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한킴벌리 “제품의 개별 구입가는 오픈 프라이스 정책에 따라 최종 판매자가 책정했다”

[일요경제=김민선 기자] 유한킴벌리가 메탄올 물티슈로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에 적발돼 환불을 진행하고 있는 가운데 몇몇 물티슈에서 일반 소비자의 상식적인 가격 공식과는 역행하는 부분이 발견됐다. 일반적으로 물티슈의 매수가 많을수록 장당 단가가 쌀 것으로 생각하지만 오히려 비쌌다.

식약처는 지난 13일 유한킴벌리의 10개 물티슈 제품에서 허용기준(0.002%)을 넘는 0.003~0.004% 메탄올이 검출돼 판매 중지 및 회수 명령을 내린 바 있다.

<일요경제> 취재 결과 이날 유한킴벌리가 공개한 회수 절차 내 ‘하기스/그린핑거 물티슈 주요제품 안내’ 표에 따르면 ‘하기스 프리미어 캡형’, ‘하기스 퓨어 리필형’, ‘그린핑거 자연보습 캡형’, ‘그린핑거 퓨어 캡형’ 등 4개 제품군에서 장당(1매) 단가는 물티슈 매수가 적은 제품보다 많은 제품에서 더 비쌌다.

‘하기스 프리미어 캡형’의 가격은 64매 제품 2100원, 72매 제품 2400원, 80매 제품 2650원으로 장당 단가로 환산하면 각각 32.81원, 33.33원, 33.12원이다.

이때 80매, 72매 제품의 장당 단가는 64매 제품보다 높아 물티슈의 매수가 많을수록 장당 단가가 낮을 것이란 일반 소비자 관념과 배치된다.

출처=유한킴벌리 홈페이지 캡처

‘하기스 퓨어 리필형’의 가격은 64매 제품 1400원, 72매 제품 1600원으로 장당 단가는 각각 21.88원, 22.22원이다. 72매 제품이 64매 제품보다 오히려 장당 단가가 비쌌다.

‘그린핑거 자연보습 캡형’의 경우 64매 제품 가격이 1900원, 72매 제품 2150원, 80매 제품 2400원으로 장당 단가로 환산 시 각각 29.69원, 29.86원, 30원이다. 장당 단가는 80매, 72매, 64매 순으로 높아 매수가 가장 많은 제품의 장당 단가가 가장 비쌌다.

‘그린핑거 퓨어 캡형’의 가격은 64매 1950원, 72매 2150원, 80매 2400원으로 장당 단가는 30.47원, 29.86원, 30원이다. 매수가 가장 많은 제품의 장당 단가가 나머지 두 제품보다 비쌌다.

이에 유한킴벌리 측은 소수점을 무시한 채 같은 제품군이면 장당 단가가 같다는 입장을 드러냈다.

유한킴벌리 관계자는 “하기스 프리미어 캡형의 경우 64매, 72매, 80매 제품의 장당 단가가 동일하게 약 33원”이라며 각각 제품의 장당 단가를 1원 단위까지 반올림 한 가격을 제시해 답했다.

그러나 유한킴벌리의 가격 공개로 명백한 수치가 제시된 가운데 일각에서는 이를 두고 ‘낙전 수입’이라며 전형적인 기업의 상술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낙전 수입은 본래 정액 상품에서 구매자가 제공량을 다 쓰지 않아 떨어지는 부가수입을 뜻하는 용어다.

하지만 티끌 모아 태산, 자칫 적은 잉여량을 간과해 기업의 배를 불리는 수단으로 악용된다는 점에서 이번에 드러난 유한킴벌리의 가격 공식은 상식 밖이라는 게 업계 관계자의 지적이다.

이어 유한킴벌리는 공개된 물티슈 가격과 관련해 최종 판매자가 책정한 가격들의 평균치라며 사실상 판매처들에 공산을 넘겼다. 오픈 프라이스 제도는 제품 겉포장에 권장소비자가격을 표시하는 것을 금지하고 최종 판매자가 가격을 정하는 가격제도다.

유한킴벌리 관계자는 “제품의 개별 구입가는 오픈 프라이스 정책에 따라 최종 판매자가 책정했다”며 “(시판되는 제품들의) 평균 구매가를 추정해 이를 상회하는 수준으로 일괄 적용하고 있다”고 말해 자신들의 무고함을 견지했다. <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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