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분기 주담대 17조↑...가계신용 1875조, 3개월 만에 14.3조원↑
가계부채 급증에 부실화 우려 커져...연체자 연체율 늘어

시중은행 창구. (사진=연합뉴스)
시중은행 창구. (사진=연합뉴스)

[일요경제 김사선 기자] 우리나라 가계 빚이 1875조원을 넘어서며 사상 최대치를 경신했다. 가계부채가 증가하면서 부실화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한국은행이 21일 발표한 ‘2023년 3분기 가계신용(잠정)’에 따르면 올 3분기(6월말) 현재 가계신용(가계대출+판매신용) 잔액은 1875조6000원으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이는 직전 분기 대비 14조3000억원 늘어나 2분기 연속 증가한 것이며, 지난해 2분기(1868조4000억원) 이후 5분기 만에 또다시 사상 최대치를 넘어선 것이다.

가계신용은 일반 가정이 은행 등 금융회사에서 대출받은 가계대출과 신용카드 등을 이용해 외상으로 물품을 구입한 대금인 판매신용을 합한 금액을 말한다. 

가계신용에서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가계대출 잔액은 올 3분기 현재 1759조1000억원으로 직전 분기보다 11조7000억원늘어 2분기 연속 증가하며 사상 최대치를 나타냈다. 전년 같은 기간 대비로는 잔액이 2조3000억원 늘어 4분기 만에 다시 증가로 돌아섰다.

특히 가계대출 가운데 주택담보대출(잔액 1049조1000억원)이 17조3000억원 급증하며 직전 분기에 이어 최대 잔액 기록을 또 경신했다. 증가 폭도 2분기(14조1000억원)보다 더 커졌다. 신용대출을 포함한 기타대출의 경우 710조원으로 전분기보다 5조5000억원 감소했다. 

대출취급 기관별로 보면 예금은행의 가계대출(주담대+기타대출) 증가폭은 주담대를 중심으로 확대(2분기 4조원→3분기 10조원)됐다. 주담대만 보면 2분기 5조8000억원, 3분기 11조5000억원 각각 늘었다. 앞서 1분기에는 2조1000억원 감소한 바 있다.

한국은행은 "3분기 신용대출 등 기타 대출의 감소세는 이어졌지만, 주택 경기 회복과 함께 주택담보대출이 늘고 판매신용도 세 분기 만에 증가세로 전환되면서 전체 가계 신용 규모가 커졌다"고 설명했다.

상호저축은행 등 비은행예금취급기관의 가계대출 감소폭도 2분기 -7조원에서 3분기 -4조8000억원으로 축소했다. 반면 보험회사와 같은 기타금융기관 등의 가계대출 증가액은 2분기 11조7000억원에서 3분기 6조5000억원으로 감소했다. 

판매신용 잔액은 여행 수요 증가 등에 힘입어 신용카드 이용이 확대되면서 올 3분기 현재 116조6000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직전 분기 대비 2조6000억원 늘어난 것이며, 3분기 만에 증가로 돌아선 것이다.

고금리가 지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가계 빚이 급격히 늘어나면서 차주들의 이자 부담이 커지는 만큼 부실 리스크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연체율은 꾸준히 오름세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국내은행 원화 대출 연체율은 올해 8월 말 기준 0.43%로 집계됐다. 작년 동월(0.24%) 대비 0.19%p 오른 수준으로 전월(0.39%) 대비 0.04%p 늘었다. 은행 대출 연체율이 0.43%을 기록한 것은 2020년 2월 이후 3년 6개월 만이다.

가계빚을 갚지 못하는 연체자도 늘고 있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유동수 의원에 따르면 올해 9월 말 기준 금융권의 연체자는 59만5676명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1년 전인 50만3175명과 비교하면 18.4%나 급증했다.

이처럼 가계부채가 과도하게 늘어나면서 경기가 침체할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다.

한국은행은 '가계신용 누증 리스크 분석과 정책 시사점' 보고서를 통해 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3년 누적)이 1%포인트(p) 오르면 4~5년 시차를 두고 GDP 성장률(3년 누적)은 0.25~0.28%p 낮아진다.

한은은 "가계빚이 계속 누적될 경우 3~5년 시차를 두고 연간 GDP 성장률이 마이너스인 경기 침체가 발생할 가능성이 커진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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