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내 차기작 3종 출시 예고…"오딘 의존도 낮춘다"
원게임 리스크·고평가·중복상장 논란 해결은 ‘숙제’

(사진-카카오게임즈)
(사진-카카오게임즈)

[일요경제 민다예 기자] 카카오게임즈 자회사인 '라이온하트 스튜디오'가 코스닥 상장 초읽기에 돌입했지만 높은 공모가와 카카오 계열사 중복상장 논란이 불거지면서 비난 여론이 거세다.

라이온하트 스튜디오는 대표작이 '오딘' 하나뿐이라는 '원 게임 리스크' 우려 속에서 상장 이후 신규 지식재산권(IP) 개발과 다양한 장르의 신작 출시로 극복하겠다는 계획이다.

13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라이온하트스튜디오는 최근 금융위원회에 증권신고서를 제출했다. 오는 28일부터 31일까지 수요예측을 거쳐 공모가를 확정하고, 다음달 7~8일 청약을 실시해 다음달 중 상장을 목표로 할 예정이다.

라이온하트스튜디오가 이번 상장을 통해 공모하는 총 주식수는 1140만주다. 희망 공모가 밴드는 3만6000원부터 5만3000원으로 이를 통해 조달되는 공모 금액은 4104억~6042억원 규모다. 총 상장 예정 주식 수는 8490만1600주로 공모가 기준 라이온하트스튜디오의 예상 시가총액은 약 3조~4조5000억원에 달한다.

2018년에 설립된 라이온하트 스튜디오는 지난해 6월 런칭한 모바일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오딘'을 비롯해 게임 개발 사업에 주력하고 있다. '오딘'은 북유럽 신화 세계관의 독창적인 스토리와 유저친화적 사업 모델을 기반으로 출시 이후 한국, 대만, 홍콩에서 구글과 애플 게임 부문 매출 1위를 기록한 바 있다.

최대주주는 카카오게임즈가 보유한 24.57%에 카카오게임즈 유럽법인이 30.37%을 더해 카카오게임즈가 총 지분 54.94%를 소유하고 있으며, 이어 김재영 라이온하트스튜디오 의장이 35.95%를 갖고 있다.

라이온하트 스튜디오는 카카오게임즈의 캐시카우(현금창출원) 게임 '오딘' 개발사이자 카카오게임즈의 자회사다. 수요예측에 흥행해 희망범위 최상단에서 공모가가 결정될 경우 예상 몸값이 최대 4조5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예측되는 만큼 모회사를 뛰어넘는 코스닥 게임 대장주로 꼽힌다.

올해 상반기 카카오게임즈 매출액에서 오딘이 차지하는 비중은 49%에 달한다. 영업이익 측면에서는 존재감이 더 크다. 상반기 카카오게임즈가 벌어들인 1231억원의 영업익 중 라이온하트의 기여도는 1074억원에 달한다.

중복상장·원 게임 리스크 논란까지 ‘첩첩산중’

하지만 매출 대다수를 차지하는 핵심 자회사가 별도 법인으로 상장되면 모회사 주가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 모회사 주가가 저평가 받아 주가가 하락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서다.

실제로 카카오게임즈 소액주주들은 지난달 인터넷 주식커뮤니티 등을 중심으로 라이온하트 상장 철회 운동을 펼쳤다. 분할상장이 된다면 주가가치가 희석 돼 불가피한 주가 하락으로 기존 주주들이 피해를 본다는 주장이다. 이달 초 국회 국민동의 청원에 라이온하트 분할상장 금지 청원이 올라와 1만3000여명이 동의하기도 했다.

이효진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이익 대부분을 차지하는 라이온하트스튜디오의 상장은 뼈아프다"며 "핵심 자회사의 상장은 주식으로써 대체재가 증가하는 개념으로, 모회사에 긍정적으로 작용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이어 "핵심 사업인 퍼블리싱 사업의 장기 마진은 감소할 가능성이 크고, 자회사 상장은 현재와 같은 시장 상황에서 보유 지분 가치로 인정받기 어려워 보인다"고 덧붙였다.

또 일각에서는 라이온하트 스튜디오의 상장 가치가 지나치게 고평가 됐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현재 카카오게임즈의 시총이 3조 원에 불과한데 라이온하트의 희망공모가를 계산했을 때 3조~4.5조는 지나친 고평가라는 지적이다. 출시 게임이 '오딘' 하나 밖에 없는데 높은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몸값)을 적용한 것이 문제로 꼽힌다.

카카오 계열사 중복상장 논란도 재점화됐다. 카카오는 2020년 9월 카카오게임즈, 2021년 8월 카카오뱅크, 2021년 11월 카카오페이까지 자회사를 차례로 상장했다.

카카오게임즈·카카오뱅크·카카오페이도 기업공개(IPO) 과정에서 '자회사 중복 상장' 문제로 여론의 비난을 받았다. 라이온하트 스튜디오까지 증시에 입성하면 또다시 문제가 불거질 가능성이 크다.

라이온하트 스튜디오는 기존에 상장된 카카오 계열사들과 달리 독립 법인으로 설립됐다. 카카오게임즈와 지분 인수 방식으로 계열사에 편입됐다. 따라서 라이온하트 상장은 법적으로 물적분할은 아니지만 사실상 시장에서는 물적분할과 똑같이 인식하고 있다는게 업계 중론이다.

라이온하트 관계자는 공모가 논란에 대해 "시장친화적이고 합리적인 공모가로 책정했다"며 "지난해 오딘 하나로 높은 영업이익률을 기록했으며 출시한지 1년이 조금 지난 상황에서 현재 앱스토어 매출 1위를 기록하는 등 꾸준한 현금창출 능력을 마켓 순위로 입증했다"고 강조했다.

중복 상장과 관련해서는 "라이온하트 스튜디오는 당초 독립법인으로 설립됐으며 이후 지분인수 방식으로 카카오게임즈 계열사로 편입됐다"며 "중복상장은 사실이 아니고 물적 분할도 법적으로 맞지 않다"고 선을 그었다.

‘오딘’급 차기작 3종 출시 예고…원게임 리스크 해소할까

라이온하트스튜디오가 현재 오딘 외 매출원이 없다는 것 역시 약점으로 꼽힌다. 이에 오딘의 뒤를 이을 다양한 게임 라인업을 통해 성장성과 안정성을 동시에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라이온하트스튜디오가 공개한 증권신고서에 따르면 회사는 △프로젝트C △프로젝트S △프로젝트Q 등 3가지 신작을 준비 중이다.

2023년 하반기 출시를 목표로 개발 중인 '프로젝트C'는 오딘 IP를 활용한 수집형 RPG 게임이다. 기존에 보유한 핵심 IP를 활용해 신작 개발에 나서는 만큼 개발 속도에도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또한 신규 IP 개발 전까지 오딘 IP를 활용해 오딘의 라이프사이클을 늘려가겠다는 계획으로 풀이된다.

프로젝트C에 대해 라이온하트스튜디오는 "실사와 유사하게 표현된 오딘과 차별화하기 위해 카툰 렌더링 기법을 활용한 애니메이션풍의 친근한 캐릭터로 디자인을 변경해 다수의 이용자가 쉽게 다가갈 수 있도록 개발 중"이라고 밝혔다.

2024년에는 신규 IP인 '프로젝트S'를 출시할 예정이다. 프로젝트S는 루트슈터(1인칭 슈팅 게임의 일종) 장르의 게임으로 PC·콘솔 플랫폼으로 개발 중이다. 2025년에는 또 다른 자체 IP를 개발해 오픈월드 MMORPG인 '프로젝트Q'를 출시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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