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건설 을지로 사옥(사진-대우건설)
대우건설 을지로 사옥(사진-대우건설)

[일요경제 이현주 기자] 대우건설의 매각 우선협상대상자로 중흥건설이 선정됐다. 그러나 대우건설 노동조합이 이번 매각은 노골적으로 특정업체를 밀어주는 등 공정성을 상실해 무효라며 강력 반발하고 나서면서 최종 인수까지 상당한 진통이 예상된다.

대우건설 최대주주인 KDB인베스트먼트는 5일 오후 온라인 기자간담회를 통해 대우건설의 성장과 안정적 경영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해 이같이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대현 KDB인베스트먼트 대표이사는 이날 간담회에서 KDB인베스트먼트와 매각자문사는 지난 2017년 대우건설의 매각 실패와 이후 비공식적으로 인수를 타진했던 많은 국내외 투자자들의 사례를 감안해 결정했다"며 "이번 M&A의 일차적 목표는 투자자에 대한 진정성을 최대한 확인하고, 대우건설의 영업과 임직원에게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는 부분이었다"고 강조했다.

매각 대상은 KDB인베스트먼트가 보유한 대우건설 지분 50.75%로 인수가는 2조 1000억원 수준으로 알려졌다. DS네트웍스 컨소시엄은 2조원가량을 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지난달 25일 본입찰에서 중흥건설은 대우건설 인수 입찰가로 2조 3000억원을 써냈고 DS네트웍스컨소시엄은 1조 8000억원을 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내에서는 차액이 5000억원에 달해 중흥건설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될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두 업체가 제시한 가격차이가 크게 벌어지다보니 일각에선 중흥건설인수포기설이 거론됐고 KDB인베스트먼트 결국 재입찰을 결정했다.

2018년 호반건설이 대우건설 인수에 나섰다가 실사 과정에서 대우건설의 해외사업장 부실이 드러났고, 매각이 불발된 전례가 부담으로 작용됐을 것이란 관측이다.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중흥건설은 약 500억원의 입찰 보증금 내야 한다. 입찰 보증금은 인수금에 포함된다. 

올해 자산총액 9조 2070억원으로 재계 47위 수준인 중흥건설이 대우건설 인수에 성공하면 재계 자산총액이 19조원을 돌파하며 재개 서열 20위권으로 진입할 수 있다.

대우건설 노조가 강력 반발하고 나섰다. 전국건설기업노조대우건설지부는 지난 2일 "재입찰은 명백한 입찰 방해이자 특정 업체를 밀어주는 배임에 해당한다"면서 "정책금융기관이 주도하는 국가자산 매각이 졸속으로 진행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같은날 청와대 국민청원도 등장했다. 지난 2일 청와대 국민청원 홈페이지에는 '대우건설 매각과정 관련 졸속, 특혜매각 의혹을 수사해 주시기 바랍니다'라는 제하의 글의 게재됐다.

청원인은 "입찰가를 높게 썼다는 이유로 재입찰을 진행한다고 하니 특정 업체를 밀어주기 위한 밀실·특혜 매각이 아니면 무엇인가"라며 "정책금융기관이 주도하는 국가자산 매각을 이리도 졸속으로 진행할 수 있나"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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