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사주 소각·정관변경 등 사측 제안 가결
차파트너스 주주제안 모두 부결

(사진-금호석유화학)
(사진-금호석유화학)

[일요경제 민다예 기자] 금호석유화학 주주총회에서 개인 최대주주인 박철완 전 상무와 행동주의 펀드 차파트너스자산운용(이하 차파트너스)의 자사주 전량 소각 등 요구가 모두 부결됐다.

금호석유화학(대표 백종훈)은 22일 서울 중구 본사에서 열린 제 47기 정기주주총회에서 회사 측 안건이 모두 가결됐다고 밝혔다. 

금호석유화학은 이날 열린 주주총회 결과, 사측이 제안한 △정관 일부 변경의 건 △감사위원회 위원이 되는 사외이사 최도성 선임의 건 등을 포함한 7개 안건 전부 가결됐다고 밝혔다. 특히 최도성 사외이사 등 이사진은 지난 3년간 역대 최대 실적과 재무건전성을 이룩한 성과를 인정받아 연임에 성공했다. 주주 박철완으로부터 위임을 받은 차파트너스자산운용(이하 ‘차파트너스’)이 주주제안한 정관 변경 및 자사주 전량 소각 안건, 그리고 사외이사 선임 안건은 모두 부결됐다.

차파트너스 측이 제안한 일괄 표결∙다(多)득표 방식을 사측이 예외적으로 수용하면서 이러한 표 차이가 공개됐다. 본래 표결 방법 지정은 주주제안권에 포함되지 않는 주주총회 의장의 고유 권한이며, 주주 박철완이 지난 2021년 제기한 의안상정가처분의 결정문에도 이 점이 명시되어 있다. 그러나 주주제안 시마다 매번 이슈화 되던 표결 방식을 예외적으로 수용하였음에도 출석주식수 기준 정관 변경 건은 회사 측 74.6%, 주주제안 측 25.6%의 찬성률을 기록, 감사위원회 위원이 되는 사외이사 선임 건은 회사 측 76.1%, 주주제안 측 23%라는 압도적인 결과를 확인했다.

특히, 이번 주주총회에서 보통주 기준 박철완과 차파트너스의 지분 약 10%를 제외한 일반주주의 안건 찬성률은 약 4% 수준으로 주주제안 측의 참패의 결과가 나왔다. 이번 주주총회 주주제안측 최다득표 안건인 ‘정관 일부 변경의 건’은 과거 2022년 박철완의 주주제안 당시 최다 득표 안건 찬성률과 비교했을 때 3%p 이상 하락했다.

금호석유화학은 "주주제안이 거듭될수록 표차는 더욱 벌어지고 있는 것으로, 이는 명분과 실리, 진정성 없는 주주제안에 대해 일반 주주들이 공감하지 못하면서 피로감이 점차 반영되었다는 해석"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주주총회 결과에 대해 금호석유화학은 “절체절명의 위기를 맞은 석유화학업계의 현 상황에서 오히려 회사 미래 전략 재원을 일거에 소각하는 등 경영 불안정을 야기할 수 있는 주주 제안 내용의 오류가 검증됐다”며 “사실상 주주 박철완의 경영권 분쟁을 대리하는 소모적 행위를 지속하기보다는 불황을 극복하고 수익성을 극대화해 진정한 주주가치 제고를 모색하는 고민을 기대한다”고 전했다.

박철완 전 상무는 고(故) 박정구 금호그룹 회장의 장남이자 박찬구 금호석유화학그룹 회장의 조카다. 그가 보유한 금호석유화학 주식은 9.1%이며, 차파트너스(0.03%) 등 특수관계인 지분까지 더한 지분율은 10.88%다.

2021년 주총에서 자신의 사내이사 선임 등을 직접 주주제안했다가 박찬구 회장에게 완패한 뒤 해임됐고, 2022년 주총에서도 이익 배당, 사외이사·감사위원 선임을 두고 맞붙었으나 역시 실패했다. 지난해에는 금호석유화학그룹과 OCI그룹이 합작법인을 설립하면서 315억원 규모의 자사주를 상호 교환하자 이를 경영권 방어 목적이라고 주장하며 처분 무효소송을 냈지만 패소했다.

올해 주총을 앞두고도 차파트너스에 권리를 위임하며 금호석유화학을 상대로 한 비판을 이어가는 등 적극적인 여론전에 나섰으나, 결국 금호석유화학 측의 압도적 승리로 끝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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