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욱 더불어민주당 의원

[일요경제] 올초에 창조경제추진단장과 문화창조융합본부장을 맡으면서 현 정부의 문화계 비선실세로 주목을 받은 차은택씨가 미르재단의 배후라는 의혹이 제기됐다.

차은택씨의 측근인 대통령 순방 행사 담당업체 대표가 차씨로부터 들었다면서 돈이 곧 들어올 것이며 그 돈줄은 바로 '재단'이라고 말하는 내용의 녹음 파일을 <JTBC>가 단독 입수해 보도하면서 파장이 커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상임위원회 소속 김병욱 의원(분당을)이 문화체육관광부로부터 받은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관광상품 개발 및 관광진흥사업 등에 쓰여야할 관광진흥기금이 당초 계획에도 없는 차은택 전 문화창조융합본부장이 실질적으로 운영한 한국관광공사 서울센터의 문화창조벤처단지 조성에 80억원이 전용됐고 투입된 기금규모도 26억원에서 171억원으로 6.5배 대폭 증액된 것으로 밝혀졌다.

문체부는 2015년 3월 한국관광공사가 원주로 이전함에 따라 서울 한국관공공사 사옥을 한류관광의 중심지로 조성하기 위해 K-Style Hub 구축계획을 수립하고 2014년 국회와 협의해 관광공사 서울사옥 전체를 신축하는 설계비 26억원을 책정했다.

그런데 2015년 4월 문체부는 박근혜 대통령이 2015년 2월11일 문화창조융합본부 출범식에서 “문화창조융합벨트가 문화콘텐츠 산업의 중추적 역할을 할 수 있는 유기적 순환구조의 플랫폼이 될 수 있도록 지원”한 발언을 근거로 K-Style Hub 구축사업에 문화창조벤처단지 조성 사업을 추가하고 한국관광공사 신축계획을 리모델링사업으로 변경한다.

또 2015년6월30일 기재부에 2015년도 관광진흥개발기금운영계획 3차변경안 중 해외관광객유치활동사업인 K-Style Hub 구축사업 예산을 26억에서 151억으로 125억 증액 변경 신청한다.

기재부도 2015년7월1일 단 하루만에 이를 승인한다. 관광진흥기금의 용도는 관광진흥법에서 관광상품 개발, 관광 진흥사업 등으로 한정하고 있고 국가재정법 시행령 제29조에서는 예측할 수 없는 소요가 발생한 경우나 긴급한 소요가 발생한 경우, 기조사업을 보완하는 경우에 기금 세부항목의 지출금액을 변경할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는 국가재정법 시행령 위반 소지가 다분하며 관광진흥법을 위반한 것이라는 게 김병욱 의원의 설명이다.

이뿐 아니라 한국관광공사는 2015년5월21일 OO종합건축사사무소와 60억원 공사 규모의 한국관광공사 서울사옥 K-Style Hub 리모델링 설계용역 계약을 4억2200만원에 체결한다. 기재부로부터 관광진흥기금 증액 기금변경을 승인받지도 않았는데 승인을 전제로 설계계약부터 체결한 것이다.

또 한국관광공사로 교부된 관광기금 예산중 80억원을 한국콘텐츠진흥원에 다시 교부하여 문화창조벤처단지를 조성하게 했고 이 역시 2015년 국정감사에서 명백한 관광진흥법 위반 사항이라고 지적 받았다.

차은택씨는 2015년4월3일부터 2016년4월7일까지 민관합동창조경제추진단 단장과 문화창조융합본부장을 겸직하면서 박근혜정부의 문화창조경제정책을 주도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문체부는 2015년7월1일 관광진흥기금 변경 후 9월24일 K-Style Hub에 한식문화시설을 설치한다는 명목으로 기재부에 관광진흥개발기금 20억원 증액을 또 다시 요청하고 기획재정부는 또 단 하루만인 9월25일 이를 바로 승인한다.

한국관광공사가 2015년9월에 작성한 ‘문화창조벤처단지 K-Style Hub 한식문화시설 조성 용역사업 과업내용서’에는 밀라노엑스포와 한식재단을 통한 한식 관련 전시콘텐츠 조사 및 활용방안을 검토하고 더 나아가 밀라노엑스포 한국관에서 사용한 콘텐츠(영상 등)·설비 등의 활용 방안을 검토해 발주처가 요구할 경우 적극 반영하여야 한다고 기록되어 있다.

관광공사는 2015년11월19일 시공테크와 18억9900만원 규모의 한식문화시설 조성 용역을 체결했다. 2015 밀라노 엑스포 한국관은 한식을 주제로 건립 운영됐으며 시공테크는 이 행사의 전시위탁대행사였으며 차은택 전 문화창조융합본부장이 2015밀라노엑스포 한국관 전시감독이었다.

김 의원은 "차은택 전 문화창조융합본부장 재임기간 동안 문체부와 한국관광공사는 관광과는 상관도 없는 창업사업에 관광진흥기금을 쏟아부었고 알짜배기 서울관광공사 서울사옥 17개층 중 11개층을 할애하고 여기에 관광진흥기금 80억까지 관광공사가 집행도 못하고 한국콘테츠진흥원에 재교부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한국관광공사는 2015밀라노엑스포에서 차은택씨와 시공테크가 시행한 한식문화시설 사업을 추가하기 위해 관광진흥기금을 변경한지 3개월만에 또다시 추가 변경을 진행한 것으로 의심되는 상황이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김 의원은 “정권 막후 실세로 불리고 있는 차은택씨가 주도한 문화창조벤처단지가 머리부터 발끝까지 의혹 투성이”라며 “문화창조벤처단지 사업은 국가재정법 시행령 위반소지가 다분하며 관광진흥법 위반이 분명하기 때문에 감사원의 종합감사가 필요하며 검찰 수사까지 염두에 둬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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