행 기조는 같다”며 “전체적으로 효율성을 모니터링하고, 큰 폭의 증가가 없도록 지속적으로 관리해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권 대표는 “상반기는 신작 부재와 기존 게임의 매출 하향화로 인해 부진한 성적을 기록했다”며 “올 하반기에는 ‘아스달 연대기’와 ‘나 혼자만 레벨업:ARISE’ 등 기대 신작들이 다수 포진된 만큼 실적 부문의 개선과 함께 글로벌 게임 사업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2K’로 불리는 카카오게임즈, 크래프톤 등 중견 게임사들의 실적도 주춤했다.

카카오게임즈는 2분기 연결기준 매출액 2711억원, 영업이익 265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0%, 67% 감소한 수치다.

오딘: 발할라 라이징(이하 오딘), 우마무스메 프리티 더비(이하 우마무스메) 등 기존 인기 모바일 게임의 매출 하락 영향이 컸다. 지난 3월과 지난달 각각 출시된 모바일 신작 아키에이지 워와 아레스: 라이즈 오브 가디언즈(이하 아레스)의 어깨가 무거운 상황이다.

카카오게임즈는 하반기 실적 개선에 대한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지난 3월 출시한 아키에이지 워가 하향 안정화 시기를 지난 뒤 유저 지표가 유지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조혁민 카카오게임즈 최고재무책임자(CFO) "지난달 말 업데이트 이후 매출 상승이 본격화되고 있으며, 하반기 중에도 매출 반등을 이끌 업데이트를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지난달 출시한 아레스 역시 출시 초반 흥행돌풍을 일으키면서 매출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조 CFO는 "아레스는 초반 분쟁을 빠르게 유도해 과금력에 의존하는 기존 경쟁형 MMORPG(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와 다른 플레이 방식을 추구한다"며 "스토리에 반한 진행으로 초반 과금 강제성은 크지 않지만, 오래 서비스할 수록 이용자 필요에 의한 과금으로 지속적인 매출이 발생하는 흐름을 기획했다. 아직 이르지만 의도한 방향대로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크래프톤은 올해 2분기 연결 기준 매출 3871억원, 영업이익 1315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8.6% 줄었으며,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20.7% 감소했다. 크래프톤은 올해 비용 효율화 기조를 유지해왔으나 계절적 비수기의 영향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상반기 배틀그라운드 PC·콘솔은 일반 매치 개선, 부활 시스템 추가, 클랜 시스템 출시, 아케이드 개편 등 업데이트를 진행했다. 하반기에는 새로운 IP와의 콜라보레이션, 신규 맵 출시 등 콘텐츠를 제공할 계획이다. 배틀그라운드 모바일에는 격월 단위로 개편된 로열패스 상품이 도입돼 안정적인 매출을 확보했다.

지난 5월에는 '배틀그라운드 모바일 인도(BGMI)' 서비스가 재개되며 인도 지역의 트래픽을 회복하고 있다. 하반기부터는 인도 현지화 콘텐츠를 추가하고 대규모 이스포츠 이벤트 등을 통해 본격 수익화에 집중할 예정이다

신작 '디펜스 더비'의 성과에도 이목이 집중된다. '디펜스 더비'는 지난 3일 글로벌 시장에 출시됐다.

하반기에도 신작에 대한 개발과 투자를 이어간다. 먼저 '스케일업 더 크리에이티브(Scale-Up the Creative)' 전략 아래 게임 개발과 퍼블리싱 역량을 강화하고 있다. 더불어 현재 11개 독립 스튜디오에서 △눈물을 마시는 새 △프로젝트 블랙버짓 △프로젝트 골드러시 등 20개 이상의 신작을 개발 중이다.

이외에도 새로운 게임성 발견과 제작 효율성 증대를 목표로 딥러닝 기술을 현업에 도입하고 있으며, 연말 소프트 론칭을 앞둔 오픈월드 UGC(유저 참여형 콘텐츠) 플랫폼 ‘미글루(Migaloo)’에도 딥러닝 기술이 적용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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