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호 보비씨엔이(주) 대표

최태호 보비씨엔이(주) 대표.

[일요경제=채혜린 기자] 30여 년간 직장생활 후에 아들을 살리겠다는 절박함으로 창업을 하게 된 최태호 보비씨엔이(주) 대표와 만나 사업가로서 가지고 있는 경영철학과 국내 기업 환경의 현주소에 대해 들어봤다.

<다음은 최태호 대표와의 일문일답이다.>

- 대표님께서는 2016년에 온라인을 통해 자금을 조달하는 방식인 크라우드펀딩을 통해 지인 등의 개인 투자자를 비롯해 1억원의 자금을 모으는데 성공하셨다. 크라우드펀딩이 몇 년 새 주목을 받고 있는데, 경험해 보신 측면에서 향후 가능성을 어떻게 보나.

▲ 나는 크라우드펀딩 방식에 대해 회의적이다. 우리나라는 기부가 일상화되어 있는 (일부) 서구와 (그 문화가) 다르기 때문에 크라우드펀딩이 성공하기 쉽지 않다. 우리나라에서는 성공모델이 될 수가 없다고 본다. 그래서 크라우드펀딩에 성공한 회사는 사업주가 다 (성공하게끔) 만드는 거지, 주관사가 도와주는 것은 없다.

그리고 나는 자금 조달 때문에 크라우드펀딩에 도전한 것이 아니다. KSM(스타트업 주식 거래망, KRX Startup Market)에 등록되기 위해서 그게(크라우드펀딩이) 힘들다는 것을 알았지만 도전했던 거다. KSM에 들어갈 수 있는 조건이 창조경제혁신센터 추천기업이 되거나 크라우드펀딩 성공기업이 되는거다. KSM에 등록이 일단 되면 이후 사업주가 언제든지 준비가 될 때 특례를 받아 코넥스 상장 절차를 밟지 않고도 상장할 수 있다. 그 이후에는 코스닥으로 갈 수 있다. 그렇게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거다.

여튼 나는 KSM 시장이 만들어 진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2016년) 7월에 (크라우드펀딩을) 성공시키고 이후 기다렸다가 11월에 (KSM에) 상장을 시킨 것이다. 무조건 성공을 해야 했기 때문에 (크라우드펀딩할 때) 기본적으로 전체 중 70%의 투자요건을 주변에 다 맞춰놓고 시작했다. 그래서 성공할 수 있었던 거다.

- 특허출원과 상표등록에도 일가견이 있으신데, 수년전부터 우리나라 대기업들이 특허 전문회사인 일명 '특허괴물'의 공세에 각종 분쟁에 휩싸이고 있다. 지식재산권을 둘러싼 분쟁의 원인은 어 분야에서 또 그렇게 당하는 이유는 무엇이라고 보는가.(*최태호 대표는 2013년 12월 수소 음이온 함유물의 제조 방법 및 이를 이용해 제조한 수소 음이온 함유 특허를 출원, 2014년 6월에 특허 등록을 했고, 이후 2건의 상표등록(SUDA-Calxy와 bp-tex)을 완료한 바 있다.)

▲ 원천기술이 없어서 그렇다. 예를 들어, 핸드폰에서 음성다중분할의 원천기술을 다른 방식으로 삼성이 했다. 그러면서 퀄컴에 로열티를 3,4%를 주는 이유가 호환성 문제도 있고 그리고 세계에서 퀄컴에 로열티를 내는 기업 중에 삼성이 가장 작게 낸다. 다른 기업들은 전부 10%가 넘는다. 삼성은 그걸 무기로 해서 로열티를 낮게 내는 것이다. 전략이라고 본다. 그러니까 원천기술을 안 갖고 있으면 주기술이라도 갖고 있어야 로열티를 낮게 낼 수 있는 거다.

그리고 이제는 한국 기업들이 특허로 당하지 않는거 같다. 처음에는 (기업들이) 모방자 기술이었기 때문에 그런 일들이 있었던 거다. (중요한 것은) 우리나라가 특허의 질이 낮다. 예를 들어 도면 하나 그려서 특허 받는다고 보면 된다. 최소한 특허를 받으려면 설비든 뭐든 하나 설계를 해서 그게 구동이 되고 또 차별화가 있어야 하는데 그게 우리나라는 검증이 안 된다. 그렇기 때문에 기업이 특허 갖고 있다고 해도 평가하는 사람들이 특허는 개나 소나 다 가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게다가 한때 우리나라에 특허 만능주의가 있었던 그런 때가 있었다. 그래서 특허 가치도 없는 것에 특허를 주기도 했었다.

- 통상적으로 우리나라는 중소기업을 하기 힘든 나라이고 대만 같은 나라는 중소기업이 튼튼해서 우리가 그를 지향해야 한다고 알려져 있는데 대기업(삼성)에도 재직해보셨고 벤처로 창업도 해보신 경험에서 관련해 어떤 생각을 갖고 계신지 궁금하다.

▲ 내가 젊었을 때부터 생각한 게 대만 같은 사례를 따라하는 것은 좀 아니지 않나 그렇게 생각했다. 100년, 200년 가업 잇고 그런건 섬나라의 특성이다. 대만은 섬나라다. 장인정신으로 알려진 일본도 섬나라다. 그 안에서 먹고 살아야 하는 환경인거다. 그리고 우리나라에서 재벌이라고 욕을 하고 있지만 인정할 것은 또 인정해야 한다고 본다. 삼성, 한 개 회사가 우리나라 전체 수출의 20%를 차지하고 있지 않나.

중소기업이 힘든 건 벤더(우리말로 행상, 전산화된 물류체계를 갖추고 편의점이나 슈퍼마켓 등에 특화된 상품들을 공급하는 다품종 소량 도매업을 일컫는 용어. 출처:두산백과)의 문제다. 1차 벤더, 2차 벤더 이런 구조의 문제다. 삼성, 엘지가 돈을 많이 안주는 것이 아니라 1차 2차 3차 벤더까지 가면서 그들끼리 밥그릇 싸움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본다.

중소기업이 지원이 안돼서 성장을 못 한다 이건 아닌 거 같다. 내가 항상 이야기하는 것은 융합과 혁신이 형성이 되어야 하는데 그게 안 되는 것에서 기인하는 문제라고 본다. 최근 들어서 창조경제 혁신이고 뭐고 다 ICT 융합만을 이야기하고만 있지 않나.

예를 들어, 3D프린팅 그게 산업화가 될 거 같은가. 개나 소나 3D하고 있다. 우리나라 창업지원실같은 데 가면 (3D프린팅 설비가) 다 있다. 정부 산하 기관에, 창업지원기관에, 대학교까지해서 3D프린터 없는 데가 없다. 옛날에 목합이라는 산업이 있었는데 정부가 그런 산업을 죽이면서 3D프린팅을 이야기한다? 이건 아니라고 본다. 드론도 마찬가지다. 전문학과 같은 데 가면 드론과가 없는 데가 없다. 농약 뿌릴 때는 쓰겠지만 그거 말고 드론 쓰는 데가 있는가. 방송장비 다 수입하지 않나. VR? 증강현실? 이런 것들이 과연 일상생활에 어디에 필요한 것인지 모르겠다. 이게 정부가 창조경제라고 불과 3년 사이에 움직이고 있는 트렌드(Trend, 추세)다. 여기에 엄청난 비용이 들어갔다.

- 제품을 개발하시면서 “최근 논란이 된 가습기 살균제, 크롬 정수기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천연재료 살균제를 시장에 공급할 계획입니다. 먹고, 마시고, 바를 수 있을 정도로 인체에 무해한 제품으로 환경문제를 일소하겠습니다.”라고 하셨는데 기업들이 환경을 생각하면서 사업을 하려면 무엇을 갖춰야 한다고 보시는지.

▲일단 (내가 현재 우리 제품을 만들 수 있었던 것은)우리나라에 굴 껍질이 많다라는 것을 머릿속에 생각하고 있었기 때문에 (출장 가서 일본의 비슷한 제품을 봤을 때 연계가) 가능했다.

지금은 (생산하는) 양이 작아서 그렇지 양 많이 해서 재활용 허가를 받으면 1톤당 140만원 받고 가져 오게 된다. 현재 용도가 없어서 산업폐기물로 되어 있는 거다.

창업하기 전이나 평소에 딱히 환경에 관심이 있었던 것은 아니지만 평상시의 경험, 이미 굴 껍데기에 대한 생각이 있었기 때문에 제품을 개발하면서 환경문제에도 접근하게 된 것이다.

- 경제의 불안정성이 지속되면서 기업 규모별 양극화가 진행되고 있다는데 벤처로 시작하셔서 현재 소기업으로 성장하는 과정에 계시면서 느꼈던 문제점이 있다면 그를 보완하기 위해서는 어떤 정책이나 행동이 필요하다고 보는지.

▲ 창업진흥원이니, 중소기업청이니 지원기관이 굉장히 많다. 하나같이 컨설팅, 멘토링 시스템을 다 도입하고 있거든요. 그 전문가라는 사람들이 전문가가 아니다. 돈 받고 입부조하러 온 사람들이다. 경험으로는 그렇다. 그러니까 시간 뺏기고 고문당하고 오는 거다. 내가 생각할 때 최소한 기업 경영을 해본 사람이 카운슬러가 된다면 이해를 하겠지만 대학교수고 또는 경영지도사 자격증 갖고 있는 사람이 기업을 코칭한다는게 의미도 없고 자격이 안된다고 본다. 거기에 시간을 뺏긴다는 것은 큰 손실이다. 그런 (자격이 안 되는) 사람들이 기획을 하고 있다는 것은 효용가치를 떨어뜨린다는 것밖에는 안된다. 실제적으로 고통스럽고 힘들 때 도움이 안 되는거다. 차라리 창업을 경험을 한 사람들 극복해온 사람들을 위주로 인재풀을 만드는 것이 맞다고 본다.

요즘 데스밸리(Death Valley, 죽음의 계곡)라고 하지 않나. 거의 (창업하는) 대부분이 마케팅에서 막힌다. 열놈 중에 아홉 놈이 파는 방법이 있다라고 말하지만 나는 이렇게 말하고 싶다. 팔수 있는 놈을 찾고 있다고 말이다. 우리 사회가 카운슬링이 취약하다. 그런 사람들이 멘토를 한다고 하고 그에 과도한 비용을 지불하고 있는 사회구조가 잘못됐다고 난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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