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속한 2000억 사회공헌기금, 현재 목표액 2% 불과”
김현미 의원 “사회기금 제대로 집행될 수 있도록 철저히 관리해야”

[일요경제, 손정호 기자] 8·15 특별사면을 받은 대형 건설사들이 약속한 사회공헌기금 대신 미르·K스포츠재단에만 거액을 기부한 것으로 드러났다. 

6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김현미 의원은 “작년 8월 15일 특별사면을 받은 건설사들이 정권 실세 게이트로 번지고 있는 미르재단과 K스포츠재단에 32억 원을 쾌척한 것으로 확인됐다”며 “미르·K스포츠재단 출연이 지난 특별사면에 대한 보답이 아닌가 의혹이 든다”고 밝혔다.

김현미 의원실에서 공개한 8·15 특별사면 대형건설사의 재단 출연금 납부 자료

김현미 의원실에 의하면, 가격 담합 등으로 조달청에서 입찰 참가자격 제한을 받았던 삼성물산(150억 원), GS건설(150억 원), 대림산업(150억 원), 두산중공업(100억 원)은 총 500억 원을 건설산업사회공헌재단에 출연하기로 했다.

삼성물산은 건설재단에 10억 원만 납부하고 미르재단에 15억 원, GS건설은 건설재단에 3억 원을 내고 미르재단(5억9000만원)과 K스포츠재단(1억9000만원)에 2배 이상 출연했다. 대림산업의 경우 미르재단에 6억 원을 출연하고 건설재단에는 3억 원만 기부했다. 두산중공업은 건설재단에 한 푼도 내지 않은 채 K스포츠재단에만 4억 원을 출연했다. 

당시 특별사면이 된 48개 건설업체들은 자발적으로 2000억 원의 사회공헌기금 조성을 약속했지만 현재 출연금액은 목표액의 2.35%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김현미 의원 측은 이 업체들이 경영사정 악화와 과도한 과징금으로 출연금 마련이 쉽지 않았다고 해명했지만, 특별사면 후 조달청을 통해서만 139번(약 4조원) 낙찰을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고 비판했다.   

김 의원은 “8·15 특별사면으로 부정당업자에서 해제된 건설사들이 국민과 약속했던 2000억 원을 잊고 특별사면 보답이든 정부 눈치 보기든 미르재단과 k스포츠재단에는 착실히 기부했다”며 “이 기업들을 회생시켜준 정부는 이들이 약속했던 사회공헌기금이 제대로 집행될 수 있도록 철저히 관리·감독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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