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탁부터 건조까지 한번에, 국내시장 처음 선보여

[일요경제 민다예 기자]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올해 일체형 세탁건조기를 나란히 출시하면서 가전 전쟁에 나선다.

일체형 세탁건조기 제품은 이달부터 국내 시장에 처음 선보이는 가운데 출시 전부터 소비자들의 많은 관심을 받고 있는 분위기여서 올 가전 시장의 화두가 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최근 침체된 가전업계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을지 이목이 집중된다.

삼성전자 올인원 세탁∙건조기 '비스포크 AI 콤보' 라이프스타일 이미지. (사진-삼성전자)

삼성전자, '비스포크 AI 콤보' 출시…"99분만에 한 번에"

23일 가전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세탁부터 건조까지 빠르게 한 대로 가능한 '비스포크 AI 콤보'를 24일부터 판매한다.

비스포크 AI 콤보는 세탁기와 건조기 기능이 하나로 합쳐진 일체형 세탁·건조기 제품이다. 과거 히터 방식 콘덴싱 콤보 세탁기의 단점으로 지적됐던 건조 성능을 혁신적으로 개선, 단독 건조기 수준으로 구현한 것이 특징이다.

비스포크 AI 콤보는 25kg 용량 드럼 세탁기와 15kg 용량 인버터 히트펌프 건조기를 한 대로 합쳤다.

국내 최대 건조 용량의 올인원 세탁·건조기 제품으로 킹사이즈 이불 빨래도 가능하고 세탁 후 건조를 위해 세탁물을 옮길 필요가 없어 편리하다.

특히 대용량 열교환기에서 따뜻한 바람을 순환시키는 고효율 인버터 히트펌프로 건조 성능이 획기적으로 개선돼 셔츠 약 17장인 3kg 수준의 세탁물은 세탁부터 건조까지 99분만에 가능하다.

이 제품은 히트펌프 건조기에 적용된 동일 방식의 히트펌프 모듈이 적용돼 기존 히터 방식의 콘덴싱 타입 건조기와 비교해 건조 시간을 최대 60% 절약할 수 있으며, 일반 건조 시 드럼 내부의 최고 온도는 60℃를 넘지 않아 건조하는 옷감이 줄어들거나 손상될 염려도 줄여준다.

또 비스포크 AI 콤보는 세탁기와 건조기를 각각 설치할 때보다 설치 공간을 약 40% 절약할 수 있다.

비스포크 AI 콤보는 대화면 터치 디스플레이 'AI 허브'를 통해 타 기기 연동과 멀티미디어 이용 등 사용경험을 확장하고, AI 기반 기능으로 편리한 맞춤세탁을 지원한다.

우선, 새로 선보이는 AI 허브는 기존 화면 대비 면적이 9배 커진 7형 풀터치 LCD 패널에 컬러 UI가 적용돼 한눈에 원하는 정보를 빠르게 파악할 수 있게 해준다.

AI 허브에서 △'스마트싱스(SmartThings)'로 연결된 다른 가전의 상태를 모니터링하고 제어할 수 있으며 △실제 집 구조를 반영한 3D 형태의 '맵 뷰(Map View)'를 보며 집안의 공간별 기기 상태와 공기질, 에너지 사용량 등을 한 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또 △거실의 스마트 TV에서 시청 중이던 콘텐츠를 이어 보거나 △스마트폰으로 오는 전화를 받을 수 있고 △음원스트리밍 서비스 스포티파이(Spotify), 인터넷 브라우저 등 멀티미디어 기능도 이용할 수 있다.

기존에 '비스포크 그랑데 AI'에 적용됐던 다양한 AI 기능도 업그레이드됐다.

'AI 진동소음 저감 시스템'의 경우 학습된 AI 알고리즘을 바탕으로 업그레이드된 진동 감지 센서와 2단 댐퍼, 볼밸런서로 탈수 시 51.7dB(A)의 낮은 소음을 구현했다. 또 'AI맞춤코스'는 세탁물의 무게와 오염도, 건조도를 감지해 세탁·건조 시간을 맞춤 조절했다. 'AI세제자동투입'은 세탁물의 무게를 감지할 뿐 아니라 최근 세탁물의 오염도를 학습해 알맞은 양의 세제를 넣어준다.

이외에 최적의 에너지효율로 전기 사용량을 아껴주는 'AI 절약 모드', 섬세한 버블로 마찰을 줄여 미세플라스틱 배출을 줄여주는 '미세플라스틱 저감 코스' 등 환경을 고려한 기능도 탑재했다.

이무형 삼성전자 DA사업부 부사장은 "비스포크 AI 콤보는 설치 공간과 에너지, 시간을 모두 줄여주는 제품으로 소비자들의 세탁 경험을 획기적으로 개선할 것"이라며 "앞으로도 삼성 가전을 통해 삶의 질을 향상시킬 수 있는 제품을 지속적으로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LG 시그니처(LG SIGNATURE) 세탁건조기 제품 이미지. (사진-LG전자)

LG전자, ’시그니처 세탁건조기’ 판매 시작…"세탁 끝나면 알아서 건조"

LG전자는 본격적인 시장 선점에 나섰다.

LG전자는 세탁물을 꺼내지 않고 건조까지 마칠 수 있는 히트펌프 방식 세탁건조기 ‘LG 시그니처 세탁건조기’를 판매한다고 22일 밝혔다.

LG 시그니처 세탁건조기는 세탁이 끝나면 알아서 건조를 시작한다. 건조기를 돌리기 위해 세탁이 끝나기를 기다리지 않아도 되고, 중간에 젖은 세탁물을 건조기로 옮길 필요도 없다. LG 씽큐(ThinQ) 앱 또는 제품에서 귀가시간에 맞춰 건조가 끝나도록 예약 시간도 설정할 수 있다.

신제품의 세탁과 건조 용량은 각각 25㎏, 13㎏으로 제품 하단에는 섬세한 의류와 기능성 의류는 물론 속옷과 아이 옷 등을 분리 세탁할 수 있는 4㎏ 용량의 미니워시가 탑재돼 있다.

LG 시그니처 세탁건조기는 세탁기와 건조기를 상하 직렬 배치했을 때와 비교하면 상부 수납공간을 추가로 확보할 수 있다.

LG전자는 인버터 히트펌프 방식의 건조 기술을 신제품에 적용했다. 이를 위해 세탁건조기 전용 인버터 히트펌프 건조 모듈까지 자체 개발했다.

인버터 히트펌프 방식의 건조는 냉매를 순환시켜 발생한 열을 활용해 빨래가 머금고 있는 수분만 빨아들이는 저온 제습 방식으로 옷감을 보호한다. 여기에 모터의 속도를 조절해 상황에 따라 필요한 만큼만 작동하는 인버터 기술까지 적용됐다.

신제품에는 LG전자 세탁기와 건조기의 차별화된 핵심부품 기술력(Core Tech)을 상징하는 인공지능(AI) DD모터가 탑재됐다. 이를 통해 6모션 세탁과 건조를 구현한다.

신제품의 딥러닝 인공지능(AI) 기술은 의류 재질에 따라 맞춤 세탁·건조를 진행한다. 세탁물을 넣고 문을 닫으면 무게를 빠르게 감지해 3~6초 만에 세탁·건조 예상 시간을 알려준다. 국내 최초로 세탁기 온디바이스 AI칩(DQ-C)이 적용돼 탈수 과정의 딥러닝 강화 학습 기능이 업그레이드 됐다. 이 기능은 탈수 시 세탁물을 균일하게 분산시켜 진동과 소음을 줄인다.

LG 시그니처 세탁건조기의 ‘스마트 터치도어’는 도어의 특정 부분을 건드리거나 음성을 이용해 문을 열 수 있는 기능이다. 고객은 양손 가득 세탁물을 들고 있을 때 “하이 엘지, 문 열어줘”라고 말하면 된다.

“하이 엘지, 5시간 뒤에 완료 해줘”, “하이 엘지, 세탁기 원스탑 세탁해줘”, “세탁 종료시간 알려줘” 등의 음성 명령도 가능하다. “하이 엘지, 오늘의 세탁결과 알려줘”라고 말하면 음성으로 오염도에 따른 세탁 시간 등을 브리핑해 준다.

백승태 H&A 사업본부 리빙솔루션사업부장 부사장은 “신제품은 세탁과 건조를 한번에 끝내는 제품”이라며 “고객의 가사 노동 해방을 위한 기술을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그간 가전시장에서는 일체형 세탁건조기 출시를 원하는 소비자들의 요청이 꾸준히 나왔다. LG전자가 북미 지역에서 앞서 내놓은 일체형 세탁건조기 보급형 모델 ‘워시콤보’는 현지에서 이미 인기를 모으고 있다. 류재철 LG전자 H&A사업본부장은 CES 2024 현장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일체형 세탁건조기는 기존 드럼세탁기보다 2배 이상 비싼데 그럼에도 북미에서 가장 잘 팔리는 세탁기로 떠올랐다”고 강조했다.

다만 높은 가격으로 대중화까지는 시간이 다소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양 사의 출고가는 각각 삼성이 399만 9000원, LG가 690만원으로 책정됐다. LG전자는 가격을 낮춘 일반형 제품 ‘LG 트롬 오브제컬렉션 워시콤보’도 오는 4월 출시할 예정이다.

지난해 글로벌 경기침체와 지속된 경기불황으로 소비가 위축되면서 생활가전 판매가 부진한 가운데 업계는 프리미엄 가전 중심의 전략을 통해 수익성 확보에 나선다는 전략을 세웠다. 이에 연초부터 ‘올인원 로봇청소기’, ‘일체형 세탁건조기’ 등 혁신적인 프리미엄 제품을 앞세워 고객을 공략하고 있다.

박준서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다양한 신규 가전들이 LG전자의 성장 동력이 될 것"이라며 올해 가전 사업은 매출액 31조1천373억원, 영업이익 2조212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저작권자 © 일요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