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이후 개인투자자 2만7187명, 1조478억원 투자
LTV 60% 건물이 20% 하락시 공모펀드 50% 손실
윤창현 의원 "리파이낸싱 펀드 도입 등 대책 마련 서둘러야"

[일요경제 김사선 기자] 1조원대 해외부동산 공모펀드 수익률이 급감해 제2의 펀드사태 조짐이 보이고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제2의 펀드사태로 확대되지 않도록 리파이낸싱 펀드를 도입해 개인투자자 손실을 예방하는 등 대책마련을 서둘러야 한다는 지적이다.

5일 윤창현 국민의힘 의원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해외부동산 공모펀드 판매현황 자료에 따르면 2018년 이후 일반 개인투자자에게 판매된 14개 해외부동산 공모펀드의 판매액은 1조478억원, 수익자 수는 총 2만7187명이다.

1순위 채권자는 현지 은행이며 국내 펀드는 2순위 채권자다. 주택담보대출비율(LTV) 60% 건물이 20% 하락하면 공모펀드는 50% 손실을 볼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자료=윤창현 의원실)
(자료=윤창현 의원실)

해외 부동산 오피스 매매가격이 하락추세를 보이며 상업용 부동산시장에 대한 우려가 현실화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는 전 세계적으로 중앙은행의 기준금리 인상 기조에 따른 배당수익률 감소(비용 증가)와 코로나19 이후 재택 혼합 근무 증가에 따른 오피스 임대 수요 감소(수익 감소)영향 때문이다. 

실제로 2022년 1분기 이후 유럽 역세권 건물은 25% 넘게 하락했다. 유럽 상업용 부동산 거래량도 60% 감소했다.

뉴욕 맨하탄 오피스 공실률은 재택근무 영향으로 2019년말 13% 수준에서 19,9%로 급증했다. 시장침체로 거래규모와 거래가격도 급감했다.거래 평균가격은 2021년말 평방 피트당 1000달러 수준이었던 거래평균가격도 2023년 1분기에는 778억원으로 하락했다. 금리인상, 비우량자산에 대한 투자 수요 부족 외에도 트로피급 자산의 거래가 거의 없었던 것이 평균 가격 하락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판매사별로는 한국투자증권이 5087억원으로 가장 많이 판매했다. KB국민은행(2799억원), 하나증권(911억원)이 그 뒤를 이었다.

자산운용사는 한국투자리얼에셋운용이 4963억원우로 가장 많이 판매했다. 이어 이지스자산운용(4737억원)과 미래에셋자산운용(926억원) 순이다.

윤창현 의원은 “해외 부동산의 1순위 채권자는 은행이며 국내 공모펀드는 후순위 채권자”라며 “제2의 펀드사태로 확대되지 않도록 리파이낸싱 펀드를 도입하는 등 대책 마련을 서둘러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기관 투자자 중심의 사모 펀드의 경우, 기관 투자자들의 추가 자본 출자로 리파이낸싱 또는 대출 만기 연장이 가능하지만 다수 개인 투자자들로 모집된 공모 펀드는 대출만기 연장 리파이낸싱을 위한 추가 자본 출자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해외 부동산 공모펀드 대환 대출을 투자대상으로 하는 리파이낸싱 펀드를 조성함으로써 개인 투자자들의 대규모 손실을 예방해야 한다는 게 윤 의원의 설명이다.

윤 의원은 “리파이낸싱 펀드를 활용해 부동산 시장이 정상화될 때까지 시간을 확보할 수 있다”며 “개인투자자의 투자금 회수뿐만 아니라 환헷지 은행의 손실 예방 효과도 기대해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조사 대상은 시중은행 5개사(국민, 신한, 하나, 우리, 농협)와 지방은행 4개사(대구, 부산, 경남, 전북)와 자산 상위 20개사 증권사(키움, 한국투자, 삼성, 미래에셋, 메리츠, NH투자, KB, 신한투자, 하나, 유진, DB금융, 대신, 신영, 유안타, 이베스트투자, IBK투자, 현대차, 하이투자, 교보, 한화투자증권)다. 공모 부동산 라이센스를 보유하고 있는 운용사 전체도 조사 대상에 포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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