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정비사업 공격적인 수주보다 리스크 관리 나설 듯
해외 목표 수주액 10조4700억...지난해 比 3조원 이상↑
차세대 원전, 수소플랜트 등 에너지 전환 신사업 본격화

윤영준 현대건설 대표이사 사장(사진-현대건설)
윤영준 현대건설 대표이사 사장(사진-현대건설)

[일요경제 이현주 기자] 지난해 도시정비사업 왕좌에 오른 현대건설이 올해는 주택시장 침체로 인해 수주보다는 내실 다지기와 리스크 관리에 주력하고 있는 가운데 돌파구 마련을 위해 해외시장 공략과 신사업을 본격화한다는 계획이다.

8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현대건설의 올해 3월까지 도시정비사업 누적 수주액은 8093억 원이다. 

수주 내용을 자세히 살펴보면 △1월 일산 강선마을 14단지 리모델링(3243억원) △1월 부산 괴정7구역 재개발(2613억원) △2월 구미 형곡4주공 재건축(2237억원) 등을 수주했다.

이는 지난해 대비 수주 사업장 수는 같지만 수주액은 절반에 불과한 것이다. 현대건설은 지난해 같은 기간 △1월 대구 봉덕1동 우리주택 재개발(3023억원) △2월 서울 용산구 이촌 강촌 리모델링(4742억원) △2월 대전 장대B구역 재개발(8871억원) 등의 시공권을 확보하며 1조6636억원의 수주고를 올렸다.

현대건설은 지난해 도시정비사업에서 9조3395억원의 수주고를 올리며 업계 1위에 올랐다. 3년 연속 역대 최고 실적과 업계 역대 최대 실적을 동시에 경신한 것으로 이 과정에서 하이엔드 주거브랜드 디에이치(THE H)의 명성도 크게 올라갔다는 평가다.

하지만 올해는 공격적인 도시정비사업 수주보다 리스크 관리에 나서고 있는 모양새다. 최근 부동산 시장의 자금난이 가중된 데다 분양시장도 침체국면을 벗어나지 못하면서 보수적인 입장을 취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현대건설은 올해 초 기존 도시정비영업 2실 체제에서 한 팀을 더 추가해 3실로 늘렸다. 신설된 3실은 현대건설이 기존에 수주한 사업장들을 관리하는 업무를 담당한다. 물가 상승을 반영한 공사비 증액관련 업무와 프로젝트 파이낸싱(PF) 관련 자금 유동성 관리가 주된 임무가 될 것으로 알려졌다. 기존에 존재했던 도시정비 1·2실은 지역별로 신규 수주를 담당한다.

현대건설은 올해 견고한 재무구조와 최고 신용등급을 기반으로 경영 안정성을 유지하고 수익성 중심의 질적 성장을 통해, ‘미래를 선도하는 글로벌 건설리더’로 도약하겠다는 목표를 밝혔다

현대건설에 따르면 현금 및 현금성 자산(단기금융상품 포함)은 4조7722억원이며, 순 현금도 3조 365억원에 달하는 현금 유동성을 유지하는 등 안정적인 현금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신용등급은 업계 최상위 수준인 AA-등급으로 탄탄한 재무구조를 이어가고 있다는 설명이다.

현대건설은 올해 수주 목표로 29조900억원을 제시했다. 지난해 역대 최고치인 35조4257억원의 수주를 거뒀지만 17.88% 감소한 수주 목표액을 설정한 것이다.

구체적으로 보면 현대건설은 지난해 국내에서 28조2875억원의 수주실적을 거뒀으나 올해는 이보다 10조원가량 낮은 수준인 18조6200억원을 수주 목표로 설정했다.

반면 해외의 경우 지난해 거둔 7조1382억원보다 3조원 이상 높은 10조4700억원을 거두겠단 목표를 제시했다.

현대건설은 올해 차세대 원전, 수소플랜트 등 에너지 전환 신사업을 본격화하고, 기술력 기반 비경쟁 사업 추진을 통해 해외 사업의 패러다임 전환을 가속화한다는 계획이다. 

아울러 중동지역을 중심으로 메가 프로젝트 수주를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현대건설은 성공적 사업 수행과 기술 경쟁력으로 사우디 아람코사의 중장기 성장 프로젝트 사업에 대한 독점적 지위를 확보하고 있다.

지난달에는 신시장 진출 확대를 위해 중국건축 제6공정국 유한공사(CSCEC·중국건축6국) 그룹과 전략적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중국건축6국은 건축 및 사회 인프라 건설, 부동산 투자개발 등 분야에서 사업을 진행하는 글로벌 건설회사다. 지난 2021년 매출액 기준 세계 1위 건설사인 CSCEC의 주요 그룹사다. 필리핀, 스리랑카, 브루나이 등에서 사업을 이어가고 있다.

현대건설은 이번 MOU를 통해 △동남아 지역 주요 인프라 사업 협력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 재원 조달 사업 참여 기회 확대 △양사 협력을 통한 가격경쟁력 제고 △초고층 빌딩 및 부동산 투자개발 사업 추진 등 시너지 효과를 창출하고, 우선 협력 대상 사업을 발굴하는 등 협조 방안을 마련할 예정이다.

윤영준 현대건설 사장은 "글로벌 최대 건설그룹과의 파트너십을 통해 다양한 사업을 발굴해 실질적인 성과를 모색해 나갈 계획"이라며 "양사의 협력이 글로벌 건설시장에서 경쟁력을 제고하고, 시너지를 극대화하는 기회로 발전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키워드

#현대건설
저작권자 © 일요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