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택진 대표, 게임 경쟁력 강화…‘새로운 게임, 글로벌 공략, 게임 제작에 AI 도입, 인재 발굴’
박병무 내정자, 경영 내실화와 시스템 구축…투자와 M&A로 신성장 동력 발굴

사진 왼쪽부터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 박병무 대표 내정자. (사진-엔씨소프트)

[일요경제 민다예 기자] 엔씨소프트(대표 김택진, 이하 엔씨)가 창사 이후 첫 공동대표 체제를 구축한다. 창업자인 김 대표는 게임 개발에, 박병무 대표 내정자는 신성장 동력 발굴에 집중하는 공동 대표 체제로 경영 쇄신을 통해 도약에 나선다.  

엔씨는 지속 성장, 신성장 동력 발굴, 글로벌 기업 도약 등을 위해 공동대표 체제를 도입한다. 엔씨는 20일 유튜브를 통해 김 대표와 박 대표 내정자가 참석한 가운데 미디어 설명회를 열었다.

엔씨는 경영 불확실성에 대응해 공동대표의 전문성을 최대한 살리며, 공동의 목표 달성을 위해 원팀(One Team) 시너지를 발휘하는데 초점을 맞추기로 했다.

김 대표는 CEO이자 CCO(Chief Creative Officer, 최고창의력책임자)로서 엔씨 핵심인 게임 개발과 사업에 집중한다. 박 대표 내정자는 경영 시스템과 내실을 더욱 탄탄하게 다지고, 전문성을 발휘해 미래 신성장 동력 발굴에 주력한다.

김택진 대표, 게임 경쟁력 강화에 집중 

김택진 대표는 엔씨의 글로벌 게임 경쟁력 강화에 집중한다. 이를 위해 △새로운 재미를 제공하는 신작 개발 △해외 시장을 타깃으로 한 게임 개발과 글로벌 기업과의 협력 강화 △AI 기술을 활용한 게임 개발 혁신 등에 집중한다.

최우선 주력 분야는 새로운 재미를 주는 신작 개발이다. 

김 대표는 “엔씨의 개발 장점을 살려 ‘MMO슈팅’, ‘MMO샌드박스’, ‘MMORTS’ 등 다양한 장르의 게임을 개발하고 있다”며 “올해 글로벌 시장에 출시할 난투형 대전 액션 ‘배틀크러쉬’, 수집형 RPG ‘프로젝트 BSS’를 통해 다양한 장르에 새로운 아이디어로 도전 중”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차세대 MMORPG인 ‘아이온2’의 경우 한 층 더 높은 차원의 게임 플레이를 경험할 수 있도록 개발 중”이라고 덧붙였다.

글로벌 시장을 타깃한 게임 개발에도 적극 나선다. 이를 위해 글로벌 기업과의 협력을 기반으로 한 게임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김 대표는 “아마존게임즈와 ‘THRONE AND LIBERTY(쓰론 앤 리버티)’, 중국 현지 퍼블리셔와 ‘블레이드 & 소울 2’의 글로벌 서비스를 위해 현지에서 여러 테스트를 지속하며 개발 방향과 스펙을 협업하고 있다”며 “글로벌 사업 협력을 추진 중인 소니를 비롯해 빅테크 기업과 새로운 방식의 협력을 논의하고 있으며, 적절한 시점에 공개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새로운 게임 개발 방법 개척에도 집중한다. AI(인공지능)와 새로운 리더 양성이 핵심이다. 김 대표는 AI를 활용해 게임 개발 과정에서의 혁신을 추진한다. 

김 대표는 “AI 기술을 게임 제작에 적극 도입해 비용의 효율화과 제작 기간 단축으로 창작 집중성을 만들어낼 것”이라며 “이를 위해 창의력이 뛰어난 새로운 인재를 발굴하고 회사의 자원을 적극적으로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병무 내정자, 경영 내실화·시스템 구축…투자와 M&A로 신성장 동력 발굴

박병무 대표 내정자는 엔씨의 지속 성장을 위한 내부 역량 결집에 주력한다.

박 내정자는 “엔씨는 독자적으로 개발한 다양한 IP(지식재산권), 수십 년간 게임을 개발하고 라이브 서비스를 해온 뛰어난 인재 풀, 다양한 성공과 실패 경험, 재무적 안정성 등 성장과 재도약을 할 수 있는 훌륭한 자산을 가지고 있다”며 “김택진 대표와 함께 원팀(One Team)으로 엔씨(NC) 자산의 잠재력을 꽃 피워 글로벌 회사로 도약하겠다”고 말했다.

박 내정자는 경영의 내실화와 시스템 구축에 주력하며 엔씨(NC)의 변화를 추진한다. 이를 위한 4가지 키워드로 △핵심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는 경영 효율 강화 △모든 구성원이 정확하게 상황을 인지할 수 있는 데이터 기반의 시스템 구축 △경험의 내재화를 바탕으로 한 Globalization(세계화) 기반 구축 △IP 확보 및 신성장 동력을 위한 투자와 M&A 추진 등을 제시했다.

박 내정자는 “모든 부서가 핵심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하여 상호 보완할 수 있는 경영 효율성을 강화하겠다”며 “숫자에만 치중한 효율화는 기업의 경쟁력과 뿌리를 없앤다”고 밝혔다. 

또한 “글로벌 진출 과정에서 쌓는 경험들을 내재화하고 조직을 공고히 해 김택진 대표가 추진하는 Globalization(세계화)을 적극 지원하겠다”고 강조했다.

IP 및 신성장 동력 확보를 위한 투자와 M&A 계획도 공개했다. 

박 내정자는 “엔씨에 부족한 장르의 IP를 확보하기 위한 국내외 게임사 투자를 최우선 과제로 생각한다”며 “신성장 동력 확보를 위해 ‘사업적 시너지’, ‘미래 성장 동력’, ‘재무적 도움’이라는 세 가지 관점에 부합하는 M&A 역시 치열하게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 대표와 박 내정자는 “엔씨는 불확실한 상황 속에서도 글로벌 게임사로 도약하기 위한 도전을 멈추지 않을 것”이라며 “두 공동대표가 먼저 최전선에서 원팀(One Team)으로 긍정적인 변화를 만들어나가겠다”고 말했다.

야구단 매각하지 않고 경영 효율화 계속

이날 간담회에서는 주주 가치 제고 방안, 야구단, 소송 관련 질의가 나왔다.

김 대표는 신작의 흥행 부진으로 '신선도'를 꼽았다. 코로나19로 개발 기간이 길어지면서 변화하는 게임 시장에 빠르게 대응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김 대표는 "코로나19와 개발 시기가 겹쳐 같은 공간에서 일하기 어려운 문제가 발생했고, 실제로 아픈 사람도 많아 주요 인력이 프로젝트를 진행하지 못해 개발이 멈추는 경우도 있었다"며 "그렇게 늘어난 개발 기간이 시장 변화를 따라가지 못해 작품 신선도가 떨어지는 문제가 발생했다"고 진단했다.

이어 "신작은 국내보단 해외 시장을 주요 목표로 삼아 국내 성과가 시장 기대보다 한참 못 미치는 것은 사실"이라며 "국내 역시 꾸준히 고객을 확보하고 유지하고 있기 때문에 올해 발표할 신작의 글로벌 성과를 지켜봐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박 내정자는 "자사주 취득이나 배당 정책도 주주 가치를 높이는 한 축이지만 이는 단기적 효과를 갖고 있다"며 "성장 가능성에 대한 주주 신뢰와 믿음 회복, 그에 따른 실적 개선, M&A 통한 기업 가치 증대가 지속 가능한 주주 가치 제고라 생각한다"고 했다.

비용 절감과 사업 경쟁력 사이에서 균형을 맞추겠다는 의지도 드러냈다. 박 내정자는 “정보기술(IT) 업계 전반이 코로나19 때 겪었던 비용 증가로 힘들어하고 있는데 엔씨소프트도 예외가 아니다”며 “경영 효율화와 의사결정 과정 최적화 등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NC다이노스 야구단 매각과 관련해선 “신규 게임 마케팅, 우수인재 리크루팅(채용), 엔씨가 콘텐츠 기업으로 야구단과 시너지를 발휘할 수 있다는 측면 등 긍정적인 면을 고려해 매각보다는 비용 효율화로 잠재 결론을 냈다”며 “재무 효율화를 추진하다가 기업의 핵심 역량을 훼손하는 일을 경계하겠다”고 밝혔다.

5800억원을 투자해 건립하고 있는 신사옥 착공안도 예정대로 진행하기로 했다. 신사옥의 경우 2020년부터 진행된 일인 만큼 지금 중단하면 페널티가 너무나 커서 이를 중단하면 배임이나 마찬가지 수준이라는 설명을 더했다. 박 내정자는 엔씨가 가진 부동산 자산을 효율적 관리하겠다는 의견도 덧붙였다.

최근 엔씨소프트가 진행하고 있는 소송에 대해서는 강경한 입장을 보였다.

박 내정자는 "개발자들이 혼을 넣어 만든 게임을 카피(복제)하는 건 게임 개발자의 의욕을 상실시키고 한국 게임 산업 발전을 저해하는 행위라고 생각한다"며 "모든 리니지라이크(리니지와 유사한 게임)에 대해 소송을 걸고 법적 제재를 가하려고 하는 건 아니지만, 도가 지나칠 정도로 카피했다고 보이는 대상으로 조치했다는 것을 유념해달라"고 말했다.

박 내정자는 오는 28일 열리는 주주총회를 통해 정식 취임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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