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와 마이크로소프트(MS)의 최고 수뇌부가 만난다.

 

이들은 B2B(기업간거래) 부문에서 각자 경쟁력 있는 사업을 상호 지원하는 방식에 대해 집중 논의할 예정이다.

 

이번 회동에서 이 부회장은 나델라 CEO와 스마트폰·태블릿PC, 클라우드, 기업간 거래(B2B) IT 분야의 협력방안에 관해서 논의를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최근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유럽 최대 가전전시회 IFA 2014에서 B2B 분야의 넥스트 빅 마켓(Next Big Market)을 창출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당시 삼성전자 글로벌B2B센터 조범구 전무는 유럽의 유통·교육·의료·금융·호텔·물류 등 다양한 분야에서 삼성의 B2B 솔루션이 확산되고 있는 사례들을 소개했다.

 

조 전무는 폭넓은 솔루션들을 가지고 IT 소비재화의 제2 물결이라 할 수 있는 B2B 시장에서 최고의 가치를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러한 배경으로 삼성은 B2B 분야의 경쟁력을 더욱 강화하기 위해 MS의 클라우드 서비스와 데이터센터를 활용할 것으로 보인다.

 

나델라 CEO는 이번 방한 기간 중 윤상직 산업통상자원부 장관과도 만나 부산에 약 5조원을 투자해 대규모 인터넷데이터센터(IDC)를 건립하는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MS는 지난 2월 본사 홈페이지를 통해 부산 데이터센터 운영 담당자 채용 공고를 내고 부산에 클라우드 데이터센터 설립을 추진 중이다.

 

삼성전자는 최근 스마트폰과 태블릿 PC 판매 감소를 겪으며 지난 2분기 어닝쇼크를 기록했고 3분기 실적전망도 어둡다.

 

그나마 TV 등 생활가전 부문의 호조세에 기대고 있는 형국이다.

 

MS2013년에 인수한 노키아의 휴대전화 사업 부문에서 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그러나 기업용 클라우드 사업에서는 지난 2분기에 전년 동기 대비 2.5, 서버 부문은 16%가 증가했다.

 

따라서, 양사는 각자 경쟁력 있는 사업을 바탕으로 서로 지원하는 방식을 이번 회동에서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 삼성은 자사의 고성능 하드웨어와 녹스 등 보안 플랫폼을 MS에 제공하고, MS는 클라우드 기술과 데이터센터를 삼성에 제공하는 밑그림을 그릴 수 있는 것이다.

 

뿐만아니라 양사는 이번 회동을 계기로 특허소송의 문제도 해결을 시도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초 MS는 삼성전자가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 관련 특허 사용권 계약을 위반했다며 미국 뉴욕 남부 연방지방법원에 소송을 냈다.

 

MS는 소송에서 노키아의 휴대전화 사업부를 인수·합병한 것이 지난 2011년 삼성전자와 맺은 특허 협약을 무효화하는지에 대한 법원의 판단을 요구하며 삼성전자가 지난해 지급을 유보한 로열티의 이자를 지급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삼성전자는 소프트웨어 업체인 MS가 하드웨어 업체인 노키아를 인수한 만큼 계약 내용이 달라져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지난 8월 이 부회장은 애플의 팀 쿡 CEO와 만나 미국을 제외한 양사 간 모든 소송을 철회하기로 합의한 바 있다.

 

이번에도 이 부회장이 그때와 같은 전격 합의를 이끌어낼지 귀추가 주목된다.

 

한편, MS는 최근 통신 분야의 특허들을 집중적으로 사들이고 있다.

 

이 특허들은 주로 휴대폰, 통신 등 모바일 분야에서 활용도가 높은 기술이다.

 

종합적으로 MS와 삼성전자의 이번 만남은 단순 회동 이상의 전략적인 포석이 깔려 있다는 분석이다.

 

부품제조 우위를 이용해 스마트폰 등 하드웨어 완제품을 제조하는 삼성전자와 윈도우 운영체제를 이용해 각종 플랫폼을 만드는 MS가 이번 협의로 현재 양사가 처한 상황을 극복할 돌파구를 마련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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