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긴장 풀어지는 새벽 4시 넘어 발표...떳떳하지 못하고 형평성 맞지 않아”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의원

[일요경제 = 손정호 기자]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구속영장 기각에 대해 법원이 권력서열 0순위인 삼성의 벽을 이번에도 넘지 못했다고 말했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인 박영선 의원은 19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 “참 실망스러운 아침”이라며 “기각하는 시간도 새벽 4시 지나서 택했다는 점에서 법원이 떳떳하지 못했다는 생각이 든다”고 전했다.
 
박 의원은 “법리 검토에 시간이 걸렸다고 말하지만 아마 일찌감치 결정이 나 있었을 거고 새벽 4시가 되면 대부분 기자들도 긴장이 풀리고 핸드폰 속보 뉴스조차도 뜨지 않아 많은 국민들이 씁쓸한 아침을 맞을 거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박 의원은 “이번에는 법원이 삼성의 벽을 넘을까 하는 기대가 있었는데 역시 못 넘었다”며 “지금까지 삼성과 관련된 법원의 관계에서 보면 제대로 삼성의 벽을 넘어본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결국 법리라는 이유로 해서 돈으로 주무를 수 있는 권력의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우리나라 최고의 변호사들이 수십 명 달라붙어서 방어하는 것을 일반 서민들은 생각조차 못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번 사건과 관련해서 많은 사람들이 구속됐는데 그런 사람들의 구속 사유와 이재용 부회장의 구속 기각 사유가 과연 형평에 맞느냐는 관점에서 봐야 한다”며 “이재용 부회장이 15~16조원 재산 형성 과정에서 1%의 상속세도 지금까지 내지 않았는데 그런 과정에서 다 법리다툼 속에서 법의 교묘한 망을 피해나가는 것은 시작부터 그랬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선진국 같은 경우 미국의 에너지 7위 기업이었던 엔론이 파산했을 때 케네스 레이 회장이 구속됐다”며 “돈으로 주무를 수 있는 권력의 범위가 넓을수록 후진국인데 한국은 아직 선진국이라고 말하기에는 여러 가지 많은 구멍이 있는 나라고, 사회적 정의가 무엇이냐에 대한 기준과 원칙도 들쭉날쭉하지 않나 생각한다”고 비판했다.
 
박영수 특별검사팀 수사에 일정부분 타격이 있을 거라며, 앞으로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과 조윤선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에 대한 수사가 진행된다고 설명했다. 

이재용 부회장에 대한 구속 여부로 정점을 찍고 2월 초 박근혜 대통령 조사 등으로 2월 말 막바지로 들어가야 하는 시기라서 아쉬움이 남는다고 평가했다. 

박 대통령의 특검 조사 거부에 대해서는 “아직 법 위에 존재한다는 사고방식의 표현”이라며 “이번에 특검이건 법원이건 이번 사건이 한국이 선진국으로 가느냐 못 가느냐를 가늠하는 중요한 잣대이기 때문에 굉장히 단호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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