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마트 "지속가능한 경쟁력 확보위해 희망퇴직 실시"...한채양 대표 "새로운 도약 위한 조치"
노조 "정용진 본인은 회장되고 직원은 구조조정"..."회사, 벌거벗은 임금님에 간신들 난무"

(사진=이마트)
(사진=이마트)

[일요경제 김사선 기자] 이마트가 창립 이래 처음으로 전사적인 희망퇴직을 진행한다. 

이마트는 경쟁력을 확보하고자 희망퇴직을 실시하게 됐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노조측은 회사의 미래에 대한 뚜렷한 비전 없이 인건비 줄이기에 나섰다고 반발했다.

26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이마트는 지난 25일 오후 희망퇴직 공고를 게시했다.

신청대상은 근속 15년 이상자(입사일 기준 2009년 3월 1일 이전 입사자)이며, 신청기간은 25일부터 다음달 12일까지다. 희망퇴직 신청자에게는 법정 퇴직금 외 월 기본급의 40개월치인 특별퇴직금, 생활지원금 2500만원, 직급별전직지원금 1000만~3000만원이 지급된다. 

이마트는 “수년간 이어진 어려운 시장 환경 속에서 지속가능한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희망퇴직을 실시하게 됐다”면서 “희망퇴직을 선택한 직원에게는 합당한 보상과 함께 새로운 출발에 대한 최선의 지원을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채양 이마트 대표는 CEO 메시지를 통해 “아주 무거운 마음으로 희망퇴직을 시행하게 됐다”며 “새로운 도약을 위한 이번 조치를 너그러운 마음으로 이해해주기를 간곡히 부탁한다”고 말했다.

이마트의 희망퇴직 추진에 노조는 정용진 부회장과 한채양 대표를 향해 날을 세웠다.

전국이마트노동조합은 26일 성명서를 통해 ”신세계를 국내 11대 기업으로 성장시킨 이마트 사원들이 이제 패잔병 취급을 받고 있다“며 ”백화점 존재감이 미약할 때 이마트라는 할인점의 성공으로 그룹을 키워 온 사원들에게 이제 나가주길 바란다는 시그널을 보내고 있다“고 밝혔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과 주요 경영진에 대한 비판도 서슴치 않았다.

노조는 "혹한 시절에 본인은 회장님 되시고 직원들은 구조조정 하는 현실을 우리는 어찌 받아들여야 할까?”라면서 ”열거 하기도 힘든 사업과 투자 실패는 시킨 데로 일 한 사원들과 현학적인 뜬구름 같은 미사여구를 믿은 주주들이다“고 비판했다.

노조는 또 “산업이 전환되는 시점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하고 시장은 선도하지 못한채 여기저기 쫓아 다니다 ‘닭 쫓던 개’와 유사한 상황이 됐다”며 “지난해에 이자 비용만 4000억원 가까이 지급하는 이마트의 현실이 참담하다”고 지적했다.

노조는 이와함께 "새로 온 한채양 대표는 업의 본질을 이야기 하더니 결국 회사의 미래에 대한 뚜렷한 비전 없이 인건비 줄이고 재무를 건드는 것 외 보여준 것이 없다"고 꼬집었다.

이어 "현장은 여전히 30년 전과 별다르지 않는 형태로 업무를 하고, 고객과 시대의 변화에는 단기적인 아날로그적 대응 뿐"이라며 "온라인이 미약할 때 유통 1등이라는 노스텔지어에 취해 변화에 둔감하고 조직문화는 후진적이다 못해 관료화돼 있다"고 지적했다.

노조는 구조조정을 하더라도 사측이 냉철한 자기 반성과 분석이 우선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래야 제대로 된 처방이 나오고 시장과 구성원들이 공감 할수 있다는 것이다.

노조는 “벌거벗은 임금님에 간신들이 난무하는 회사에 아무리 핵심성과지표(KPI)를 바꾼들 무슨 소용이 있는가”라면서 "'희망퇴직'은 정말 희망하는 사람들에게 진행되고, 희망을 줘야 할 조건이 되야 하며, 그 이전에 이마트가 '희망'이 있는 회사임을 고객들과 시장, 사원들이 공감 할 수 있도록 경영하길 우리 교섭대표 노조는 강력히 바란다"고 촉구했다.

저작권자 © 일요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