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소영 위원장 포함 위원 7명…법률학계·언론·산업 등 다양한 분야 전문가
“매출 보다 준법과 윤리경영 등 사회적 가치 경영 기본 원칙으로 제안”

(사진-카카오)
(사진-카카오)

[일요경제 민다예 기자] 카카오 공동체 전체의 준법·윤리경영을 감시할 외부 기구인 ‘준법과 신뢰 위원회(이하 준법위원회)’가 단순 자문기구를 넘어 직접 조사 실시권 등 강력한 제재 권한까지 갖게 된다. 다양한 분야의 외부 전문가가 참여하는 위원회 구성도 마무리됐다.

15일 카카오에 따르면 외부 독립기구로 설립되는 준법위원회는 단순 자문기구가 아닌 준법감시 및 내부통제 체계를 일신할 수 있도록 카카오 전체 공동체에 대한 강력한 통제권·제재권을 갖는 조직으로 활동하게 된다.

구체적으로 보면 준법의무 위반 리스크 등이 확인된 경우 △관계사에 대한 내부조사 요구권 △위원회의 직접 조사 실시권 △핵심 의사 결정 조직에 대한 긴급 중단 요구권 등 실효적이고 직접적인 제재 권한까지 갖는다. 이 같은 강력한 권한의 법적 근거를 마련하기 위해 관계사와 협약을 체결하고 각사의 이사회 결의를 거친 후 위원회 활동을 시작한다.

준법위원회는 활동은 현재 제기되고 있는 다양한 논란에 대한 검토부터 시작한다. 규제기관과 언론에서 제기되는 여러 혐의들을 면밀히 검토해 재발방지 대책과 피해자 등 보호 대책을 마련할 예정이다. 보다 근본적으로 카카오 관계사의 비즈니스를 분석해 서비스 이용자와 이해관계자 등과의 관계에서 문제 될 수 있는 준법·신뢰 리스크를 검토하고, 이를 줄이고 상생하기 위한 준법 시스템을 마련할 계획이다.

준법위원회의 활동을 실질적으로 지원할 실무기구인 사무국도 설립한다. 각 관계사의 법무·준법·감사 조직과의 긴밀한 소통을 진행해 준법문화와 신뢰경영원칙이 회사에 뿌리내릴 수 있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또 준법위원회의 별도 웹사이트 등을 통해 활동 내역을 지속적으로 공개해 활동의 투명성을 확보해 나갈 방침이다.

준법위원회의 1기 위원 명단도 이날 공개됐다. 카카오 창업자인 김범수 미래이니셔티브센터장으로부터 전권을 위임받고 위원장직을 수락한, 김소영 위원장(전 대법관)이 직접 인선 작업에 참여했다.

위원회 신뢰도 제고를 위해 △법률·시민사회 △학계 △언론 △산업 △인권 △경영 등 각 영역을 대표할 수 있는 전문가로 구성했다. 다양한 영역에서의 사회의 목소리를 활발히 전달할 인물들로 구성하는 동시에, 객관성 확보를 위해 외부위원은 카카오와 직접적 관련이 없으면서도 벤처 IT업계에 관심을 가진 위원들을 선임했다는 것이 카카오 측 설명이다.

선임된 준법위원회 위원은 △김용진 착한경영연구소 소장 △안수현 한국외국어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유병준 서울대 경영대 교수 △이영주 경기도사회적경제원 이사장(전 검사장) △이지운 서울신문 전략기획실장 △김정호 카카오 경영지원총괄 등 총 6명이다.

산업계를 대표하는 위원으로 선정된 김용진 착한경영연구소 대표는 인터넷 벤처 기업인 프리챌을 공동 창업한 인물이다. 그는 동화자연마루, 에스엘미러텍, 디와이 등 중소·중견 기업의 대표를 맡아 조직문화와 일하는 방식의 변화를 주도하기도 했다. 현재 착한경영연구소에서 다수의 기업과 비영리 조직들 대상으로 조직 진단, 변화관리 컨설팅 전문가로 활동하고 있다.

학계에선 안수현 한국외국어대 법전원 교수와 유병준 서울대 경영학과 교수를 선정했다. 안 교수는 한국은행법학회장과 한국경제법학회장으로 활동하며 금융·기업·상사 영역에서 높은 전문성을 가진 법학자다. 금융위원회와 공정거래위원회 등에서 각종 자문위원과 심의위원을 역임해 금융업계 실무에 대한 이해도가 매우 높다. 카카오 공동체의 다수 금융 기업들에 대한 준법경영 조언을 할 적임자로 판단했다.

한국벤처창업학회 회장을 역임한 유병준 교수는 벤처경영과 혁신투자 영역에서 최고의 전문가로 인정받아온 정보시스템 학자다. 홍콩 과학기술대 교수도 역임해 국제 감각이 뛰어난 인사로 관련 분야에서 두터운 신임을 받고 있다. 카카오가 초창기의 빠른 혁신과 젊은 도전 정신을 되찾아 사회에 더 많이 기여할 수 있도록 조언해 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법률·시민사회 분야에서 선정된 이영주 경기도사회적경제원 이사장은 검찰 출신으로 춘천지검장, 사법연수원 부원장을 역임한 검찰 내 ‘여성 2호 검사장’으로 화제를 모았던 인물이다. 검찰 퇴직 후 서울대 인권센터 인권상담소장직을 수행하며 여러 인권 문제들을 처리해 사회적 소수자·약자를 보호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는 인사로 평가받고 있다. 검찰 출신 법률전문가로서의 카카오에 준법정신, 인권의식, 약자보호의 가치를 이식해 줄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언론 분야로는 이지운 서울신문 전략기획실장(전 편집국장)이 선임됐다. 사회적 현안을 직접 목도하고 비판적 기사를 작성하는 언론인으로서의 역할을 수행해 왔다. 언론계 중진으로서 언론인 특유의 날카로운 시각으로 카카오의 현주소를 비판하고 개선방향에 대한 통찰력을 보여줄 것으로 기대된다.

사내위원은 카카오 CA협의체의 김정호 경영지원총괄이 맡는다. 네이버 공동창업자인 김 총괄은 네이버와 한게임의 합병을 이끌어내는 등 벤처와 IT업계에 대한 많은 경험과 깊은 통찰력을 갖추고 있다. 2012년부터는 사회적 기업 베어베터를 설립해 발달장애인의 성장과 고용을 돕고 있다.

최근에는 김범수 카카오 창업자가 설립한 재단법인 브라이언임팩트의 이사장을 맡는 등 사회적 책임과 공헌에 많은 관심을 기울여왔다. 지난 9월부터는 카카오 공동체의 인사, 감사, 경영지원 등의 업무를 담당하는 경영지원 총괄 역할을 맡고 있다. 앞으로 사내위원으로서 카카오와 위원회 사이 가교 역할을 수행할 예정이다.

김소영 위원장은 “우리나라의 벤처 산업을 일군 대표적 IT기업인 카카오가 지금은 여러 의혹들 때문에 사회적 비난에 직면한 만큼 책임 있는 기업으로의 재탄생이 필요한 시점”이라며 “숫자로 드러나는 매출 등 경영지표보다, 준법과 상생 등 사회적 가치를 실현하는 윤리경영의 성과가 카카오 공동체의 경영 기본 원칙으로 작동할 수 있게 제안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국민 실생활 다방면에 녹아든 카카오 공동체가 다시 국민의 신뢰와 인정을 받는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많은 관심을 부탁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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