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에도 새 시대의 주역으로 떠오르고 있는 MZ세대(밀레니엄+Z세대) 바람이 거세다. 젊은 재계 총수들로 세대교체가 속속 이뤄지는 가운데 주요그룹 MZ세대 차세대 오너들이 조명받기 시작했다. 1980~2000년 태어난 밀레니엄 세대와 1990년대 중반~2000년대 초반에 출생한 Z세대를 합친 ‘MZ세대’의 전면 배치는 과거 단순히 경영승계를 목적으로 했던 오너 2세들과 다르다. 디지털에 익숙한 MZ세대를 주요 요직에 배치하면서 차세대 성장동력 발굴 등을 통한 성장세를 견인하면서 그 능력을 인정받고 있다. 전 산업에 걸쳐 디지털화가 급속히 진행되는 등 급변하는 경영 트렌드를 담아내면서 오너가의 젊은 경영진 등판에 대한 부정적인 시선도 잠재우고 있다. 이에 본지에서는 미래먹거리를 중심으로 급부상 하고 있는 MZ세대 오너들의 행보를 짚어본다. <편집자 주>

김동관 한화솔루션 대표이사 사장. (사진-한화)
김동관 한화솔루션 대표이사 사장. (사진-한화)

[일요경제 민다예 기자]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장남이자 유력 차기 총수인 김동관 한화솔루션 사장이 그룹 내 영향 강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그룹 핵심 계열사인 ㈜한화의 지분율을 늘려 그룹 전반에 대한 지배력을 키우는 동시에 미래 먹거리인 수소와 우주사업 등을 진두지휘하고 있다. 재계에서는 김동관 사장 시대를 준비하기 위한 경영승계가 더욱 가속화 될 것으로 예상한다. 

1983년생인 김동관 사장은 2010년 한화그룹 차장으로 입사해 한화솔라원 기획실장, 한화큐셀 전략마케팅실장, 한화솔라원 영업담당실장, 한화큐셀 전무를 거쳐 부사장으로 승진한 뒤 2020년 10월 한화솔루션 전략부문 대표이사 사장에 올랐다.

태양광은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장남 김동관 한화솔루션 사장의 경영 능력을 평가하는 그룹 핵심 사업으로 꼽힌다.

김동관 사장은 지난 2012년 큐셀 인수 및 한화솔라원과의 합병을 주도했다. 한화의 태양광사업은 2015년 흑자 전환에 성공했으며, 현재 미국, 유럽, 일본 등 주요 시장에서 톱 티어의 위치를 공고히 하고 있다는 평가다. 3개 사업부문 통합 이후 전략부문의 위기 대응 전략 수립과 전사적 실행으로 시너지를 낼 수 있었던 것이다.

한화솔루션은 태양광부문에서 내년 연간 흑자전환을 목표로 하고 있는데 이 목표가 실현되면 투자체력을 더욱 단단히 하는 데 힘이 붙을 것으로 예상된다

김 사장은 미래 경쟁력 확보에도 주도적인 역할을 했다. 한화솔루션은 미국 에너지 소프트웨어 회사(GELI)를 인수하며 빅데이터와 인공지능 등을 활용한 4차산업 기반의 미래형 에너지 사업 진출의 발판을 마련했다. 또 315MW 규모의 포르투갈 발전소 사업권을 수주하며, ESS를 결합한 태양광 발전소 사업 진출에도 성공한 바 있다.

이후 친환경에너지와 첨단소재 기업으로의 도약을 위한 사업재편과 미래사업 발굴을 주도하며, 안정적 수익구조 창출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았다.

한화그룹에서 태양광 사업이 갖는 의미는 크다. 태양광 사업은 김동관 사장이 사업을 주도해왔다. 태양광 부문에서 괄목한 성과를 내야 경영 능력을 인정받아 순탄한 승계 작업이 이뤄질 전망이다.

김 사장의 사업 지향점은 김승연 그룹 회장이 올해 초 발표한 신년사와도 맞닿아 있다.

김승연 회장은 “항공우주와 그린에너지, 디지털 금융과 같은 미래 사업은 단기간 내 핵심 사업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확신과 목표 의식을 가지고 임해야 한다"며 “신사업 발굴 등을 토대로 100년 한화를 위해 도약하자”고 주문했다. 

김 사장이 집중하고 있는 우주와 수소 사업은 김 회장이 지목한 그룹 핵심 미래 성장 동력인 셈이다.

친환경 에너지 외에도 김 사장은 그룹의 다양한 산업에 관여하고 있다. 2020년부터 그룹 주요 사업의 미래전략방향을 수립하는 ㈜한화의 전략부문장을 겸임하고 있다. 지난해 3월부터는 그룹 우주사업 총괄 조직인 스페이스허브 팀장을 맡고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지난해 위성시스템업체 쎄트렉아이 지분 30%를 인수했는데, 김 사장은 쎄트렉아이 무보수 등기임원도 맡고 있다.

한화그룹은 김동관 한화솔루션 사장을 중심으로 승계구도가 재편되고 있다. 김 사장이 지분 50%를 보유한 한화에너지는 그룹 핵심 계열사인 ㈜한화의 지분을 잇달아 매입하고 있다. 현재 한화에너지의 ㈜한화 지분율은 9.7%로 김 회장(22.65%) 다음으로 많다. 한화에너지 다음으로는 각각 7.67%, 4.44%를 보유한 국민연금과 김 사장이 뒤를 잇고 있다. 재계에서는 김 사장이 보유한 ㈜한화의 직·간접 지분을 통해 그룹 전반에 대한 지배력을 갖게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한화는 한화생명·한화건설·한화에어로스페이스·한화솔루션과 같은 주요 계열사 지분을 확보하고 있는 핵심 계열사다.

김승연 회장의 차남인 김동원 한화생명 부사장과 삼남인 김동선 한화호텔앤드리조트 상무도 각각 25%씩 한화에너지 지분을 보유하지만, 앞으로 한화그룹은 김동관 사장을 중심으로 사업을 꾸려갈 전망이다. 김동관 사장이 '한화에너지 → 한화 → 한화솔루션 → 한화임팩트 → 한화토탈'로 이어지는 한화그룹 중심에 서게 되는 것이다.

재계에선 한화그룹 내 김동관 사장과 관련한 핵심 키맨으로 김희철 한화임팩트 대표를 꼽는다. 김 대표는 그룹 내에서 김동관 사장과 함께 이동하는 행보를 보였다. 2011년 김동관 당시 차장이 한화솔라원 기획실장으로 임명될 때 김희철 당시 상무가 경영총괄 임원을 맡았다. 일각에선 그를 ‘김동관의 멘토’라고 부르기도 한다. 그는 지난해 에이치솔루션과 합병한 한화에너지 대표를 겸직하게 돼 향후 역할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김동관 사장은 그룹 미래가 달린 신사업들을 성공적으로 이끌어 나가면서 차기 총수로서 그룹 내 입지를 공고히 다지고 있다는 평가가 이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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