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비 및 부스 설치도 부실했던 것으로 드러나...피해기업, aT 배상안 만족 못해
서삼석 의원 “ 배상안 마련 시 피해기업의 의견 청취하여 반영해야 ”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본사 전경. (사진=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본사 전경. (사진=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일요경제 김사선 기자] 세계 최대 독일 쾰른 국제 식품 박람회(이하 ‘아누가 박람회’)에 참여한 국내 기업들이 통관 실수로 제품을 받지 못하는 사고가 발생했지만,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이하 ‘aT’)가 제시한 배상액 규모가 낮아 피해기업들의 기대를 만족시키지 못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23일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더불어민주당 서삼석 국회의원(영암·무안·신안)이 aT로부터 제출받은 ‘미수령 기업에 대한 손해배상 계획’ 자료를 분석한 결과, 피해기업 12개의 배상액은 기업당 113만원에 불과한 것으로 파악됐다.

aT는 박람회에서 한국관을 운영하기 위해 지난해 12월 76개의 기업을 모집했지만 12개 기업의 제품이 독일 통관에 걸려 행사 시작 때까지도 전시되지 못했다. 결국 통관 절차는 박람회 기간 5일 중 3일째 오후에 마무리되어, 4일째 오후에서야 물품이 기업에 전달됐다. 이에 따라 피해기업이 실질적으로 상품을 활용한 것은 마지막 날뿐이었다.

이에 지난 11일과 18일, 서삼석 의원은 국정감사에서 제품 미수령 사고에 대해, 농림축산식품부와 aT에 피해기업이 만족할만한 배상안 마련을 요구했다.

그러나 aT가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피해 기업들에 대한 배상책정액은 1365만원으로, 이는 제품 통관에 소요된 비용만 산정한 결과이다.

이에 서삼석 의원실에서 피해기업 12곳 중 5곳에 배상안 수준에 대해 문의한 결과, “제품을 활용하여 전시를 진행할 수 있었던 기간은 마지막 날뿐”이라며, “전시를 못한 것이니 물품비용뿐 아니라 교통비·숙박비 등 체재비 일체를 배상해야 한다”라고 공통적인 입장을 밝혔다.

또한 피해기업 12개 중 11개는 중소기업으로 배상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을 경우 경영상 피해가 클 것으로 예상된다.

(자료=서삼석 의원실)
(자료=서삼석 의원실)

일부 피해기업은 “전시회 특성상 1~2일째에 바이어가 가장 많이 방문하는데, 제품 미수령으로 텅빈 부스를 운영함에 따라 브랜드 이미지가 실추됐다”라며, “2일째에 핸드캐리를 통해 제품을 받긴 했지만, 시음하기에는 불가능하여 실질적으로 참가업무를 진행하지 못했다”며 당시 참담한 상황을 설명했다.

독일 현지 박람회 부스 운영도 미흡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자료=서삼석 의원실)
(자료=서삼석 의원실)

aT는 독일 박람회의 장치·디자인·비품 등에 대한 유지보수 및 철거를 위해 A 기업과 용역을 진행했다. 그러나 피해기업에 따르면 박람회 당시 필요한 정수기·콘센트 등도 확보되지 않았고 일부 부스는 손상되어 참가 업체가 사고의 위험에 노출되어 있던 것으로 드러났다.

서삼석 국회의원은 “aT가 마련한 배상안은 피해자의 의견도 묻지 않고 가해자가 결정한 격이다”며 “농식품부와 aT는 진심어린 사과와 피해기업의 의견을 청취하여 합당한 배상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aT는 추후 세계 박람회 참여에 따른 용역을 진행할 경우 정확한 검증으로 K-푸드의 명성을 실추하는 사태가 없어야 한다”라고 당부했다.

저작권자 © 일요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