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모바일콘텐츠의 자화상, 인공지능 '알파고' 충격 이후 새로운 기회 찾아야

모바일 콘텐츠 산업발전 정책토론회 패널 토론 참석자

[일요경제=채혜린 기자] 지난달 28일 국회 의원회관 제1소회의실에서 진행된 모바일 콘텐츠 산업발전 정책토론회에서 발제 이후에 진행된 패널토론에서는 독과점 폐해의 문제점과 건강한 콘텐츠 생태계의 필요성이 핵심 주제중 하나였다.

이날 패널토론에 참여한 한국에듀테크산업협회 이길호 부회장(타임교육 대표)은 토론에 앞서 청중을 향해 “제가 잘 몰라서 질문 드린다. 교육용 콘텐츠와 관련된 기관이나 부처가 정확히 어딘지 아는 분 있으시냐”라며 서두를 시작했다.

패널토론에서 발언하는 한국에듀테크산업협회 이길호 부회장(타임교육 대표)

이 부회장은 이어 부분별로 떼어 부처랑 이야기해야 하는 과정의 어려움을 토로하며 “인프라 문제, 콘텐츠 문제, 서비스 문제 등을 통합적으로 이야기할 수 있는 부서가 존재하지 않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교육부에서 많은 상황을 담당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그 이유로 "많은 콘텐츠가 학교 현장에서 이루어지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 부회장은 그러나 현재 교육 콘텐츠를 담당하고 있는 회사들이 매우 영세하기 때문에 해외에 진출하는 게 쉽지 않다며 “그렇기 때문에 기관의 지원을 가지고 갈 수밖에 없다. 하지만 (그런 기관에서 담당 팀을 구성해도) 콘텐츠는 주워 담으면 된다고 단순하게 생각하는 것이 문제”라며 콘텐츠 회사의 영세한 사정과 콘텐츠를 잘 정리하고 조절할 수 있는 기구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한국VR산업협회 이승현 이사(광운대 교수)는 “가상현실(Virtual Reality, VR)도 실은 오래전에 나온 기술인데 갑자기 대중화된 이유는 (그 정도로) ICT기술이 발전했다는 것”이라며 “문체부(문화체육관광부)와 미래부(미래창조과학부)가 모여 관련 창출 간담회를 열었는데 그 이후에 정치상황으로 (실행이) 지지부진했었다”며 “좋은 이야기가 많이 나왔고 (간담회에서) 이야기된 대로 진행되었으면 하는데 부서간의 긴밀한 협조가 필요하고 차기 정부에서 새롭게 (이 분야를) 담당할 수 있는 부서가 만들어지든지 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재환 원스토어 대표는 “4개를 합쳐도 구글의 5분의 1도 안 되는 수준이다”라고 말문을 열며 “각자 사업을 하는 것이 의미가 없겠다싶어 원스토어로 합쳤다”고 말문을 열었다.

원스토어는 T스토어, 올레마켓, U+스토어의 통신 3사 스토어 및 네이버 앱스토어가 참여한 종합 앱스토어로 2016년 12월 기준 3500만명의 회원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패널토론에서 발언하는 원스토어 이재환 대표

이 대표는 “그런데 모바일 콘텐츠 유통 플랫폼을 사실상 좌지우지하고 있는 구글이나 애플은 이런 토론회에 나오지 않는다. 한 번도 이런 자리에 나오지 않는데 (그러면서) 우리나라의 관련 산업은 쥐락펴락하고 있다. 게다가 국내에서 세금도 내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구글에서 누가 찾아왔다. (원스토어를 왜 만들었냐고 묻길래) 구글과 경쟁하려고 만들었다고 대답했다. 아마 (구글의 그 사람은 이런 대답을 듣고) 속으로 웃었을 수도 있다”라며 관련 에피소드를 소개한 이 대표는 “저는 경쟁하면 이겨야 한다고 생각한다. 사업 초기에 굉장한 견제를 받았다. 그런데 (이렇게 시장에 뛰어드니까) 경쟁이 없을 때는 구글이 국내에 혜택을 준적이 없었는데 최근엔 (구글이) 당근을 주고 있다는 소식을 듣고 있다”며 작지만 유의미한 변화가 생기고 있다고 평가했다.

“어느 한쪽의 독점이 있으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 독과점의 폐해는 모두 다 알고 있지 않는가. 모바일 게임 유통시장에서도 한 업체가 시장을 쥐락펴락하고 있다. 원스토어같은 큰 회사도 거기에 찍히면 죽는다 그런 말이 있다”라고 독과점된 상황을 비판했다.

이 대표는 이어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경쟁을 하고 있는 저희나 어렵게 창작하고 있는 모바일 게임업계를 새 정부가 들어서면 (이를) 다룰 부처가 있을지는 모르겠으나 독과점의 폐해를 신중하고 심각하게 다뤄주었으면 한다.”고 재차 강조했다.

그는 원스토어가 잘 되고 있느냐는 질문에 “작년에 영업 적자가 220억이었다. 다행히 SK계열사고 흑자전환을 못해도 좋다는 게 현재 주주들의 입장이다”라며 정부가 시장의 일정 부분 균형을 찾아준다면 적자를 감내해보겠다는 그런 입장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진행된 청중 질문 시간에 헬스(건강)AI를 다루고 있는 의사라고 신분을 밝힌 한 청중은 “차세대 융합 콘텐츠에 의학과 헬스도 포함되어 있는가?”라고 질문하며 “알파고 이후로 IBM이 왔으니 의사보다 더 낫다 이건 아니다. 모병원에서 왓슨 들여와서 (사용)하고 있는데 가성비가 있고 버전이 다르다. 어떤 기기는 사용을 하고 있지 못하다. 또 콘텐츠라는 것이 그 개념이 변하고 있다. AI가 들어와서 콘텐츠라는 것의 개념이 변하지 않았는가. (아직은 4차 산업 관련해서) 개념도 많고 정리도 되어있지 않다. 독일 같은 경우 아직 4차 산업을 그렇게 (말)하지 않고 있다. 4차 산업에서 중요한 것은 저작권이라고 생각한다”고 토로하며 저작권을 함부로 생각하는 국내 풍토를 강하게 비판했다.

이후 발언 기회를 얻은 위정현 중앙대 교수는 “콘텐츠를 문화로 이해하자는 것은 그만하자”라며 “문화부에 10년(이라는 기간)을 준 것은 충분하다. 이것은 과거 일제강점기를 청산해야 하는 것과 같다”고 주장했다.

위 교수는 “독과점에 대한 이슈를 강력하게 제어 해서 콘텐츠 생태계가 건강해져야 한다고 본다”고 발언을 마무리했다.

패널토론에서 발언하는 중앙대 위정현 교수

앞서 패널토론자로 참여한 한국모바일게임협회 김현규 부회장(라티스글로벌 부사장)은 “오늘 이야기에서 유저 즉 소비자가 빠졌다. 4차 산업은 1인 미디어시대다. 우리 모두가 (소비자가) 될 수 있다. 오늘 독과점 이야기가 나왔는데 선택은 소비자가 선택하는 것이다. 원스토어를 통해서 글로벌 시장으로 나갈 수가 있나”라고 의견을 제시했다.  <4차+>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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