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수SM 공장 가동 멈춰 SM 생산 완전 중단
NCC 2공장 매각까지…"사업 경쟁력 강화 차원"

LG화학 여수 NCC공장 전경.
LG화학 여수 NCC공장 전경.

[일요경제 민다예 기자] LG화학이 최근 국내 석유화학 산업에 빨간불이 켜지면서 사업 재편을 위해 공장 가동중단·매각 등 한계사업 정리에 나섰다.

1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LG화학은 현재 가동 중인 여수 SM(스티렌모노머)공장 가동을 이달 말 중단하기로 결정했다. SM은 가전에 들어가는 합성수지, 합성고무 등에 쓰이는 원료다. 중국 기업들의 공장 증설과 공급 과잉·수요 부진 등이 맞물리면서 오래 전부터 가격경쟁력이 하락세를 보였다.

여수 SM공장 가동 멈춰 SM생산 완전 중단, 작년 6월엔 대산SM공장 철거

LG화학이 이달 말 여수 SM공장 가동을 중단하면 SM 생산을 하지 못하게 된다. 앞서 지난해 6월에는 충남 대산 SM공장을 철거한 바 있다. 현재 여수 SM공장의 생산량은 연간 15만톤 수준이다.

한국석유화학협회에 따르면 최근 3년간 SM 수출량은 지속적으로 감소해왔다. 2021년 68.9만톤, 22년 55.8만톤, 지난해 29.7만톤으로 집계됐다. 생산(출하)량 역시 큰 폭으로 감소했다. 21년 285.5만톤. 22년 210.5만톤, 지난해 160.7만톤을 기록했다. 반면 수입량은 크게 늘었다 22년 47.9만톤에서 지난해 77.5만톤으로 약 62% 증가했다.

석유화학 제품 수요는 줄어드는데 중국의 공급량은 대폭 늘어나는 형국에 굳이 공장을 돌려서 수익이 나지 않는 제품을 생산하지 않겠다는 의미다. 원가 절감과 사업경쟁력 강화를 위해서는 원료를 생산하는 것보다 수입하는게 더 싸다는 판단이다.

여수 나프타분해시설 2공장 포함 석유화학 일부지분 매각도 추진중

LG화학은 에틸렌 등 기초유분을 제조하는 전남 여수 나프타분해시설(NCC) 2공장을 포함한 석유화학 사업 일부 지분도 매각을 추진 중이라고 알려졌다. 여수 NCC 2공장 일부 사업을 물적 분할한 후 쿠웨이트 국영석유공사(KPC)에 지분 49%를 매각하는 방식이 거론되고 있다. 앞서 NCC 공장 통매각을 추진했지만 여의치 않자 일부 지분을 파는 전략으로 돌아섰다고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시황이 안 좋은 상황에서 굳이 공장을 돌려 손해를 보는 것 보다는 원가 절감을 위해 외부에서 사오는 것이 낫다는 판단”이라며 “사업경쟁력 강화를 위해 포트폴리오를 개편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공급 과잉으로 가격이 하락한 범용 제품을 생산하는 대신 아직 중국과 기술격차가 있는 고부가가치 제품에 집중하겠다는 전략이다. LG화학이 경쟁력 확보에 나선 미래먹거리는 △친환경 △배터리 소재 △제약바이오 등이다. LG화학은 이들 신사업을 신성장 동력으로 삼아 2025년까지 10조원을 투자한다는 방침이다.

"회사 전략과 맞지 않은 한계사업 살펴보고 고성장·고수익·저탄소 중심의 지속 가능한 포트폴리오로 전환"

신학철 LG화학 부회장은 올해 초 신년사를 통해 "회사 전략과 맞지 않는 한계 사업을 포트폴리오 관리 차원에서 계속 살펴보고 있다"며 "고성장·고수익·저탄소 중심의 지속 가능한 포트폴리오로 전환하겠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전유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현재 LG화학에게 남은 가장 큰 숙제는 범용화학의 포트폴리오 조정과 정보전자소재 사업에 대한 신규 투자”라며 “그러나 후자를 집행하기엔 재무부담이 커졌고, 과거 캐시카우(현금창출원)였던 석유화학도 더 이상 그 역할을 해주지 못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전 연구원은 “따라서 LG화학이 취할 수 있는 가장 현실적인 해결책은 범용화학 조정 또는 단기 현금화가 가능한 LGES 지분 일부 매각이라고 판단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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