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직 개편 '속도'…윤송이·김택헌, 해외사업 집중
신사업 이어 자회사 정리…서비스 종료·감원 돌입

엔씨소프트 판교 R&D센터 전경(사진-엔씨소프트)
엔씨소프트 판교 R&D센터 전경(사진-엔씨소프트)

[일요경제 민다예 기자] 엔씨소프트가 최근 주력게임인 리니지 시리즈 부진 및 신작 흥행 실패에 따른 실적 악화로 고강도 구조조정에 돌입했다. 비주력 사업을 정리하고 조직개편을 통해 경영효율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8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엔씨소프트(이하 엔씨)가 10년 넘게 유지해온 가족경영 체제에 변화를 준다. 김택진 대표의 동생 김택헌 수석 부사장, 부인 윤송이 사장이 각각 맡고 있던 C레벨 직책을 내려놓고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다.

엔씨는 전사 직원 대상 공지를 통해 조직개편을 실시, 신규 Chief 체제를 도입한다고 밝혔다.

기존에 국내 게임 개발과 사업을 총괄했던 김택헌 CPO(최고퍼블리싱책임자) 산하 조직은 CBO(최고비즈니스책임자) 3인 체제 및 CBMO 체제로 개편됐다.

이로써 CBO는 리니지 IP(지식재산권) 전반을 담당하는 이성구 CBO I, 아이온2 개발을 총괄하는 백승욱 CBO II, TL(쓰론 앤 리버티) 등 신규 IP를 관리하는 최문영 CBO III 등으로 구성된다. 임원기 PCO(고객 커뮤니케이션 책임자)는 CBMO로 신규 선임됐다.

아울러 전사 통합조정기능을 확충해 전사적 의사결정 효율성을 강화했다. CEO(최고경영자) 직속으로 기획, 조정·글로벌·법률 기능을 확충한다.

또 전사 성과창출에 대한 지원 및 협업 역량 신장을 위해 COO(최고운영책임자), CTO(최고기술책임자), CFO(최고재무책임자) 기능을 재편한다. 구현범 COO, 심마로 CTO, 홍원준 CFO 등으로 구성된다.

윤송이 사장, 김택헌 부사장은 각각 CSO와 CPO 직책에서 사임하고 해외 사업에 집중한다. CSO 기능은 조직 체계 내에서 적절하게 나눠서 수행할 예정이다. 이로써 윤송이 사장은 엔씨웨스트홀딩스 대표·NC문화재단 이사장직을, 김택헌 부사장은 엔씨 아메리카 LLC 등 해외 법인 관리 업무에 전념한다.

이번 조직 개편은 지난해 말부터 시작된 경영 쇄신 일환으로 해석된다. 엔씨는 지난해 10월 조직·의사결정 체계 정비, 비용 절감, 신성장 역량 및 경쟁력 강화를 위해 변화경영위원회를 출범시켜 경영 효율화에 집중하고 있다. 지난달 금융AI 신사업 조직인 '금융비즈센터'를 해체한다고 공지했고, 최근에는 창사 이래 처음으로 법조계 출신 전문경영인인 박병무 VIG파트너스 대표를 공동대표로 영입해 체질 개선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달에는 자회사 엔트리브소프트 법인을 다음달 15일 자로 정리하기로 하고 소속 직원 70여명에게 권고사직을 통보했다. 엔트리브가 개발·운영하는 모바일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트릭스터M’, 야구게임 ‘프로야구H2·H3’도 서비스가 종료된다. 엔트리브는 2012년 엔씨소프트가 SK텔레콤으로부터 지분을 인수하면서 자회사로 편입됐지만 적자에 시달렸다.

엔씨 관계자는 "불확실한 경영 환경 대응을 위해 선택과 집중에 기반한 조직 개편을 진행했다"라며 "엔씨 구성원이 원 팀(One-Team)으로서 상호 협업 역량을 높여 경영 환경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응하고, 미래 성장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기 위함"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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