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투자증권, '밸류업 프로그램' 기대감이 외국인 투자자 투자심리 자극
이달 1일~19일 외국인 순매수 규는 약 6조6000억원...4개월 연속 매수세 지속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일요경제 김사선 기자] 외국인 투자자들이 이달들어 국내 주식 매수세가 강화하고 있다.

정부가 준비하고 있는 '밸류업 프로그램'에 대한 기대감이 외국인 투자자들의 투자심리를 자극하면서 매수세가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다만 바이코리아 현상이 지속되기 위해선 반도체 수출 경기가 반등하고, 기업 벨류업 프로그램의 실행방안이 시장 기대감을 충분히 만족시켜주어야 한다고 평가했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20일 보고서를 통해 “이번달 1일부터 19일까지 거래소 기준 외국인 순매수 규모는 약 6조6000억원으로 최근 가장 큰 폭의 외국인 순매수를 기록했던 지난해 1월(6조3000억원) 수준을 이미 넘어선 상황”이라고 밝혔다.

(자료=하이투자증권)
(자료=하이투자증권)

외국인 순매수는 지난해 11월부터 4개월 연속이다. 이는 지난해 1월~5월 5개월 연속 순매수 이후 가장 긴 순매수세다.

국가별로 보면 주로 미국계 자금과 유럽계 자금이 동시에 유입되고 있다.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1월까지 미국계 자금은 국내 주식을 약 10조원 순매수했다. 유럽계 자금 중 스위스계, 영국계 및 스웨덴계 자금이 각각 9조4000억원, 8조9000억원, 5조7000억원을 순매수했다.

박 연구원은 지난해 말부터 외국인의 국내 주식 순매수, 즉 바이 코리아 추세가 강화되는 배경으로 미 연준의 금리인하 기대감 등에 따른 위험자산 선호,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국내 수출 경기 개선 그리고 정부의 기업 벨류업 프로그램 기대감이 맞물려 있다고 판단했다. 또 최근 원화 약세 현상도 외국인 투자자입장에서는 투자 메리트로 작용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박 연구원은 외국인의 추가 주식 순매수 가능성도 높다고 전망했다.

그는 “단순하게 외국인의 국내 주식 보유비중만을 보면 추가 유입 가능성은 남아있다”며 “거래소 기준 외국인의 국내 주식 보유비중은 전날 기준으로 33.4% 수준인데 이는 2020년 1월 38.9% 대비 약 5.6%포인트 낮은 수준”이라고 밝혔다.

박 연구원은 “운수·장비업종과 전기전자업종의 외국인 보유 비중이 이전대비 상대적으로 낮은 수준이라는 점은 자연스럽게 외국인 추가 순매수세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고 말했다.

박 연구원은 “바이 코리아 추세가 지속되기 위해서는 일단 국내 경기 회복세, 특히 반도체 수출의 강한 반등세가 더욱 가시화되어야 할 것”이라며 “다행스러운 것은 지난해 말부터 반도체 수출이 반등하고 있고 1~2월 수출도 예상보다 양호하며, 특히 그동안 부진했던 대홍콩 반도체 수출이 빠르게 회복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그동안 부진했던 대홍콩 반도체 수출이 빠르게 회복되고 있는데다, 춘제를 전후로 중국 증시가 저점을 확인하고 반등 중인점이 긍정적 시그널”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중국 은행들이 부동산개발업체의 유동성 지원을 위해 ‘화이트 리스트’를 작성하고 이를 실행에 옮기기 시작했고 중국 인민은행도 소폭이지만 기준 금리를 인하할 가능성이 제기되는 등 중국 정부가 경기 부양 움직임이 이전보다 강해졌다”고 분석했다.

박 연구원은 “중국 증시가 저점을 다지고 반등 모멘텀을 찾기 시작한 것은 국내 증시, 특히 외국인의 국내 주식 순매수 흐름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봤다.

그는 또 “외국인 자금의 유입이 지속되기 위해서는 기업 벨류업 프로그램의 실행방안이 시장 기대감을 충분히 만족시켜주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연구원은 “외국인의 순매수 흐름과 별개로 증시에서 이탈하고 있는 개인투자자금을 해외로 이탈되지 않고 국내 증시로 재유입시키기 위한 노력도 필요해 보인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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