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경제] '미르.K스포츠 게이트' 의혹의 중심에 있는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을 해체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일부 전경련 회원사들은 이미 탈퇴 의사를 피력한 상태다.

국책은행을 비롯해 30대 그룹 중 4곳 정도가 전경련 탈퇴를 심각하게 고민 중인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세종문화회관은 12일 전경련 탈퇴를 전격 발표했다.

국정감사에서 전경련이 미르재단과 K스포츠재단 설립과정에 수백억대 대기업 출연금을 모았다는 의혹 등이 증폭되면서 파장이 커지고 있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이언주 더불어민주당 의원(경기 광명을)은 “전경련이 정경유착 창구 이상의 역할을 하고 있다” 며 자발적 해체를 촉구하는 결의안을 금주 내로 발의할 예정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12일 세종문화회관 이승엽 사장은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어제 아침 전경련에 탈퇴 요청 공문을 보냈다. 전경련에서 탈퇴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세종문화회관의 이번 결정은 최근 전경련이 미르재단과 K스포츠재단 설립 과정에서 800억원에 가까운 대기업 출연금을 모으는 등의 의혹이 불거지는 상황에서 나온 것이라 귀추가 주목된다.

연합뉴스 측 보도에 따르면, 이승엽 사장은 "초기 논란 등으로 세종문화회관이 전경련에서 활발하게 활동하지 않았다"면서 "최근 전경련과 관련한 논란이 있어 탈퇴를 결정했다"고 밝혀 탈퇴가 최근 전경련에 대한 의혹과 관련이 있음을 시사했다.

또한 국회는 12일 기획재정부의 조세정책 분야를 감사하는 기획재정위원회 국정감사에서는 미르재단과 K스포츠재단 논란의 정점에 있는 이승철 전국경제인연합회 상근부회장이 증인으로 출석한다.

이에 따라 최근 전경련이 미르·K스포츠재단 설립과정에서 수백억대 대기업 출연금을 모았다는 의혹 및 정권 실세들의 외압여부, 전경련 해체 논란 등이 집중적으로 거론될 전망이다.

더불어민주당 이언주 의원

지난 11일 이언주 의원은 보도자료를 통해 “더 이상 경제단체의 대표가 아닌, 특정 대기업만의 이해를 대변하고 정경유착의 창구로 자리잡은 ‘전국경제인연합회의 자발적 해체를 촉구하는 결의안’을 금주 내로 발의할 예정” 이라고 밝혔다.

이 의원 측은 “전경련은 61년 5.16 쿠테타 이후 부정축재자로 몰린 기업들이 살아남기 위해 기금을 내고 그 기반으로 생긴 단체” 라며 “이후 일해재단, 대선비자금 사건 등 관치경제, 정경유착의 창구로 자리잡아왔다” 라고 강도높게 비판했다.

이어 이 의원은 “표면적으로는 ‘자유시장경제의 창달과 건전한 국민경제의 발전을 위해 올바른 경제정책 구현과 우리 경제의 국제화를 촉진한다’는 목표를 가지고 있지만, 2011년 정치인 로비 그룹별 할당내부보고서 의혹, ‘어버이연합’ 지원의혹과 ‘미르·K스포츠’재단 모금과정 기업들에게 강제 할당을 하는 등 아직도 정경유착의 창구 그 이상의 역할을 하고 있다” 라고 덧붙였다.

이 의원은 “9월 경제에 관한 대정부 질문을 통해서도 전경련의 자발적 해체에 내용을 정부에 질의한 적이 있지만, 정부는 여전히 전경련 자체의 문제라 하면서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다. 하지만, 이는 정부와 전경련의 유착 의혹을 더욱 심화시키는 것일 뿐”이라면서, “이제, 서민과 중소상공인은 외면한 채 특정 대기업의 이익만을 대변하고, 정경유착의 창구로 자리 잡은 전경련은 자발적으로 해체되어야 한다. 이번 국정감사를 통해 전경련의 여러 가지 문제점이 제시되고 있는 만큼, 이번 ‘전경련의 자발적 해체 촉구를 위한 결의안’에도 여러 의원님들이 뜻을 함께 해주실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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