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슨, 실적은 호조…이용자 신뢰 회복 '총력'
넷마블, 신작 출시로 체질개선 속도
엔씨소프트, 조직 개편…가족경영 해체

왼쪽 사진부터 시계방향으로 엔씨소프트, 넷마블, 넥슨 (사진-각 사)
왼쪽 사진부터 시계방향으로 엔씨소프트, 넷마블, 넥슨 (사진-각 사)

[일요경제 민다예 기자] 국내 게임업계 ‘3N’으로 불리는 넥슨, 넷마블, 엔씨소프트 등이 모두 경영진을 교체하고 쇄신에 나섰다.

글로벌 경기 불황과 게임 시장 침체를 극복하기 위해 교체된 새 사령탑이 구원투수로 활약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15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넥슨코리아가 지난해 11월 강대현 최고운영책임자(COO)와 김정욱 최고커뮤니케이션책임자(CCO)를 신임 공동 대표로 승진 내정함에 따라 두 내정자는 오는 3월 이사회 등 관련 절차를 거쳐 공식 선임될 예정이다.

이정헌 넥슨코리아 대표는 넥슨 일본법인 대표로 자리를 옮긴다

이정헌 대표는 넥슨 일본법인과 한국법인 사업을 모두 살피며 기업 브랜드의 가치를 높이는데 주력할 것으로 예상된다. 김정욱 부사장과 강대현 부사장의 경우 각각 경영과 개발 및 사업 부문에 힘을 더할 전망이다.

강 내정자는 넥슨에서 라이브 프로젝트 성장을 지휘하는 동시에 AI(인공지능) 및 데이터 사이언스 개발 조직을 이끌었다는 점에서 차세대 리더로 꼽혔다.

그는 2004년 넥슨에 입사해 2005년 크레이지아케이드와 메이플스토리의 라이브개발팀 팀장을 거쳐 2011년 던전앤파이터 개발실 실장, 2014년 라이브본부 본부장을 지냈다. 특히 2017년부터 2020년 COO 선임 전까지는 넥슨코리아에서 AI(인공지능)와 데이터 사이언스 관련 신기술 개발 조직인 인텔리전스랩스를 총괄하는 본부장(부사장)을 역임했다.

김정욱 내정자는 중앙일보에서 재직한 언론인 출신으로 2013년 넥슨에 합류해 기업문화 및 대외업무 담당 전무, 커뮤니케이션 본부장 등을 거치며 넥슨의 대내외 커뮤니케이션 전반을 이끌어 왔다.

이번 개편으로 이정헌 대표를 중심으로 글로벌 진출에 속도를 내고, 강대현·김정욱 투톱체제로 신작 개발과 소통 강화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특히 넥슨은 최근 공정위 사안 이후 이용자와 소통을 강화하며 신뢰 회복에 주력하는 모습이다.

이정헌 대표는 확률형아이템 표시 논란 직후 사내 게시판을 통해 "변화를 시작해 넥슨을 성장시켜준 우리 사회의 눈높이에 맞추겠다. 더는 이용자 목소리에 둔감하지 않겠다"라며 변화를 예고하기도 했다.

넷마블은 신임 각자 대표에 경영기획 담당 임원인 김병규 부사장을 승진 내정했다. 김병규 각자 대표 내정자는 오는 3월 공식 선임 이후 권영식 사업총괄 사장과 함께 각자 대표로서의 역할을 수행하게 된다.

도기욱 전 대표는 각자 대표직을 내려놓고 CFO 직책에 집중할 예정이다.

김병규 내정자는 서울대학교 법학과를 나와 삼성물산을 거쳐 지난 2015년 넷마블에 합류해 전략기획, 법무, 정책, 해외 계열사 관리 등 회사 전반에 걸쳐 다양한 업무를 맡아온 ‘전략기획통’이다.

넷마블이 7분기 연속 지속된 적자로 체질개선이 시급한 가운데 적합한 인사라는 평가다.

넷마블은 “법무 뿐만 아니라 해외 계열사 관리와 전략 기획 등에도 전문성을 가진 40대 김병규 신임 각자 대표 내정자가 넷마블의 새로운 변화와 성장에 긍정적으로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엔씨소프트는 지난달 박병무 VIG파트너스 대표를 공동 대표 내정자로 영입했다. 엔씨는 1997년 창립 이후 줄곧 창업자인 김택진 단독대표 체제로 운영돼왔다. 지난해부터 리니지 IP 매출 감소로 실적 악화가 지속된 만큼 체질 개선 의지가 담긴 인사로 풀이된다.

박병무 후보자는 김·장 법률사무소 변호사를 시작으로 플레너스 엔터테인먼트((구)로커스홀딩스)대표, TPG Asia(뉴 브리지 캐피탈) 한국 대표 및 파트너, 하나로텔레콤 대표, VIG파트너스 대표를 역임했다. 기업 경영, 전략, 투자 관련한 경험과 식견을 갖춘 전문 경영인이다.

엔씨소프트는 “박병무 후보자의 역량과 전문성이 엔씨가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하는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엔씨는 10년 넘게 이어온 가족경영 체제에도 변화를 줬다.

C레벨직을 맡아온 김택진 대표의 배우자인 윤송이 사장과 동생인 김택헌 수석부사장을 핵심 개발자들로 대체했다. 이번 조직 개편으로 새로 임명된 최고사업책임자(CBO) 3인의 분야는 업무 효율성을 위해 IP(지식재산권)별로 나눴다.

CBO 3인으로는 '리니지' IP 전반을 담당하는 이성구 부사장, '아이온2' 개발을 총괄하고 있는 백승욱 상무, '쓰론 앤 리버티'(TL)를 비롯한 신규 지식재산(IP) 프로젝트를 관리하는 최문영 전무가 임명됐다. 이성구 CBO는 '리니지' IP를, 백승욱 CBO는 '아이온', '블레이드앤소울'을, 최문영 CBO는 'TL' 등 신규 게임을 나눠맡은 것으로 전해졌다.

엔씨 창립 이후 김택진 대표가 줄곧 대표직을 맡아 전권을 행사하고, 윤송이 사장과 김택헌 수석부사장은 국내 및 글로벌 사업을 주도하는 가족경영 체제가 이어져 왔는데, 이같은 체제가 종식되고 핵심 개발자 3인이 서로 경쟁하듯 게임 IP를 이끌어가는 구조로 재편된 것이다.

윤 사장은 엔씨웨스트홀딩스 대표 및 NC문화재단 이사장직을 유지하며 해외 사업 및 사회공헌 업무에 집중하고, 김 수석부사장은 엔씨아메리카·엔씨재팬·엔씨타이완 법인장으로서 해외 법인 관리 업무에 전념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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