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TBC, 지난해 7월24일 박 대통령은 정몽구 회장과 독대한 자리에서 재단에 내야할 돈 금액 언급 지시한 정황

방송화면 캡처.

[일요경제=하수은 기자] 박근혜 대통령이 미르재단과 K스포츠재단을 사유화하려 했다는 주장들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박 대통령이 지난해 7월24일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과 독대한 자리에서 두 재단에 내야할 돈의 금액까지 언급하며 지시한 정황이 드러났다고 <JTBC>가 보도해 주목된다.

이는 박헌영 전 K스포츠재단 과장, 정동춘 전 K스포츠재단 이사장, 노승일 전 K스포츠재단 부장 등의 잇단 증언과 일맥상통한다는 점에서 대통령과 재벌총수들에 대한 '뇌물죄 수사'에 점차 무게가 실리는 모양새다.

<JTBC>에 따르면 박 대통령은 정몽구 회장과 독대를 한 자리에서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을 불렀고, 안 전 수석은 평소처럼 자신의 수첩 속 ‘지시 사항’란에 박 대통령을 말을 받아 적었다. 수첩 속 지시 사항에는 ‘30+30’과 ‘60이라는 숫자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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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같은 숫자의 의미에 대해 안 전 수석은 “(박 대통령은) 현대차그룹에서 문화와 체육 관련 재단에 각각 30억원씩 모두 60억원 정도를 내기로 했다”며 “이를 챙겨보라고 지시했다”고 검찰 조사에서 진술했다.

이후 미르와 K스포츠재단 설립 과정에서 현대차그룹은 대통령 지시보다 많은 128억원(미르재단 85억원‧K스포츠재단 43억원)을 냈다.

◇ 현대차 계열사 노동자들, 정몽구 회장 고발장 직접 제출

한편 지난 21일 현대자동차그룹 계열사 17개 노조가 직접 정몽구 회장을 고발했다.

노조는 이날 오전 10시 정 회장을 제3자 뇌물제공 및 업무상 배임 혐의로 박영수 특검에 고발장을 접수하고 철저한 수사를 촉구했다.

이들은 주장하는 현대차의 첫 번째 혐의는 ‘미르·K스포츠재단 출연금’ 뇌물 공여 의혹이다.

현대차는 미르·K스포츠재단에 삼성(204억원) 다음으로 최고액의 출연금을 냈다.

두 번째는 현대차가 최순실 씨의 차명회사에 73억원에 달하는 일감 몰아주기 계약 특혜도 제공했다는 것.

현대차는 2015년 2월부터 2016년 9월까지 최 씨 지인이 운영하는 ‘KD코퍼레이션’과 11억원 상당의 납품 계약을 체결했다. 사실상 최 씨가 운영하는 광고회사 ‘플레이그라운드’는 지난 4~5월 간 현대차로부터 62억원 규모 광고를 수주했다.

이와 관련해 검찰 특별수사본부는 박근혜 대통령을 비롯해 안종범 전 수석, 최순실이 공모한 범죄라고 지적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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