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내부통제 및 가계대출 관리 강화' 간담회 개최
은행장 직접 내부통제 점검해 금감원에 결과 제출
사고발생 시 지위 고하 막론 법규에 따라 엄중 처벌

17일 이준수 금융감독원 은행·중소서민 부원장 주재로 열린 '내부통제 및 가계대출 관리 강화를 위한 은행장 간담회'. (사진=금융감독원)
17일 이준수 금융감독원 은행·중소서민 부원장 주재로 열린 '내부통제 및 가계대출 관리 강화를 위한 은행장 간담회'. (사진=금융감독원)

[일요경제 김사선 기자] 최근 은행 직원들의 횡령, 부당이득 취득 등 대형 금융사고가 잇따르면서 내부통제시스템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해당 은행장들이 "죄송하다"고 사과하고 재발방지 대책 마련을 약속했다.

금감원이 17일 오전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이준수 부원장 주재로 열린 '내부통제 및 가계대출 관리 강화를 위한 은행장 간담회'에서 KB국민·경남·DGB대구은행장 dl "죄송하다"고 고개를 숙이며 재발 방지를 약속했다.

이재근 KB국민은행장은 증권대행부 소속 직원들이 127억원 규모의 부당이득을 취득한 혐의에 대해 "관련 조사가 진행 중이니 명확하게 진실 규명이 될 수 있도록 적극 협조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아직 수사 중인 단계로 몇 명이 연루됐는지 확인이 필요하다”라고 덧붙였다.

예경탁 BNK경남은행장은 562억원 규모의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횡령 사고에 대해 “고객의 신뢰를 저버려서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이어 “금감원에서 진상 조사 중으로 조사 결과가 나오면 정리하겠다”며 “금감원의 은행 내부통제 혁신 방안들을 준수해 재발 방지를 위한 여러 가지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예경탁 은행장은 CEO 책임론에 대해선 “사고 발생 떠나 현직 은행장이기에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고 있고 잘못한 부분이 있다면 책임지겠다”라고 밝혔다.

황병우 DGB대구은행장도 직원 수십명이 고객 몰래 문서를 위조해 1000여개의 증권계좌를 임의개설한 사실과 관련해 “고객들과 금융당국에 진심으로 죄송하다”며 머리를 숙였다. 황 은행장은 “원인 규명을 철저히 해서 앞으로 유사한 사태가 발생하지 않도록 철저히 대응하겠다”면서 “이번 사건을 계기로 DGB대구은행이 금융권에서 가장 모범적이고 선진적인 내부통제 시스템을 만들겠다”라고 강조했다.

한편 금감원은 이날 은행장이 직접 내부통제 전반을 점검해 그 결과를 금감원에 제출하도록 했다. 또 사고발생 시 지위 고하를 막론하고 법규에 따라 엄중히 처벌하겠다고 강조했다. 내부통제 부실이 드러날 경우 CEO 제재를 염두에 둔 조치라는 분석이다.

이준수 금감원 부원장은 "신뢰가 생명인 은행권에서 중대 금융사고가 발생하고 있어 해당 은행은 물론 전체 은행권의 신뢰를 떨어뜨리고 있다"며 "은행장이 직접 주관해 사고 예방을 위한 내부통제가 은행 전사적으로 실효성 있게 작동하고 있는지 등을 종합 점검하고 점검결과를 금감원에 제출해 달라"고 말했다.

이어 "지난해 11월 발표한 내부통제 혁신방안이 차질 없이 이행되고 있는지 점검해 미흡한 부분은 신속히 개선‧보완해 달라"고 당부했다. 

이 부원장은 “자체 점검이 형식적으로 이루어져 사고를 조기에 인지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고 지적하면서 “점검이 독립적·객관적으로 실효성 있게 이루어지도록 조치해 달라”고 당부했다.

금감원은 이번 주 중 각 은행에 공문을 보내고 이달 31일까지 은행장 확인 서명이 담긴 자체 점검 결과 보고서를 제출토록 할 예정이다. 금감원은 자체 점검 결과를 재점검하고 미흡한 점은 신속히 개선 및 보완 지도할 계획이다.

이 부원장은 "내부통제나 사고예방 장치가 아무리 잘 마련되어 있어도 임직원의 인식과 유인체계가 뒷받침되지 않으면 내부통제가 제대로 작동하기 어렵다"며 "실적위주의 성과지표(KPI) 개선, 위법ㆍ부당사항에 대한 관용없는 조치 등 준법경영 문화 정착을 위한 자체 유인체계 마련에 각별히 노력해달라"고 당부했다.

이 부원장은 사고에 책임이 있는 은행 임직원은 지위고하 없이 관련법규에 따라 엄중 조치하겠다는 점도 강조했다.

사고 예방을 위한 감독‧검사 기능을 강화하겠다 방침도 언급했다.

이 부원장은 "금감원 정기검사시 본점 및 영업점 현물(시재) 검사를 확대해 사고 예방 및 내부통제에 대한 경각심을 제고하고, 사고 예방을 위한 은행 자체점검이 보다 실효성 있게 이루어질 수 있도록 교차검증을 실시하겠다"고 말했다.

또 은행이 사고를 인지하는 즉시 신속하게  금감원에 보고해 추가피해를 줄일 수 있도록 금융사고 보고체계도 강화해 나갈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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