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스타서 다양한 장르 신작 공개
MMORPG 벗어나 장르·플랫폼 다변화 특징

16일 부산 벡스코(BEXCO)에서 개막한 게임 전시회 지스타(G-STAR) 2023에 참석한 관계자들이 개막식에서 인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16일 부산 벡스코(BEXCO)에서 개막한 게임 전시회 지스타(G-STAR) 2023에 참석한 관계자들이 개막식에서 인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일요경제 민다예 기자] 국내 최대 게임전시회 '지스타2023'이 나흘간의 대장정을 마무리한 가운데 내년도 게임업계 장르 다변화에 대한 의지가 돋보였다.

모바일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가 주류를 형성했던 과거와 달리 멀티플랫폼을 기반으로 다양한 장르를 선보이는 게임사들이 늘면서 최근 불황을 겪고 있는 게임업계의 실적 반등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그동안 MMORPG형 게임에서 주력 매출원으로 여겨졌던 확률형 아이템 위주 비즈니스모델(BM)에서 벗어나 새롭게 설계된 수익모델을 통해 글로벌 시장과 내수 시장 두 마리 토끼 잡기에 나서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21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지스타에서 미리 본 내년도 게임 트렌드는 ‘장르 다양화’에 방점이 찍힌다. 특히 탈(脫) MMORPG 기조가 눈에 띈다. 최근 다양한 장르와 플랫폼을 활용한 게임이 흥행 궤도에 오르면서 다수 게임사가 실적 개선에 성공한 점이 흐름을 이끈 것으로 풀이된다.

8년 만에 지스타를 찾은 엔씨소프트는 ‘탈 리니지’에 대한 의지를 드러냈다.

슈팅 게임 ‘LLL’, 난투형 대전 액션 ‘배틀크러쉬’, 수집형 역할수행게임(RPG) ‘프로젝트 BSS’ 등을 시연하며 도전에 나선 것이다. 리니지 매출 감소로 실적 악화에 빠진 엔씨소프트가 띄운 승부수다.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 역시 변화 의지를 강조했다. 김 대표는 "서브컬쳐 장르라든가 그간 소외된 장르가 메인 장르로 바뀌는 걸 많이 보고 있고 개발도 변화에 맞추고 새로운 분야를 선도하기 위해 노력 중"이라고 언급했다.

김 대표는 "게임산업이 많이 발전하고 있는데 엔씨가 할 수 있는 역할과 장르를 찾아내려 노력 중"이라며 "(LLL의 경우) 올해는 콘솔 시장을 중심으로 MMORPG가 아닌 MMO 슈팅 장르에서도 다른 모습을 보여주려고 노력하고 있다"며 "BSS나 배틀크러쉬를 통해서도 무겁지 않도록 캐주얼하게 고객들을 만나려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저희들이 MMORPG가 아닌 새로 도전하는 장르들로 플레이어들을 만나러 왔는데, 그간 노력들에 어떻게 반응할지 무척이나 궁금하다"고 말했다.

내년에 출시를 앞둔 신작들은 그간 대표 지식재산권(IP) '리니지' 시리즈와 같이 주력하던 MMORPG에서 벗어나 슈팅, 난투형 대전액션, 수집형 역할수행게임(RPG) 등 다양한 장르의 게임을 마련한 것이 특징이다. 플랫폼도 모바일부터 PC 및 콘솔(닌텐도 스위치)까지 다양해졌다.

1인칭 슈팅 게임 ‘배틀그라운드’로 유명한 크래프톤은 PC용 인생 시뮬레이션 게임 ‘인조이’를 선보였다. 이용자가 게임 속 신이 돼 모든 것을 원하는 대로 변화시키고, 다양한 삶 속에서 새로운 이야기를 경험할 수 있는 색다른 게임이다. 크래프톤 주력 게임인 ‘배틀그라운드’와는 전혀 다른 분위기의 게임으로 장르 개척에 대한 의지가 드러났다.

위메이드는 내년 공개 예정인 MMORPG ‘레전드 오브 이미르’와 더불어 모바일 야구게임 ‘판타스틱 4 베이스볼’을 지스타에서 소개했다. 세계 주요 프로야구 리그에 소속된 최고 선수들이 등장하며, 고품질 실사형 그래픽으로 선수들의 얼굴과 체형, 몸짓까지 사실적으로 구현했다. 실감나고 박진감 넘치는 플레이가 가능하도록 실제 구장의 현장감도 충실히 재현했다.

그동안 하위 문화로 여겨졌던 ‘서브컬쳐’가 이제 주류로 올라섰다는 점도 눈 여겨볼 만 하다.

서브컬쳐 게임은 일본 애니메이션풍의 소녀 캐릭터를 강점으로 살린 장르로, 지스타는 올해 부대행사로 ‘서브컬처 게임 페스티벌’을 처음 열었다.

넷마블은 서브컬쳐 기반 수집형 RPG ‘데미스 리본’를 지스타에서 처음 공개했다. 모바일과 PC 등 크로스플랫폼을 지원하며, 3D 카툰 렌더링을 통해 캐릭터 요소를 강조한 것이 특징이다.

지스타 메인스폰서로 참가하는 위메이드의 계열사 위메이드커넥트도 서브컬쳐 신작 ‘로스트 소드'를 선보였다. 이 외에도 드래곤플라이가 신작 수집형 RPG '아도르: 수호의 여신’을 공개하며, 중국 게임사들도 서브컬처 신작으로 지스타를 찾는다.

안재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게임 시장의 성장을 위해서는 장르의 다변화, 콘솔 시장과 같은 플랫폼의 확장, 글로벌 시장 공략 등 변화가 필요하다"며 "대규모 매출 창출이 가능한 대작 개발의 경우 많이 시간이 드는데 하나둘 공개될 내년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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