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학 사업 김교현 부회장 용퇴...새 화학군 총괄 대표에 이훈기 사장 선임
식품군 총괄 대표 이영구 사장 부회장으로 승진
롯데 3세 신유열, 경영전면에...글로벌ㆍ신사업 전담

(사진 좌측부터 시계방향) 이영구 롯데 식품군 총괄대표 부회장, 이훈기 롯데 화학군 총괄대표 사장, 장재훈 롯데물산(주) 대표이사 부사장, 박익진 롯데쇼핑(주) e커머스사업부 대표 부사장, 노준형 롯데지주(주) ESG 경영혁신실장 부사장, 신유열 롯데지주(주) 미래성장실장 兼 롯데바이오로직스(주) 글로벌전략실장 전무. (사진=롯데지주)
(사진 좌측부터 시계방향) 이영구 롯데 식품군 총괄대표 부회장, 이훈기 롯데 화학군 총괄대표 사장, 장재훈 롯데물산(주) 대표이사 부사장, 박익진 롯데쇼핑(주) e커머스사업부 대표 부사장, 노준형 롯데지주(주) ESG 경영혁신실장 부사장, 신유열 롯데지주(주) 미래성장실장 兼 롯데바이오로직스(주) 글로벌전략실장 전무. (사진=롯데지주)

[일요경제 민다예 기자] 롯데그룹이 김교현 화학군 총괄대표 부회장을 비롯해 계열사 최고경영자(CEO) 14명을 교체하는 대대적인 물갈이 인사를 단행했다.

롯데그룹은 6일 롯데지주를 포함해 38개 계열사 이사회를 열고 각 사별로 2024년 정기 임원인사를 단행했다고 밝혔다. 

이번 롯데그룹의 임원인사는 △혁신 지속을 위한 젊은 리더십 전진 배치 △핵심사업 포트폴리오 고도화 위한 핵심 인재 재배치 △외부 전문가 영입 확대 △글로벌 역량 및 여성 리더십 강화 등에 초점을 맞췄다. 그 결과 전체 임원 규모의 변화는 크지 않으나 지난해 대비 주요 경영진이 대폭 교체됐다.

롯데그룹은 "대내외 경영환경의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미래 경쟁력을 확보하고 지속 가능한 성장 전략을 강화하기 위한 차원에서 임원인사를 준비했다"고 설명했다.

먼저, 롯데그룹은 화학 사업을 5년간 이끌었던 김교현 부회장이 용퇴하면서 새 화학군 총괄 대표로 이훈기 롯데지주 ESG경영혁신실장을 선임했다. 이 사장은 1990년 그룹 기획조정실로 입사해 2010년 롯데케미칼 기획부문장, 2019년 롯데렌탈 대표 등을 지냈다. 2020년부터는 롯데지주 ESG경영혁신실장으로서 인수합병(M&A)과 미래 신사업 발굴 등을 총괄했다.

식품군 총괄 대표 이영구 사장은 부회장으로 승진한다. 롯데제과와 롯데푸드의 합병, 식품군 포트폴리오 개선, 글로벌 사업 확대, 미래 먹거리 발굴을 통한 신성자 동력 확보 등을 총괄 지휘하며 안정적인 흑자 수익구조를 만들어 낸 성과를 인정받았다고 롯데그룹은 설명했다.

이번 인사에서 60대 롯데 계열사 대표이사 8명이 퇴진시키고 젊은 인재들을 발탁했다. 롯데헬스케어 대표이사로 우웅조 상무를 선임하면서 이원직 롯데바이오로직스 대표와 정현석 에프알엘코리아 대표를 포함해 40대 대표이사가 3명으로 늘었다.

또 고수찬 롯데지주 경영개선실장 부사장, 고정욱 롯데지주 재무혁신실장 부사장, 정준호 롯데백화점 부사장 등 총 3명이 사장으로 승진했다. 최근 3년 내 사장 승진 중 가장 큰 규모로, 사장 직급도 지난해 대비 평균 5세 젊어졌다.

고수찬 사장은 롯데지주 경영개선실장으로서 롯데그룹 전 계열사에 대한 경영 진단과 업무 시스템 개선을 주도해왔다. 고정욱 사장은 지난해 재무전략 태스크포스(TF)를 꾸려 계열사 재무 지표를 개선하고 롯데건설의 우발채무(PF)에 따른 유동성 위기를 조기 진화한 공로를 인정받았다. 정준호 사장도 경기침체로 인한 소비심리 악화에도 롯데백화점만의 고급화 전략으로 실적 개선을 주도했다.

롯데는 이번 인사에서 기존 사업 경쟁력 강화와 해외사업 확대를 위해 글로벌 경쟁력을 보유한 각 사업군의 외부전문가를 영입했다. 롯데물산 대표에 장재훈 JLL(존스랑라살) 코리아 대표, 롯데e커머스 대표에 박익진 어피니티에쿼티파트너스 글로벌 오퍼레이션그룹 총괄헤드, 롯데AMC 대표에 김소연 HL리츠운용 대표를 내정했다. 롯데글로벌로지스 대표도 외부 물류 전문가를 영입해 선임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신임 롯데물산 대표이사로 내정된 장재훈 부사장은 글로벌 자산관리 종합서비스 기업 JLL 코리아 현 대표이사로서, 23년간 부동산 관련 업무를 폭넓게 수행한 명실공히 부동산 자산관리 전문가이다. 장 부사장은 전문성을 바탕으로, 롯데물산을 글로벌 종합 부동산 회사로 전환시킬 것으로 기대된다.

신임 롯데e커머스 대표로 내정된 박익진 부사장은 커머스플랫폼 기업 관리 및 마케팅, 상품, 신사업 등 다방면의 컨설팅 경험을 보유하고 있으며, 롯데e커머스의 턴어라운드와 오카도(OCADO) 시스템과의 시너지 창출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롯데는 지난 9월 신민욱 롯데GFR 대표이사 전무, 10월 이돈태 롯데지주 디자인전략센터장 사장을 영입해 올해 6명의 대표이사급 임원을 외부 전문가로 영입했다.

롯데는 이번 인사로 경영 역량과 전문성이 검증된 내부 전문가들을 그룹 내 전략적 재배치함으로써 기존 사업 경쟁력을 강화하는 한편, 신사업 추진 속도를 높여 나갈 방침이다. 이를 위해 롯데정보통신에서 신사업과 IT·DT사업을 주도한 노준형 대표를 신임 롯데지주 ESG경영혁신실장으로 내정했다.

노준형 실장은 롯데정보통신 대표이사로 재임 시 메타버스, 전기차 충전, UAM, 자율주행, NFT 등 다양한 분야로 사업을 확대했다. 롯데그룹의 비즈니스 전환을 주도해 온 만큼 그룹 포트폴리오의 전략적 완성을 기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디지털 역량이 기업의 핵심 경쟁력으로 떠오르는 시장 환경에서 롯데 또한 IT/DT 전략을 중심으로 미래 성장을 가속화하겠다는 강한 의지가 반영됐다.

또 롯데지주는 바이오, 헬스케어 등 신사업 관리와 제2의 성장 엔진 발굴에 나서기 위해 미래성장실을 신설해 글로벌 및 신사업을 전담하게 했다. 미래성장실은 신동빈 롯데 회장의 장남인 신유열 롯데케미칼 기초소재 전무가 맡는다. 신 전무는 롯데바이오로직스의 글로벌전략실장도 겸직한다.

롯데그룹 미래성장의 핵심인 바이오사업 경영에 직접 참여함으로써, 글로벌 CDMO기업으로의 성장을 성공적으로 이끌 계획이다. 신유열 전무는 2022년 롯데스트레티직인베스트먼트(LSI) 대표이사, 롯데파이낸셜 대표이사 등 투자 계열사 대표직을 역임하며 재무에 대한 전문성을 높여왔다. 뿐만 아니라 롯데케미칼 동경지사에서 새로운 사업기회를 발굴하는데 기여했다.

롯데는 이번 인사에서 김소연 롯데AMC 대표를 신규 등용해 여성 리더십 강화에도 나섰다. 박 신임 대표 선임에 따라 그룹 내 여성 대표이사는 기존 신민욱 롯데GFR 전무, 김혜주 롯데멤버스 전무 등을 포함해 세 명으로 늘었다. 2018년 첫 여성 CEO를 발탁한 이후 최대 규모다.

여성 임원의 규모도 확대된다. 전무 이상 고위임원 중 여성 비중은 지난해 7.4%에서 올해 9.8%로 늘었다. 또 5명의 여성 임원(상무보)을 상무로 승진시켜 조직 전면에 배치했다. 신규 여성 임원은 김지수 롯데백화점 상무보, 조윤주 롯데홈쇼핑 상무보, 김현령 호텔롯데 상무보, 오혜영 롯데정보통신 상무보 등 다양한 계열사에서 4명이 배출됐다. 이번 인사에 따라 여성 임원은 지난해 47명(7%)에서 올해 54명(8%)로 7명이 늘었다.

롯데그룹은 "앞으로도 롯데그룹은 여성임원 비율을 지속적으로 올리기 위해 여성인재 발굴 및 임원 육성에 더욱 박차를 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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