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투자증권 "주주환원 확대 능력과 의지 갖추고 자사주 정책 이미 실행"
NH투자증권 "은행 주가 중장기적으로는 지속해 우상향을 그릴 것"

(사진=일요경제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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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경제 김사선 기자] 세제 지원 정책은 담기지 않는 등 기대에 못미친 기업 밸류업 지원방안에 시장 실망감이 나타난 가운데 주주환원 정책 확대의지를 가지고 있는 은행업종 주가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다.

27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당국은 전일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의 세부 내용을 공개했다. 기업이 기업가치 제고를 위한 중장기적 계획을 수립해 공시하면 세제지원 등 인센티브를 제공한다는 것이다.

정부는 기업 가치 제고에 힘쓴 기업에 자금이 유입될 수 있게 신규 지수와 관련 상장지수펀드(ETF)를 연내 출시할 계획이다. 또 공시 우수기업에 표창을 수여하고, 대상 기업에는 세정 지원과 지수 편입 등의 혜택을 제공하기로 했다.

국내 증시는 밸류업 프로그램의 세부 내용이 공개됐으나 세제지원안이나 중장기 계획의 가이드라인 등이 포함되지 않는 등 기대에 못미친 지원 방안에 대한 실망감으로 주요 ‘저평가’ 섹터가 일제히 하락했다.

특히 대표적인 기업 밸류업 수혜주로 꼽혔던 금융업종인전일대비 KB금융과 신한지주의 주가가 각각 5.02%, 4.5%씩 하락했다.

하지만 은행업종은 이미 주주환원 확대 의지를 내비치고 있다는 점에서 밸류업 방안 내용에 따른 영향이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됐다.

김도하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27일 ”주주환원 확대의 능력과 의지를 갖추고 자사주 정책을 이미 실행하고 있는 은행지주의 주식 재평가는 정책 내용에 구애받을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김 연구원은 “금융당국이 인식하는 코리아 디스카운트의 원인은 ‘기업이 효과적으로 자본을 활용하지 못하는 것이다”며 “법령에 근거한 규제 자본비율을 상회하는 여력을 보유했음에도 자본정책이 자유롭지 못하다는 점은 국내 은행주의 고질적 밸류에이션 디스카운트(기업가치 절하) 요인이었다”고 지적했다.

다만 “주주환원을 확대할 수 있는 능력과 의지를 겸비한 주요 은행지주는 정부의 증시 부양 기조에 맞춰 탄력적 자사주 정책을 이미 실행하고 있다”며 “이는 밸류업 정책을 확인한 후에 환원책을 결정하겠다는 보험사들보다 전향적인 태도인 동시에, 은행지주의 주식 재평가는 정부 정책의 내용에 구애받을 필요가 없음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김 연구원은 은행들이자본정책 자율성이 보장된다면 요구되는 배당수익률이 현재(5~7%대)보다 낮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미국 대형은행주들이 2~3%대의 낮은 배당수익률에도 불구하고 배당주로 각광받는 이유는 매년 DPS가 상승(=DY 상승)할 것이라는 신뢰가 있기 때문이다”며 “은행들이 자사주 정책을 꾸준히 활용할 수 있다면 배당총액의 완만한 증가만으로도 주당배당금(DPS)의 의미 있는 상승이 가능하다”며 고 말했다.

이어 “배당주로써의 가치가 진정으로 제고되려면 추후 장기투자에 대한 배당소득 세제의 개편도 필요하다”며 “한국의 고령화 추세와 은퇴자산의 중요도를 고려하면 이익 안정성이 높은 은행의 배당 확대는 그 당위성이 제고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강조했다.

정준석 NH투자증권 연구원도 은행주에 대해서는 향후 실적도 안정적인 만큼 주주환원율을 확대할 것"이라며 "은행주 주가가 단기 조정에 들어갈 수는 있어도 중장기적으로는 지속해 우상향을 그릴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은행이 금융업종 중 정책 측면에서 가장 앞섰다"면서 "금융지주 4개사는 구체적인 중장기 주주환원 정책을 제시하고 확대 이행해 지난해 총주주환원율이 전년보다 3∼4%포인트(p) 상승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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