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이사회 개최…배상 안건 부의 예정
평균 배상비율 50% 적용시 총배상액 최대 1000억원 규모

(사진=일요경제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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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경제 김사선 기자] 우리은행이 오는 22일 이사회에서 홍콩 항셍(H)지수 연계 주가연계증권(ELS)의 배상안을 논의한다.

홍콩ELS 판매규모가 적아 부담감이 상대적으로 덜한 우리은행이 가장 먼저 이사회 결의 절차에 나서면서 판매규모가 큰 KB국민은행, 신한은행, 하나은행, NH농협은행 등의 행보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오는 22일 열리는 이사회에서 홍콩 H지수 ELS 만기 도래 일정과 손실 예상 규모 등을 보고하고 자율 배상에 관해 논의할 예정이다. 이날 이사회에서 자율배상 안건에 대한 결의가 이뤄지면 자율배상안을 발표할 것으로 보인다. 주요 시중은행 중 가장 먼저 자율배상안을 발표다.

우리은행의 H지수 ELS 판매 잔액은 총 413억원이며, 첫 만기 도래분의 손실률은 전날 종가 기준 -45%로 집계됐다.

우리은행은 평균 배상 비율을 50%대로 가정해 내부 시뮬레이션을 한 결과, 총 배상액 규모가 최대 1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잠정 판단한 것으로 전해졌다. 

우리은행은 다음 달 12일 처음으로 만기가 도래하는 약 43억원 규모의 자사 판매 ELS 고객들을 시작으로 개별적인 배상 비율을 확정해나갈 계획이다.

우리은행은 경영진이나 이사회가 자율배상을 결정하더라도 배임 혐의를 받을 소지가 없다는 1차 법률 검토로 마친 것으로 알려졌다. 사외이사를 포함한 이사들에게도 자율배상 내용과 취지를 사전 설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우리은행이 은행 중 가장 먼저 배상안 결의에 나서면서 다른 은행들도 이사회에서 홍콩 H지수 ELS 배상안을 다룰지 여부에 금융권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하나은행은 20일, 신한은행과 국민은행은 21일, NH농협은행이 28일 정기 이사회를 개최한다.

다만 은행권 일각에선 ELS 배상 논의가 쉽지 않을 것으로 관측했다. 판매 잔액이 400억원 수준인 우리은행과 달리 판매규모가 수조원에 달해 짧은 시간에 내부검토를 마치기 어렵기 때문이다. 국민은행은 관련 판매액이 8조1972억원으로 가장 많다. 신한은행 2조3701억원, NH농협은행 2조1310억원, 하나은행 2조1183억원에 달한다.

DB금융투자는 기본 배상 비율의 최소치인 20%를 가정해도 올해 KB국민은행은 5400억원, 신한은행 1700억원, 하나은행 1000억원 수준의 배상이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하나증권도 올해 만기가 도래하는 홍콩H지수 ELS 예상손실을 KB금융 약 2조3000억원, 신한지주 9000억원, 하나금융 7000억원 수준으로 예상했다. 이에 따른 자율배상 규모는 KB금융 7000억~9000억원, 신한지주 3000억원 내외, 하나금융 2000억원 초반 수준으로 추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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