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아파트 매매 거래량 역대 처음으로 50만건 미만 기록할 전망
급격한 금리인상에 매수심리 위축
올해 전국 아파트 값 낙폭 7% 육박할 듯

위 사진은 기사와 관련이 없습니다.(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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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경제 이현주 기자] 올해 아파트 매매시장은 매수세 위축으로 역대급 거래절벽을 보이면서 큰 하락폭을 보였다. 

23일 부동산 플랫폼 직방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10월까지 전국의 아파트 매매 누적 거래량은 26만2084건으로 전년 동기 66만9182건보다 60.83% 감소했다. 이에 역대 처음으로 올해 전국 아파트 누적 거래량이 50만건 미만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수도권은 7만5738건, 지방은 18만6346건의 거래가 발생했다. 특히 수도권은 지금까지의 거래 추세가 이어지면 올해 누적 거래량이 10만건에도 못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아파트 매매가격 총액도 감소했다. 올해 누적 아파트 매매가격 총액(12월17일 기준)은 전국 70조8000억원으로 지난해 198조3000억원에 비해 100조원 이상 감소했다.

큰 폭의 금리 인상으로 금융부담이 증가하면서 매수세가 급감한 것이 이 같은 거래절벽의 원인으로 분석된다. 

앞서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지난해 8월부터 금리 인상을 시작해 0.50%였던 기준금리를 3.25%로 올려놨다. 올 4월부터 11월까지는 사상 처음으로 6회 연속 금리 인상을 단행하기도 했다.

수요자들의 매수심리 위축은 지표에서도 잘 나타난다. 국토연구원 부동산시장연구센터가 발표한 '10월 부동산시장 소비자 심리조사'에 따르면, 전국의 주택 매매시장 소비심리지수는 전월 90.1 대비 6.6%포인트(p) 하락한 83.5를 기록했다. 이는 국토연구원이 관련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2011년 3월 이래 가장 낮은 수치다.

부동산 소비심리지수는 0~200의 값으로 표현한다. 지수가 100을 넘으면 전월에 비해 가격 상승이나 거래 증가의 응답이 많다는 의미로, 100보다 낮으면 그 반대를 뜻한다. 이 지수가 95 미만이면 하강 국면, 95 이상 115 미만이면 보합 국면, 115 이상이면 상승 국면으로 분류한다.

역대급 거래절벽으로 아파트값은 크게 하락했다. 한국부동산원의 전국주택가격동향 조사 결과에 따르면 올해 전국 아파트값은 1월부터 11월까지 누적 4.79% 하락했다. 이는 한국부동산원이 아파트값 조사를 시작한 2003년 12월 이후 같은 기간은 물론이고 연간 기준으로도 가장 큰 폭의 하락이다.

지난달 전국 아파트값이 2.02% 하락하면서 월별 기준으로 역대 최대로 떨어졌고, 이달 들어서도 매주 사상 최대 하락폭을 기록 중인 점을 고려하면, 올해 연간 낙폭이 7%에 육박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또 다른 시세 조사 기관인 KB국민은행 조사에선 올해 11월까지 전국 아파트값이 1.63% 떨어져 외환위기가 터진 1998년(-13.56%) 이후 24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하락했다.

전세가격도 크게 하락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1월부터 11월까지 전국 아파트 전셋값은 5.23% 하락했고 서울도 5.58% 내렸다. 반면 금리 인상으로 전세자금대출 금리가 연 최고 7%까지 오르면서 이자 부담이 커지자, 전세금 인상분을 월세로 전환하는 수요가 늘었다. 이에 따라 11월까지 전국의 월세는 1.67%, 서울은 0.90% 올랐다.

아파트 시장 침체는 내년에도 지속될 전망이다. 

주택산업연구원은 “아파트 실거래가격은 거래가 역대 최저 수준으로 감소한 가운데 급매물 위주로 거래가 이루어져 급격한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며 “내년에도 아파트 실거래가 하락세는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이어 “다만 올해 대비 거래가 회복되면서 최근의 하락폭은 둔화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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