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게임즈 자회사 라이온하트, 증권신고서 철회 결정
"국내외 여건 고려해 추후 상장 재추진"

(사진-카카오게임즈)
(사진-카카오게임즈)

[일요경제 민다예 기자] 카카오게임즈 자회사 '라이온하트 스튜디오'가 결국 IPO(기업공개)를 철회하기로 결정했다. 금융위원회에 증권신고서를 제출한지 13일만이다.

14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라이온하트 스튜디오는 전날 오후 "현재 회사의 가치를 적절히 평가받기 어려운 국내외 상황 등 제반 여건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공동대표주관회사 및 공동주관회사와의 협의 하에 철회신고서를 제출했다"며 "추후 상장 추진 일정 등이 재확정되면, 증권신고서 제출을 통해 세부 사항을 안내드릴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라이온하트 스튜디오는 히트작 '오딘:발할라라이징'을 개발했다. 오딘이 엄청난 흥행을 거두자 이를 바탕으로 코스닥 상장에 도전했다. 지난달 30일 금융위원회에 증권신고서를 제출했다.

라이온하트는 내달 상장을 통해 4104억~6042억원 규모의 자금을 조달할 계획이었다. 일시 상장 철회를 결정하면서 자금 조달은 다음을 기약하게 됐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닥 상장을 추진 중인 기업의 경우 상장예비심사 승인 이후 6개월 내에 상장해야 한다.

라이온하트가 상장 철회를 결정한데는 최근 금리 인상·증시 악재 등 대내외 불안한 증시 상황에 더해 카카오게임즈 중복 상장 우려까지 겹치면서 목표한 기업가치를 달성하기 어렵다고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라이온하트 스튜디오의 공모가 밴드는 3만6000원~5만3000원에 책정된 바 있다. 공모가 최상단 기준으로 예상 시가총액은 4조5000억원에 달하는데, 이는 코스닥 시가총액 기준으로 모회사인 카카오게임즈(2조8743억원, 13일 종가 기준)를 뛰어 넘는 규모다.

그러나 라이온하트 스튜디오가 ‘오딘’ 외에 다른 흥행작이 없고 지난해 거둔 실적을 고려했을 때 최대 4조5000억원에 달하는 희망 기업가치는 너무 높게 책정됐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라이온하트 스튜디오 상장에 따른 카카오게임즈 중복 상장 할인 논란 역시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카카오게임즈 매출 40%를 차지하는 게임이 바로 ‘오딘’이라는 점에서 오딘 원개발사인 라이온하트가 상장할 경우, 오딘의 유통사인 카카오게임즈의 투자자 이탈이 이어질 수도 있다는 우려다. 중복 상장에 따른 모회사 가치 하락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카카오게임즈 주주들은 라이온하트의 상장 연기에 대해 일단 안도하는 모습이다.

이날 카카오게임즈 주가도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카카오게임즈가 자회사인 라이온하트 상장을 철회한다는 소식에 투자 심리가 개선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이날 오전 11시 20분 기준 카카오게임즈 주가는 전 거래일보다 12.16% 오른 3만 9200원에 거래되고 있다.

김하정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일시적으로 카카오게임즈 주가가 자회사 라이온하트 증권신고서 철회 이슈로 반응하며 상승할 여지도 있다”면서 “하지만 상장 철회 이후 멀티플을 온전히 복구하지는 못한다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김 연구원은 “카카오게임즈가 개발한 우마무스메를 통해 게임운영 역량 약점이 드러난데다, 라이온하트의 상장이 완전한 철회인지 여부가 불확실한 것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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