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수출국기구(OPEC)가 원유 수요 감소에 따라 내년에 감산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16일(이하 현지시간) 압달라 엘-바드리 OPEC 사무총장은 빈의 OPEC 본부에서 알렉산데르 노바크 러시아 석유장관과 회동한 이후 석유를 감산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


실제로 브렌트 유가는 이슬람 수니파 원리주의 무장조직인 이슬람국가(IS)의 여파로 지난 6월 중순 이후 약 14% 하락한 상태다.
이에 엘-바드리 OPEC 사무총장은 “결정된 것을 아니지만 내년에 석유 생산을 하루 50만 배럴 줄인 2950만배럴로 하향 조절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OPEC이 감산과 관련해 고민하게 된 배경에는 석유 수요가 예전과 같지 않기 때문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산하 주요 석유 소비국 협의체인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지난 11일 낸 월간 보고서에서 지난 2분기 석유 수요 증가 폭이 하루 평균 50만배럴을 밑돌았다.


이처럼 많이 줄어든 것이 최근 2년 반 사이 유례가 없을 정도로, OPEC 최대 산유국인 사우디는 지난달 산유량을 지난 2012년 말 이후 최대 규모인 하루 평균 40만8000배럴 줄였다.


IEA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과 유럽의 석유 수요 감소와 셰일유 붐으로 말미암은 미국의 기록적인 증산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고 분석했다. 무엇보다 IEA는 보고서를 통해 석유시장이 구조적으로 바뀌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엘-바드리 OPEC 사무총장은 최근의 유가 약세를 낙관적으로 내다봤다.그는 “가을이 다가오면서 회복될 것으로 본다”면서 “연말에는 유가가 반등하리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하루 40만배럴 이상 감산하고 있는 사우디 관계자는 지난 11일 쿠웨이트시티에서 기자들과 만나 “유가 동요는 자연스러운 것”이라면서 ‘지금의 유가 약세에 시급하게 대응할 이유가 없다고 본다“고 주장했다.


한편, 노바크 장관은 16일 빈에서 엘-바드리와 만난 후 기자들에게 ”유가 공조 문제는 이번 회동의 논의 대상이 아니다“라면서 ”OPEC 측과 협의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노바크는 오히려 ”서방 제재에도 러시아의 산유 정책은 불변“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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