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명관 한국마사회장

[일요경제] 현명관 한국마사회 회장의 사조직 인사들이 마사회의 핵심요직 자리를 꿰찬 것으로 드러났다.

또한 한국마사회가 700여억원을 투입해 추진한 서울 경마장 테마파크 사업의 운영권을 현명관 회장과 전경련시절부터 10여년 이상 관계를 유지해온 김기원씨가 가져간 것으로 밝혀져, 회장 측근이 특혜를 입은 것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됐다.

13일 국회 김한정 의원(경기 남양주을)은 "현명관 회장이 마사회장 취임 전 설립한 ‘창조와 혁신’이라는 단체의 인사들이 마사회의 전․현직 감사, 비상임이사, 자문위원, 렛츠런재단 이사진 등에 전방위적으로 침투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김한정 의원은 “AWC(어메이징월드앤컨퍼니) 실소유주인 김기원씨는 전경련 산하 한국광고주협회에서 30년 가까이 근무했으며, 현명관 회장과는 전경련 상근부회장시절부터 지금까지 친분을 맺어왔다”며 현명관 회장이 측근에 테마파크 (위니월드)의 사업 운영권을 내준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다.

◇마사회, ‘현명관 사조직’이 장악

13일 김한정 의원은 “마사회 연간 기부금 150억원의 50%가량을 집행하는 렛츠런재단의 1기 이사진 6명, 마사회 전․현직 감사 2명, 비상임이사 1명, 말산업발전위원회 위원 2명, 원가자문위원회 위원 1명 등 현 회장을 포함해 무려 13명이 현 회장의 사조직 멤버들이 마사회의 핵심 요직에 포진됐다”고 밝혔다.

이어 김한정 의원은 “이들은 마사회에 들어오기 전에 말산업과 관련된 어떠한 경력도 가지고 있지 않았다”며, “전문성이 없는 인사들이 마사회에 들어온 것은 회장의 인사개입 없이는 불가능하다”고 현 회장의 인사개입 의혹을 주장했다.

김 의원 측 설명에 따르면, 창조와 혁신 멤버 중에는 안종범 청와대 정무수석과 손혜진 전 미르재단 이사 등이 포함돼 있다. 이에 대해 김 의원은 “최순실 자녀에 대한 특혜 의혹이 있는 마사회와 미르재단의 연관성에 대해서도 확인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최근 마사회는 박근혜 대통령의 최측근인 최순실 씨의 딸 정유라 선수에게 특혜를 제공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제공=김한정 의원실)

김한정 의원은 “회장을 비롯해 마사회의 운영 전반을 감독해야하는 전․현직 감사가 모두 현 회장의 사조직 멤버였다”며, “이런 상황에서 어느 누구도 마사회의 감사가 제대로 된 업무를 수행했을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을 것이며, 현 회장 취임이후 마사회 운영 전반에 대한 감사원의 감사를 추진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 현명관, 측근에 혈세 700억 들인 마사회 위니월드 운영권 내줘

한국마사회가 700여억원을 투입해 추진한 서울 경마장 테마파크 사업의 운영권을 현명관 회장 측근인 김기원씨가 가져간 것에 대해, 13일 김한정 의원은 “특히 김씨는 2013년 현명관 회장이 주도적으로 설립한 사단법인 ‘창조와 혁신’에 회원으로 가입해 함께 활동해오고 있다” 라며 의혹을 강하게 제기했다.

김한정 의원은 “국민세금 700억원이 들어간 테마파크의 기획부터 운영사 선정까지 모든 과정을 김기원씨가 주도했으며, 현명관 회장이 뒤를 봐준 의혹이 있다”고 주장했다.

테마파크는 현명관 회장이 2013년12월 마사회장 취임사에서 추진을 밝힌 신사업으로 2014년 1월 기초용역으로 시작으로 약 2년에 걸쳐 완성된 사업이다.

김한정 의원 측은 “김기원씨가 실소유주(지분 95%)로 있는 AWC는 테마파크 추진과정에서 어떤 입찰에도 참여하지 않았음에도 마사회에 전문가 자문과 기본계획용역에 공동사업자로 참여했다” 라며 “그리고 테마파크명칭이 위니월드라고 명명되기 1년 전인 2015년 위니월드 도메인을 선점하고, 자사 홈페이지에 과천 테마파크 개관을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김한정 의원은 “일련의 과정을 볼때 기획에서부터 운영사 선정까지 AWC와 마사회가 사전 모의하고 공모했다는 의혹이 짙다. 현명관 회장과 김기원의 오랜 친분관계로 볼 때 충분히 가능한 일”이라고 주장했다.

김 의원 측 설명에 따르면, AWC는 2010년 광고대행업으로 설립돼 위니월드 사업에 개입하기 전까지 3년간 매출이 전혀 없었으며 테마파크 운영관련 실적도 전무했다.

김 의원 측은 “마사회가 AWC가 운영사로 선정될 수 있도록 입찰자격에 테마파크 운영실적을 빼는 한편, 심사위원에 마사회 직원과 마사회로부터 3,000만원의 기부금을 받은 단체의 회장이 선임됐다” 라며 “공교롭게도 이 두 심사위원이 AWC에 최고점수를 준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이어 김 의원실은 “특히, 입찰설명회에 대기업 3곳이 참여했지만 수익성 분석하기에도 부족한 짧은 입찰기간과 사업성에 대한 불확실성 때문에 모두 입찰참여 자체를 하지 않았다. 그런데 신생기업인 AWC가 단독으로 입찰에 응해 두 번 유찰을 거쳐 수의계약으로 사업권을 거머쥐었다” 라고 밝혀 측근에 특혜를 준 정황을 밝혔다.

이날 국감 증인으로 출석한 위니월드 운영사업자선정 심사위원 유동환 건국대학교 문화콘텐츠학과 교수 역시 “캐릭터 디자인 등 저작권법의 분쟁소지, 키자니아 등 기존 테마파크와의 중복성 문제, 말 소재 콘텐츠 연결성 부재 등 콘텐츠가 부족했다”고 답했다.

김한정 의원은 “입찰 직전인 지난해 9월 마사회의 테마파크 수익성 보고서가 나왔고, 연간 75억원의 운영수익이 날것으로 예상했다”며, “AWC가 입찰에 자신있게 참여할 수 있었던 것은 아마도 용역보고서의 결과를 사전에 알았기 때문일 것”이라고 마사회와 AWC의 유착 의혹을 제기했다.

김한정 의원은 “사업의 처음부터 끝까지 모든 것이 의혹투성이이며, 현명관 회장이 측근에게 엄청난 이익이 발생하는 사업을 몰아준 것”이라며, “위니월드 사업 전반에 대한 감사원 감사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현명관 마사회장은 “감사원 감사를 받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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