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차 산업혁명, 창의력 뛰어난 여성 역할 중요...미래 초점 사고방식 튜닝해야”
“은행·회계사·세무사 인공지능 대체 가능성, 비전·가치·마음·열정 있어야 리더”

클라우스 슈밥 다보스포럼 회장은 양재동 한전아트센터에서 진행된 대담을 통해 제4차 산업혁명에서는 국가경쟁력에도 혁신이 중요하다며, 자본보다 재능이 우위를 점하는 시대가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일요경제, 손정호 기자] 클라우스 슈밥 다보스포럼 회장은 “제4차 산업혁명에서는 국가경쟁력에도 혁신이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자본보다 재능이 우위를 점할 것이다”고 말했다.

클라우스 슈밥 회장은 18일 오후 1시 한국전력공사와 교보문고 주최로 서울시 양재동 한전아트센터에서 열린 ‘제4차 산업혁명 시대가 시작됐다 - 제4차 산업혁명 이후 도래할 미래사회를 말하다’ 주제 강연에서 이같이 밝혔다. 이날 슈밥 회장의 강연은 정재승 카이스트 교수와의 대담 방식으로 진행됐다. 

슈밥 회장은 “제4차 산업혁명에서는 창의력이 뛰어난 여성의 역할이 과거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며 “제4차 산업혁명에서는 변화의 속도가 빠르기 때문에 미래사회에 초점을 두고 사고방식을 튜닝할 필요성이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제4차 산업혁명으로 발생하는 당면과제들도 있을 것”이라며 “은행 행정업무나 회계사, 세무사, 법조계에도 변화가 불가피할 것이며 인공지능으로 대체될 가능성도 있다”고 지적했다.

또 그는 넬슨 만델라 전 남아프리카 대통령과 리콴유 전 싱가포르 총리를 가장 이상적인 리더로 평가했다. 그는 글로벌 리더가 되기 원하는 젊은이들에게 비전과 가치, 따뜻한 마음, 열정 등 네 가지 요소를 갖출 것을 권했다. 아울러 세계가 급속하게 변하기 때문에 복잡한 상황에 잘 대응할 수 있는 용기도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다음은 클라우스 슈밥 회장의 발언 전문이다. 

제4차 산업혁명에서 성공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하나.

- 과거 문화를 살펴보면 그때 경쟁은 제품과 서비스 생산성과 품질을 높아야 하고, 그렇게 하면 경쟁우위를 확보할 수 있었다. 여러 회사들이 생산성과 효율성을 더욱 개선해야 했다. 이제는 상황이 많이 달라졌다. 아이폰 시장을 예로 들어서 살펴보겠다. 애플이나 삼성 같은 휴대폰 회사도 있다. 사람들이 아이폰5에서 아이폰6, 아이폰7으로 바꾸는 이유가 단순히 제품이 더 좋아서 바꾸는 게 아니다. 사람들이 혁신의 일부가 되고 싶어서 휴대폰을 교체하는 것이다. 나는 이 정도 혁신의 무리에 같이 속해있다는 것을 자랑하고 싶고 보여주고 싶어서 교체하는 경우가 있다. 

누가 먼저 시장을 더 점유하는가는 그런 요소에 따라 달라지는 거라고 생각한다. 국가도 마찬가지다. 세계경제포럼에서 리포트를 발간한다. 세계 국가를 대상으로 200개 요소를 평가하고 측정한다. 각 나라가 어느 정도 경쟁력이 있는지를 나타내고 있다. 혁신이 과거 어느 때보다 큰 비중을 갖고 있는 것 같다. 예전에는 거시경제나 접근성이 큰 요소였지만 이제는 그 기술이 달라졌다. 사람들이 이제 자본주의에 대해서도 많이 얘기하고 있다. 자본주의라고 하는 것은 자본을 기반으로 하는 것이다. 중장비를 갖추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자본을 갖고 있는 국가보다는 혁신을 갖고 있는 국가가 더 우위를 차지할 것이다. 재능을 갖고 있는 국가가 성공할 수 있다. 

다양한 분야에서의 재능이나 인재가 구비돼야 한다. 그렇게 해야만 더 성공할 수 있고 더 혁신을 이룰 수 있다. 기업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기업도 일반적인 재능보다 더 뛰어난 인재나 재능을 다양하게 구비하는 기업들이 앞서 나갈 수 있다. 실리콘밸리의 대학들도 유사한 형태를 갖고 있다. 상당히 다양한 문화를 갖고 있다. 

샌프란시스코 거리를 걸으면서 제4차 산업혁명에 대해 생각했다. 길거리를 걷다보면 정말 인종이 다양하다는 걸 느낄 수 있다. 백인만 있는 게 아니라 정말 다양한 인종이 섞여 있다는 것을 샌프란시스코 거리를 걸으면서 느꼈다. 앞으로도 그렇게 될 것이다. 혁신적인 능력은 한 국가에서도 중요한 능력이 될 것이다. 또 기업과 개인에게도 그렇다. 

또 한 가지 중요한 요소가 유연성이다. 지금 젊은이들이 많이 참석하고 있다. 전통적인 직업의 컨셉을 무시할 수는 없다. 중·고등학교와 대학을 거쳐 좋은 기업에 들어가서 미래를 꿈꾸지만 그런 판도가 많이 달라질 거라고 생각한다. 과거의 형태를 그대로 따라가면 일자리를 잃을 수도 있다. 개인적인 이야기를 한 가지를 들려드리겠다. 과거에는 세계경제포럼에 매진했다. 큰 기업에 많은 관심을 가졌다. 그런데 큰 관심을 가진 기업들도 더 이상 사회에 존재하지 않는 경우가 있었다. 이제는 유연성을 갖고 새로운 규범을 도입해야 한다. 어쩌면 평생 살면서 하나의 직업만 갖는 게 아니라 직업을 세네 번 바꿀 수 있다. 여러분들 스스로 지속적으로 자신을 업그레이드하고 교육해야 한다. 호기심이 매우 중요한 요소다.

제4차 산업혁명에서 개인에게 어떤 변화가 생길까.

- 젊은 사람들이 이전 세대보다 변화 수요에 더 적극적이다. 유럽에서는 영국이 브렉시트를 결정했다. 영국은 EU를 탈퇴하게 됐다. 그런 결단의 이유 중 하나가 두려움이었다. 젊은 사람들은 그런 두려움이 없다. 완전히 다른 의견을 갖고 있었다. 젊은 사람들은 모험심도 높고 호기심도 더 왕성하고 유연성도 더 크다. 한국의 경우 어느 정도 노령인구가 많고 출산율도 많이 떨어진 것으로 알고 있다. 독일도 노령화 사회를 맞이하고 있다. 그런데 이런 국가에서는 다양성을 만들 수 있는 하나의 좋은 기회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많은 연구를 해서 보고서를 발간하고 있다. 세계 국가의 양성평등도 조사하고 있다. 한국은 양성평등에서 앞서가는 국가가 아니다. 노력해야 한다. 50%가 반드시 여성이 돼야 하거나 삼분의 일이 꼭 여성이 돼야 하는 게 아니다. 여성의 퀼리티를 같이 대등하게 고려해야 한다. 제4차 산업혁명에서는 여성의 퀼리티를 어느 때보다 더 중시하고 있다. 왜냐하면 여성은 창의력이 더 뛰어나기 때문이다. 

미래 직업군을 살펴보면 어떤 산업에서는 점차 직업이 없어지고 있다. 미래의 직업은 어디에서 올 것인가. 우리는 이러한 경향을 잘 맞춰야 한다. 우리가 갖고 있는 기회를 잘 활용해야 한다. 결국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여러 요소들을 다 고려해야 한다. 그렇게 해야만 균형을 이룰 수 있다. 미래에 초점을 맞춰서 사고방식을 같이 튜닝할 수 있다. 

제4차 산업혁명으로 정보와 소득 양극화가 강화될 거라는 우려도 있다. 부작용은 없을까.

- 당면과제도 있다. 사실 앞으로는 고도의 기술을 가진 사람들이 성공할 가능성이 있다. 카이스트 같은 조직의 사람들이 고도의 기술과 재능을 갖고 있기 때문에 그렇다. 왜냐하면 우리가 처리해야 할 업무들이 고도의 기술을 요구하기 때문이다. 인공지능도 있고 다른 형태의 직업도 존재한다. 노인들을 돌보는 직업, 간호사 같은 직업은 여전히 존재할 것이다. 내가 보기에는 제4차 산업혁명이 중간층에 큰 영향을 줄 것이다. 은행이나 일반행정 같은 관리업무나 세무사, 회계사, 보험설계사, 법조계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런 직업들은 향후에 인공지능에 의해서 대체될 가능성이 있다. 

지난주에 어떤 사람을 만날 기회가 있었다. 분석을 하는 프로젝트가 있었다. 그 프로젝트를 담당하는 분이 ‘어떤 소녀가 있었는데 암 진단을 받고 처방을 해서 결국 암을 극복했다’고 했다. 암을 진단하고 처방했던 게 로봇이었다. 인간과 의사보다는 로봇이 암을 정확하게 진단하고 처방할 수 있다. 그래서 이제는 분석에 있어서 빅데이터를 활용하는 능력은 로봇이 사람보다 더 뛰어날 수 있다. 빅데이터를 활용할수록 그런 능력이 더 높아지는 것이다. 

중산층이나 중간층이 가장 큰 영향을 받을 것이다. 특히 중산층은 중추 역할을 했다. 아직 답을 갖고 있지 않다. 어쨌든 답은 모든 사람들이 필요한 기술을 갖추는 것이다. 업그레이드하는 것이다. 이게 가장 중대한 문제 중 하나다. 

또 스위스에 국민투표제가 있다. 스위스는 어떤 사안이 있을 때 투표로 결정하고 있다. 여러 가지 활동을 적극적으로 하는 사람들이 정부 시스템에 대해 주장한다. 어떤 사람들은 어떤 소득을 가져야만 한다고 했다. 모든 사람들에게 어느 정도 소득을 준다고 하는 국민투표가 실시됐는데 최종적으로는 부결됐다. 이제는 앞으로 제4차 산업혁명의 구조조정을 받는 사람들까지도 잘 돌봐야 할 것이다. 

클라우스 슈밥 다보스포럼 회장은 리더가 되기 원하는 젊은이들을 위해 용기와 비전, 가치, 열정, 마음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글로벌 리더가 되기 위해서는 어떤 조건들을 갖춰야 하나.

- 리더십에 대해 많이 얘기하고 리더가 되기 위해서는 어떤 것을 해야 하는가라는 주제로 책도 썼다. 몇 십 년 동안 저명한 글로벌 리더들을 많이 만났다. 그분들은 특별한 특징을 갖고 있다. 열정을 갖고 있다. 헌신하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리더가 되기 위해서는 여러분들이 하고 있는 것에서 뛰어나야 한다. 일반인이 돼서는 안 된다. 보통 사람으로서는 결코 리더가 될 수 없다. 비전이 있어야 하고 가치를 갖고 있어야 한다. 나침반이 있어야 한다. 여러분의 목표가 무엇인지 정하고 앞으로 나가야 한다. 그래서 따뜻한 마음이 있어야 하고 열정이 있어야 한다. 

리더가 되기 위해서는 네 가지 요소가 필요하다. 비전과 가치, 마음, 열정이다. 세계는 급속하게 변화하고 있기 때문에 복잡한 상황에 잘 대응할 수 있도록 용기도 있어야 한다. 그래서 당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어느 정도 대담함도 있어야 한다. 용기, 비전, 가치, 열정 모두 필요하다. 사실 지금까지 만났던 리더들 중 네 가지 특징을 갖고 있는 분들도 있었다. 넬슨 만델라 전 남아프리카 대통령, 리콴유 전 싱가포르 총리가 그랬다. 그리고 세계적으로 알려지지 않았지만 위대한 지도자들도 있었다. 네 가지 기준에 부합하는 분들도 직접 만났다. 

네 가지 특징이나 요소가 매우 중요하다. 특히 정부 지도자에게도 필요하다. 그렇게 해야만 국민들이 함께 따라갈 수 있는 나침판이 돼서 방향을 제시할 수 있다. 어떤 시그널을 보내면서 사람들이 이 방향으로 나갈 수 있다는 것을 제시할 수 있기 때문이다. 리더는 단순히 어떤 것을 제시하는 것뿐만 아니라 경청할 수 있어야 한다. 사람들의 말에 귀를 기울이고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나갈 것인지 결정할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내년 1월 개최될 세계경제포럼 주제를 책임감이 있으면서 잘 대응할 수 있는 리더로 정했다. 4년마다 선거를 통해 선출되는 지도자가 아니라 적극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지도자인 동시에 책임감 있는 지도자가 돼야 할 것이다. 그래서 사람들의 기대가 무엇인지를 알고, 그들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것을 함께 통합해야 할 것이다. 

미래사회를 살아갈 손자들에게 해줄 조언이 무엇인지 궁금하다.

- 손자가 2명 있다. 어려서 조언을 할 수 있는 입장은 아니다. 할아버지로 하는 조언이라기보다는 일반적인 조언을 말하겠다. 우리 주위에는 많은 기회가 있다. 리스크도 있다. 리스크보다는 기회에 주목해달라. 다보스포럼에서 개인이나 기업을 분석하면서 어떤 기회가 있고 어떤 리스크가 있고 강점이 있는지, 국가로 봐서는 한국의 강점과 약점이 무엇인지 분석했다. 

내가 갖고 있는 강점을 어떻게 활용할 수 있는지를 생각하기 바란다. 사람마다 리스크를 많이 우려하면서 더 방어적인 입장을 갖는 부류도 있다. 일단 기회를 먼저 생각하고 기회를 포용하라. 세계에는 정말 좋은 것들이 많이 있다. 30~40년 전을 돌이켜보면 세계경제포럼이 처음 만들어졌다. 그때와 비교해보면 정말 엄청 발전했다. 1971년 처음 세계경제포럼을 만들었을 때 빈곤층이 굉장히 많았다. 지금도 많은 빈곤층이 있다. 새로운 기술이 없는 삶을 생각해보라. 세계 어떤 곳에서는 모두 다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하게 됐다. 새롭게 등장하게 될 직업에 관심을 갖고 이제 조금 더 오픈된 자세로 대하기 바란다. 

마지막 조언을 드리겠다. 어색하게 들릴지 모르겠지만 개인 경험을 바탕으로 하는 말이다. 우리가 살고 있는 사회에는 기회도 있지만 도전과제들도 많다. 이 세계에 잘 맞출 수 있도록 여러분을 적응시켜야 한다. 엄청난 도전이 도사리고 있기 때문이다. 에너지를 다른 곳에 소진하지 말라. 사소한 데 에너지를 소비하지 말고 핵심적인 것에 초점을 맞춰라. 여러분의 피트니스를 그런 곳에 맞추기 바란다. <길+> <4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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