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 유망산업을 찾아서] ‘미래 먹거리, 곤충산업 활성화를 위한 토론회’

[일요경제=심아란 기자] 유엔식량기구(FAO)가 미래식량의 대안으로 '곤충'을 제시하면서 곤충산업이 주목받기 시작했다. 조선 중기의 의학자 허준의 동의보감 「탕액(湯液)」편 '충부(蟲部)'에서도 약용곤충 95종이 소개된 바 있다.

곤충이 미래 인류의 단백질 공급원이 되려면 곤충산업과 관련된 제도적 지원 및 홍보가 필요하다는 목소리에 힘이 실리고 있다.  

이에 박정 더불어민주당 의원(경기 파주시을)은 지난 7일 ‘곤충산업 활성화를 위한 토론회’를 주최했다. 이 토론회는 윤후덕(파주시갑), 김철민(경기 안산시상록구을), 위성곤(제주 서귀포시) 의원이 공동주최하고 농림축산식품부와 농촌진흥청이 공동주관했다.

박정 의원은 축사를 통해 “토론회에서 제기된 현장의 애로사항을 듣고 정책 및 예산에 반영할 수 있도록 힘쓸 것”이라며 “곤충산업을 미래 먹거리이자 주력산업으로 성장시켜가기 위해 관련부처와 국회가 긴밀한 관계 속에서 지속적으로 협의하겠다”고 강조했다.

특히 이날 행사에는 우원식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박홍근 원내수석부대표도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우 원내대표는 “기후변화 등의 이유로 저개발·빈곤국가의 식량문제가 화두로 떠오른 가운데 곤충산업이 중요한 분야”라며 “앞으로 당 차원에서 적극적으로 지원해 갈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인사말을 전했다.

이 외에도 전국 각지의 곤충농가 농업인들 및 관계자, 전문가, 시민단체 등 300여명이 참석하는 등 곤충산업에 대한 뜨거운 관심을 확인할 수 있었다.

주최 측은 토론회에 앞서 행사장 앞에 곤충관련 제품 전시회를 마련해 경기, 충청, 전북, 경북, 경남 등 전국 각지의 21개 업체의 93개 제품을 전시해 홍보에 나섰다.

농림축산식품부에서 준비한 곤충산업 홍보영상을 시작으로 토론회가 이어졌으며 토론자들의 발표 이후, 참석한 곤충농가 농업인들의 질의응답이 진행됐다.

토론회는 박호용 한국생명공학연구원 박사가 좌장을 맡았고, 최근진 농림축산식품부 종자생명산업과 과장, 이희삼 농촌진흥청 곤충산업과 과장, 조상섭 양주시 농업기술센터 지도자, 정명수 (주)한미양행 대표, 백유현 (사)한국곤충산업협회 회장이 토론자로 나섰다.

■곤충산업 육성정책 추진현황

첫 번째 토론자로 나선 최근진 과장은 “곤충시장이 2011년도에는 1680억원이었다가 2015년에는 3030억원으로 증가했다”면서 “2020년에는 5373억원이 예상돼 식용 곤충 시장이 크게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최 과장에 따르면 곤충 사육 농가수가 2016년 12월 기준 전년 대비 74.2%나 증가했다는 것. 특히 사육규모도 점차 확대되는 추세이며 곤충 유통 및 산업 인프라도 초석을 다진 상태이다.

지난 2010년 ‘곤충산업육성법’을 제정했으며 이에 따라 5개년 계획을 2차까지 수립하는 등 제도적 장치도 마련돼 있다.

경기도 곤충산업 홍보전에 참가한 시민들이 메뚜기 등 곤충으로 만든 요리를 시식하고 있다.

또한 농림축산식품부와 농촌진흥청은 곤충산업을 육성하기 위한 R&D도 활발히 진행해왔으며 ‘곤충산업 전문인력 양성기관’을 지정해 운영하는 등 인적자원 개발에도 힘써왔다.

이 밖에도 ▲지역 곤충자원 산업화 지원센터 건립 ▲신(新)시장 창출을 위한 규제개선 ▲곤충에 대한 대국민 인식 제고를 위한 홍보 강화 ▲농식품 R&D 우수사업 성과 창출 등의 육성 정책을 통해 곤충산업에서 얼마간의 성과를 냈다는 게 최 과장의 설명이다.

다만 최 과장은 곤충의 대량 생산 체계가 미흡한 것과 대중의 인식을 개선하는 데 부족했다고 평가했다.

이에 대해 “곤충 생산이 영세한 사육시설 및 자금부족이나 부업위주 등의 이유로 소량 생산으로 이뤄지고 있다”며 “농가 간 종충 교환이나 밀실 사육으로 병 발생도 쉬운 실정”이라고 우려했다.

또한 “지역별로 분산돼 있는 소규모의 생산은 유통비용을 발생하는 주요인이다”라며 “직거래 위주로 유통채널이 단순화 돼 있어 대량소비 및 소비자 접근 기회가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이 같은 애로사항을 점검해 최 과장은 “올해 사육시설 현대화를 통한 생산기반을 구축할 것”이라고 전하며 “곤충종자 보급센터 신축도 진행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또한 곤충유통사업단을 결성해 유통을 활성화하는 것은 물론 지역 곤충자원 산업화 지원센터를 활용해 곤충가치를 홍보할 방침이다.

특히 최 과장은 “R&D를 통해 곤충 기능성 식품 개발 및 소재 산업화도 추진 중에 있다”며 “국가직무능력표준(NCS) 개발 등을 통한 인력양성에도 박차를 가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최 과장은 곤충산업에 있어서 ‘제도 개선’과 ‘일자리 창출’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해 “곤충생산업, 가공업, 유통업에 대한 정의가 없으므로 곤충산업육성법 개정이 필요하다”며 “곤충산업육성법의 하위법령이 마련돼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농업·농촌 및 식품산업 기본법 또는 축산법 관련한 규정도 갖춰지지 않은 상태”라며 “건축법 시행령도 손봐서 곤충사육사 신축 및 허가 시 발생하는 논란을 해소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어 최 과장은 곤충산업이 농식품 분야에서 일자리 창출 과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입장을 전했다.

이에 대해 “최근 신산업 일자리 창출 부야로 반려동물과 곤충산업이 주목받고 있다”면서 “청년 창업, 식품·외식·기자재산업 및 농촌지역 일자리 창출이 가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올해 농촌진흥청에 따르면 농업·농촌 유망일자리로 ‘곤충전문가(곤충사육, 체험학습, 교육 등)’가 미래 유망일자리로 선정된 바 있다.

'경기도 곤충산업展'이 열려 한 어린이가 확대경으로 비무장지대인 DMZ에 서식하는 나비 표본들을 살펴보고 있다.

■곤충의 미래성장산업화를 위한 연구개발 추진 계획

이희삼 과장은 곤충산업을 활성화시킬 수 있는 연구개발 목표를 소개하면서 향후 곤충산업이 나아갈 방향에 대해 소개했다.

이 과장은 “곤충산업은 ICT 기술을 동원해 농가 입장에서 생산성을 향상시키는 게 핵심”이라고 말했다.

이어 “곤충자원의 새로운 가치를 발굴해 신 성장 바이오산업을 선도할 것”이라면서 “올해 연구목표는 곤충자원을 농산업 현장에 적용해 소득화 기반을 구축한 뒤 곤충에서 유래 된 신 기능성 소재를 발굴해 산업화 용도로 개발할 방침이다”라고 설명했다.

이 과장에 따르면 곤충 식·의약 신소재를 발굴해 생체정보데이터 플랫폼을 구축하는 것이 선행돼야 한다.

이어 ICT를 기반으로 식·약용 곤충을 대량 생산할 수 있는 자동화 스마트팜 모델을 개발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실크 단백질 3D·4D 프린팅 시스템의 원천 기술을 개발하고 곤충 생체 시스템을 모방해 기반기술을 구축할 예정이다.

이 과장은 “곤충산업의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해 미래성장산업화를 촉진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기술적 측면에서도 곤충유래 바이오 신소재분야 G5 기술력을 확보하고 첨단기술을 선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뿐 아니라 이 과장은 “곤층산업은 미래 신성장동력을 발굴해 일자리를 창출하는 것을 물론 국민건강 증진에도 기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곤충산업이 다양한 산업과 융복합으로 경쟁력을 강화해 미래성장산업으로 도약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길+>

<2편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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