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오롱, '4년째 총수부재'…장자 승계론 ‘솔솔’
H2 서밋 그룹 대표로… "수소 솔루션 프로바이더될 것"

재계에도 새 시대의 주역으로 떠오르고 있는 MZ세대(밀레니엄+Z세대) 바람이 거세다. 젊은 재계 총수들로 세대교체가 속속 이뤄지는 가운데 주요그룹 MZ세대 차세대 오너들이 조명받기 시작했다. 1980~2000년 태어난 밀레니엄 세대와 1990년대 중반~2000년대 초반에 출생한 Z세대를 합친 ‘MZ세대’의 전면 배치는 과거 단순히 경영승계를 목적으로 했던 오너 2세들과 다르다. 디지털에 익숙한 MZ세대를 주요 요직에 배치하면서 차세대 성장동력 발굴 등을 통한 성장세를 견인하면서 그 능력을 인정받고 있다. 전 산업에 걸쳐 디지털화가 급속히 진행되는 등 급변하는 경영 트렌드를 담아내면서 오너가의 젊은 경영진 등판에 대한 부정적인 시선도 잠재우고 있다. 이에 본지에서는 미래먹거리를 중심으로 급부상 하고 있는 MZ세대 오너들의 행보를 짚어본다. <편집자 주>

이규호 코오롱글로벌 부사장 (사진-코오롱)
이규호 코오롱글로벌 부사장 (사진-코오롱)

[일요경제 민다예 기자] 이웅열 전 코오롱그룹 회장의 장남인 이규호 코오롱글로벌 부사장이 지난해 수소기업 협의체에 대표 자격으로 참여한 이후 그룹내 입지를 다지며 수소사업을 중심으로 경영행보에 속도를 내고 있다.

코오롱그룹은 코오롱글로벌과 코오롱인더스트리, 코오롱글로텍, 코오롱플라스틱 등 4개 계열사 중심으로 수소 등 신사업 전담조직을 구축할 예정이다. 이규호 부사장이 이 조직을 총괄할 계획이다.

코오롱그룹은 최근 미래 먹거리로 수소 사업을 낙점하고 역량을 신성장동력 구축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이 부사장이 그룹의 핵심 동력을 이끄는 셈이다.

이에 재계에서는 이 부사장의 경영 승계 작업이 이뤄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더욱이 코오롱그룹은 지난 2018년 이웅열 명예회장의 퇴진 이후 4년째 '총수 부재'를 이어오고 있어 차기 수장에 대한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또 장자 승계 원칙을 고수하는 그룹 특성상 이웅열 명예회장의 바통을 이 부사장이 이어받을 것이란 시각이 우세하다. 이웅열 명예회장은 1남 2녀를 두고 있는데 이규호 부사장을 제외한 두 딸은 경영에 참여하고 있지 않다. 앞서 고 이원만 창업주부터 이동찬 전 회장, 이웅열 명예회장까지 이 원칙을 지켜왔다.

다만 아직 본격 승계로 보기에는 이르다. 현재 이 부사장은 그룹내 지분이 하나도 없다. 이웅열 전 회장의 지분 49%를 어떻게 승계할지는 정해진 바가 없다.

84년생인 점을 고려하면 지분 증여는 시간을 두고 차근차근 이뤄질 것이라는게 재계의 전망이다. 경영수업을 통해 경험을 쌓아가면서 서서히 지분을 늘려갈 것이란 관측이다.

차기 총수의 유력한 후보로 떠오른 이 부사장은 1984년생으로 지난 2012년 코오롱인더스트리 차장으로 입사해 2017년 지주회사 ㈜코오롱 상무로 승진한 뒤 1년 만에 전무로 올라 코오롱인더스트리 FnC 부문 최고운영책임자를 지냈다. 이후 2020년 말부터 코오롱글로벌로 옮겨 부사장으로서 자동차부문을 담당하고 있다. 현재 ㈜코오롱의 최고전략책임자를 겸직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 9월수소기업협의체인 '코리아 H2비즈니스서밋' 창립총회에 코오롱그룹 대표 자격으로 참석한 것은 이 부사장의 그룹 내 입지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이에 따라 수소연료전지용 분리막 기술을 보유한 코오롱인더스트리를 필두로 코오롱글로벌, 코오롱글로텍, 코오롱플라스틱 등 주요 계열사의 역량을 집중할 방침이다.

앞서 코오롱그룹이 내년까지 수소사업 매출 1조원을 달성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만큼 그룹 핵심사업을 지휘하는 이 부사장의 경영행보에도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코오롱인더스트리의 지난해 수소사업 매출은 300억원 안팎으로 예측된다. 코오롱 수소사업 매출은 다른 사업군과 비교해서 미미해 외부에 공개되지 않았지만 전년과 비교해 큰 폭으로 상승했다.

이 부사장은 "코오롱은 2000년대 초부터 대한민국 수소산업의 미래를 내다보고 핵심 소재 개발과 수소경제 저변 확대를 위해 꾸준히 준비해왔다"며 "수소경제 전반의 밸류체인을 구축하고 원&온리(One&Only) 소재 기술력으로 수소 솔루션 제공업체가 되기 위한 역량을 집중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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