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개월 연속 연체율 상승...은행 건전성 부담↑
금감원 “신용손실 확대 대비 손실흡수능력 확충 추진”

은행 대출 창구. (사진=연합뉴스)
은행 대출 창구. (사진=연합뉴스)

[일요경제 김사선 기자] 국내 은행의 지난해 11월 말 원화대출 연체율이 0.46%로2019년 11월 이후 4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시장에서는 연체율의 추세적인 상승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해 향후 은행의 건전성 부담이 커질 것으로 우려했다.

금융감독원은 신용손실 확대 가능성에 대비해 금융회사의 대손충당금 적립 확대를 추진하고, 연체율이 높은 은행을 중심으로 연체・부실채권 상매각 등 정리를 확대토록 유도할 방침이다.

금융감독원이 최근 발표한 '2023년 11월말 국내은행의 원화대출 연체율 현황'에 따르면 11월말 국내은행의 원화대출 연체율(1개월이상 원리금 연체기준)은 0.46%로 전월말(0.43%) 대비 0.03%p 올랐다.

(자료=금융감독원
(자료=금융감독원

신규 연체 발생액은 2조7000억원으로 전월 대비 3000억원 증가했다. 지난해 월별 신규 연체액은 1월부터 4월까지 1조7000억~1조9000억원 수준이었으나, 5월부터 9월까지 매달 2조~2조2000억원으로 늘었고 10월엔 2조4000억원으로 상승폭이 더 커졌다.

2022년 6월 0.2%까지 내려갔지만 이후 점차 상승해 작년 8월 0.43%까지 치솟았다. 이후 은행권이 연체채권 관리를 강화하자 9월에는 연체율이 잠시 0.39%로 떨어졌지만, 10월부터 2개월 연속 다시 상승세를 기록 중이다.

연체율이 오른 배경은 신규 연체가 크게 증가했기 때문이다. 신규연체율은 0.12%로 전월(0.11%) 대비 0.01%포인트 상승했다.

연체율은 가계와 기업대출 전 분야에서 증가했다. 특히 기업대출 연체율은 전월말(0.48%) 대비 0.04%포인트 상승한 0.52%를 기록했다. 대기업 대출 연체율이 0.19%로 0.01%포인트 내렸지만 중소기업 대출 연체율은 0.61%로 0.05%포인트 올랐다.

중소법인 연체율(0.64%)은 전월말(0.59%) 대비 0.05%포인트, 개인사업자대출 연체율(0.56%)은 전월말(0.51%) 대비 0.05%포인트 올랐다.

가계대출 연체율도 전월말(0.37%) 대비 0.02%포인트 증가한 0.39%를 기록했다. 이 중 주택담보대출 연체율은 전월말(0.25%) 대비 0.01%포인트 상승한 0.25%, 주택담보대출을 제외한 신용대출 등 가계대출 연체율은 전월말(0.71%) 대비 0.05%포인트 오른 0.76%로 나타났다.

금감원은 지난해 11월말 연체율과 관련해 신규발생 연체채권 증가로 전월 대비 0.03%포인트 상승했으나, 상승폭은 10월(0.04%포인트)에 비해 다소 축소됐다고 평가했다.

금감원은 “연말에는 통상 (금융회사가) 연체채권 정리 규모를 확대함에 따라 12월 연체율은 하락할 것으로 예상되나, 신규연체 확대로 연체율이 지속 상승할 가능성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며 “신용손실 확대 가능성에 대비해 대손충당금 적립 확대를 통한 손실흡수능력 확충을 추진하고, 연체율이 높은 은행을 중심으로 연체ㆍ부실채권 상매각 등 정리를 확대하도록 유도할 것”이라고 했다.

시장에서는 대출금리가 최고점에서는 하락했지만 여전히 최근 11 년래 높은 수준으로. 당분간 연체율의 추세적인 상승은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김도하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연체율 상승의 주된 원인으로 높아진 대출금리에 따른 이자상환 부담이 확대때문이라고 판단했다.

김 연구원은 “지난해 11월, 12월 및 1월 현재까지 주요 기본금리(은행채, CD 등)는 월 평균 기준 하락세를 보이고 있지만 하락한 금리도 최근 11년래 구간 내에서 2022년 4분기, 2023 1분기, 2023년 4분기 다음으로 높은 수준인 점을 고려하면 차주의 부담은 여전히 큰 것으로 판단된다“면서 ”연체율 상승 추세는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일요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