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내외 불확실한 환경 속 '안정vs쇄신' 기조 주목

(왼쪽부터)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사진-각 사)
(왼쪽부터)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사진-각 사)

[일요경제 민다예 기자] 현대자동차그룹을 시작으로 국내 주요 그룹 연말 임원 인사 시즌이 다가왔다. 주요그룹은 글로벌 경영환경이 급변,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안정적인 조직운영을 바탕으로 미래 먹거리 확보를 위한 인적 쇄신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20일 재계에 따르면 이달 말과 다음달 초·중순 사이 주요 그룹사의 연말인사가 진행될 예정이다.

앞서 17일 현대차그룹은 현대모비스 대표에 이규석 현대차·기아 구매본부장 부사장, 현대제철 대표에 서강현 현대차 기획재경본부장 부사장을 각각 사장으로 승진 선임했다. 이어 다음달 임원 인사를 단행한다.

LG그룹, 4대 그룹 중 가장 빨리 인사 단행...LG화학 부회장단 변화에 관심 높을 듯

통상적으로 LG그룹 등 4대그룹 가운데 가장 먼저 정기인사를 단행하는 LG의 경우 이르면 이번주 인사가 예정돼 있다. LG그룹은 권영수 LG에너지솔루션 부회장, 권봉석 ㈜LG 부회장, 신학철 LG화학 부회장 등 3인으로 구성된 부회장단의 변화가 관전 포인트다. 3명의 부회장단은 구광모 체제 정착에 기여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일각에서는 쇄신과 세대교체를 이유로 부회장 승진자가 나올 수 있다는 전망이 있다. 후보로는 전자 업황 불황에도 가전과 전장을 앞세워 실적 반등에 성공한 조주완 LG전자 사장과 계열사 가운데 가장 큰 폭의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는 정철동 LG이노텍 사장 등이 꼽힌다.

삼성, 다음달 초 인사이어 조직도 개편...실적 부진 부문 쇄신하는 인사 단행 예정

삼성전자는 다음달 초 사장단 인사와 임원 인사, 조직개편을 순차적으로 진행할 예정이다. 재계에서는 이재용 회장이 취임한 지 1년이 지난 만큼 올해 실적이 부진했던 부문들을 개편하는 쇄신형 인사가 나올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전자 인사 관전 포인트는 한종희 디바이스경험(DX) 부문 부회장과 경계현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장(사장)으로 구성되는 투톱 체제의 유지 여부다. 삼성전자는 2018년부터 김기남 부회장·김현석 사장·고동진 사장 등 3인 대표이사 체제를 유지했으나 지난해 기존 수뇌부를 전원 퇴진시키고 한종희·경계현 체제로 전환했다. 글로벌 소비 침체로 TV와 가전 실적이 부진한 가운데 한 부회장이 겸임한 영상디스플레이(VD)사업부장과 생활가전사업부장의 자리가 새로 채워질지도 관심사다.

SK그룹, 지난해 이어 올해도 대외리스크 대응위해 부회장급 다수 유임 전망

SK그룹은 지난해 인사에서 대외 리스크 대응을 위해 부회장 다수를 유임한 만큼 올해도 이 기조가 이어질지 관심이 모아진다. 장동현 SK 부회장, 김준 SK이노베이션 부회장, 조대식 SK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 박정호 하이닉스 부회장 등의 교체여부를 두고 다양한 관측이 제기된다.

최태원 SK 회장은 지난달 11일 SK 최고경영자 세미나에서 대외환경의 불확실성을 언급하며 위기의식을 드러내기도 했다. 최 회장은 “급격한 대내외 환경 변화로 빠르게, 확실히 변화하지 않으면 생존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그룹 핵심 사업군의 대외 환경이 녹록지 않은 점을 감안하면 최 회장이 쇄신 카드로 세대교체를 단행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롯데그룹, 신동빈 회장 장남 인사가 관심...유통분야로 옮겨 경영 폭 넓히게 되나

롯데그룹은 다음달에 정기 임원인사를 단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올해는 신동빈 회장의 장남인 신유열 롯데케미칼 상무의 인사에 관심이 집중된다. 그룹 안팎에서는 신 상무가 롯데의 모태인 유통군으로 이동해 경영 보폭을 넓힐 가능성도 나온다. 신 회장은 지난 9월 "아들이 여러 가지 공부를 하고 있다. 앞으로 유통을 포함해 국내외 사업 현장을 전반적으로 살펴볼 계획"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신 상무가 이번 인사 대상에 포함될 경우 롯데케미칼 내에서 승진하거나 유통 외 다른 분야 계열사 임원을 맡을 것이란 관측도 나오고 있다.

한화그룹, 지난달 인사단행...재계 "주요그룹 이번 인사 포인트는 미래 경쟁력 강화"

앞서 한화그룹은 지난달 초 일찌감치 인사를 단행했다. 미래 사업 강화에 초점을 맞춰 성장 가능성 높은 인력을 대거 발탁했다. 한화솔루션의 경우 1980년대생 4명이 임원으로 승진하기도 했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삼남인 김동선 한화갤러리아 전략본부장은 전무에서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재계 관계자는 “내년도 역시 대내외적 불확실성이 커 안정이 필요하다는 의견과 미래 먹거리를 위한 쇄신과 세대교체가 필요하다는 관측이 나뉘고 있다”며 “전체적으로 안정적인 조직 체계를 유지하면서도 성과주의 기조 속에서 미래 경쟁력 강화를 꾀하는 게 이번 재계 인사의 포인트”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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